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우울하다는 감정을 대체로 못느끼는 편입니다.
대체로 성격이 밝고 명랑한 편이긴 해요.
그렇다고 늘 즐겁고 유쾌하냐고 하면 그렇진 않아요.
언짢은 일이 생기면 화를 내는 편이고(남편은 언짢으면 기분이 우울해지기도 한대요.)
정신적으로 힘들거나 지치는 상황이 되면 몸까지 방전되는 느낌이라 그대로 뻗어버립니다.
결국 피곤해서 잠들어 버리거나 너무 아파서 앓아누워버리지 우울할 새도 없는거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우울한 태도나 행동을 보일때면 그 우울함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통 화를 내곤 합니다.
"왜 그렇게 축 처져 있어?"
"뭐가 불만이야?"
제가 이런식의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상대방은 더 상처를 받는다고 해요.
그리고 더 우울해지기도 한대요.
남편이나 아이는 저와는 반대로 우울함을 자주 느끼는 편이에요.
특히 아이의 성향이 민감한 편이라 교우관계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사소한 트러블에도 우울감을 잘 드러내요.
오늘 오후에도 아이가 친구의 말 몇마디에 금방 우울해져서는 집안분위기를 초토화시키는 느낌이었어요.
저는 보통 그런 분위기를 뭔가 불만에 가득차서 빵 터지기 일보직전의 느낌으로 느껴요.
그런데 보통 그런 느낌이 아이가 우울하다는 거더라구요.
저도 얼마전에야 겨우 알았어요.
결국 제가 또 버럭해서 애가 한바탕 울고 나더니 우울한 기분을 떨쳐내더군요.
저랑 잘 지내다가도 트러블이 생긴 사람들을 살펴보면 우울함이 깊어질 무렵부터 저랑 마찰이 심해진
경우가 많아요.
상대방은 우울한데 나는 그런 상대에게 더 화를 내는 상황이니 관계가 좋아질리가 없었던 거에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이가 우울할때 늘상 화를 내는것도 바람직하지 않을테니까요.
이래저래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