유럽에 잠깐 나와 살고 있어요.
어느날 부터 우리집에 찾아와서 자고, 쉬고, 애교 피우고, 먹고 가던 고양이가 있는데
얘가 생김새도 참 이뻐요.
주인이 있는 고양이인데....그 주인과 왕래가 있지는 않아요.
1년정도를 그렇게 아침일찍 찾아 와서는 먹이도 먹고 자고 가고
자기 집에 너무 안 가려고 할때는 간식으로 유혹해서 집앞까지 데려다 주고
내일 보자 하고 집으로 오곤 했어요.
그런데 사정상 지금 이사를 했는데 너무 보고 싶어요.
이사 하기 전에 올 때마다 우리 이사 간다고 계속 말해 주긴 했는데
이삿날까지도 찾아 와서 짐 나가는 모습을 눈 똥그랗게 뜨고 보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요
가끔 그 근처를 지나가게 되면 일부러 그 집앞을 지나면서 어쩌다 나와 있는 모습 보게 되면
내려서 아는 척 하고싶었지만 참았는데...그만 어제는 참지 못하고 집 앞에 앉아 있던 고양이 앞에 나갔어요.
고양이가 엄청 야옹 거리면서 다가오더라구요
정말 어디 갔었냐고...보고 싶었다고 하는 거 같았어요.
몇번 쓰다듬어 주고 하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려고 차 있는데로 오는데 자꾸 따라와서
고양이가 다른데 볼때 얼른 차에 탔어요.
그런데 고양이가 다시 또 두리번 거리면서 어딨냐 하듯이 엄청 크게 야옹거리는데 지금 마음이 너무 괴로워요.
지금 다시 그 동네 가서 아는 척 하고 쓰다듬어 주고 싶어요.(물론 나와 있을지 어떨지도 모르지만요)
제가 고양이때문에 이렇게 힘들 줄은 정말 몰랐어요.
말이라도 통하면 나 이사 가서 너 더이상 못 본다는 걸 알았을텐데....
정말 이 고양이가 야옹거리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보고 싶어요
그 고양이가 잘 먹던 간식이라도 가끔 집 앞에 놓고 오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그럼 고양이가 힘들지 않을까 싶어서 주인도 있고 그 집에 다른 친구고양이도 있는데
내가 너무 정을 줘서 오바 하는 거다 싶어서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도 해요.
외로운 외국 생활 중에 제게 다가와 주었던 그 고양이가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구
좋아하던 간식 선물이라도 주고 싶지만 그 앞에 안 나타나는게 제일 좋은 거겠죠?
여긴 강아지 정말 많고 집고양이도 자유롭게 돌아다녀요.정말 반려견이나 반려묘 너무 이뻐요.
그나저나 고양이 보러 다시 안 가는게 나은 거겠죠?
잊을때 확실하게 잊으라고 그 앞에 안 나타는게 나은 거겠죠?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