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공범자들을 보고 생각나는 사람

퓨쳐 조회수 : 759
작성일 : 2017-09-16 16:26:39
오늘 딸과 다큐 공범자들을 봤습니다.
보는내내 내머리엔 한사람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더군요.
아이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잘 가던 목욕탕에서 커피나 음료를 팔던 스낵언니. 그때가 imf가 한창인 1997,8년도.

그 언니는 어찌나 기억력이 좋은지 목욕탕에 오는 수 많은 사람들이 먹고 마신 음료나 계란. 메츄리알 하나까지 메모도 없이 다 기억해 내던 또순이였어요.

혼자 몸으로 중.고등학생을 imf 체제 한가운데 키워내는 억척 엄마였던 언니. 평소 지나치게 빠릿빠릿하고 계산이 철저했던 언니가 나에겐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러다 언제나 한결 같고 정확한언니가 차츰 편안하게 되는 때가 오더군요

친해지던 중 주변사람으로 부터 언니의 과거를 듣게 됐습니다. 남편이 거의 10년 가까이 행방불명이라는 것. 여느때처럼 밖에 나간다고 하고선 지금껏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왜 그랬을까하는 나의 의문은 곧이어 나온 말 한마디로 대답이 되더군요.

"해직기자였대"

신념 따라 살던 남편, 그가 없는 시간을 누구보다 또렷하게 견뎌내느라 그리도 바빴던 거였어요.

목욕탕 환경상 아침 일찍 나가 10시 가까이 일해야 하는 환경었지만 공부 열심히 한 학생들에게 지금보다는 넓은 기회가 있는 때였고, 언니의 머리와 목숨을 걸고 할일은 하는 아버지의 영향인지 언니의 아이들은 고대와 성대에 무난히 합격했습니다.

MBC 로비에서 김재철 물러가라 외치던 김민석 pd, 공범자들을 만든 최승호pd가 아직도 계속되는 탄압하에는 있지만 살아 있는 것을 보면서 그래도....그래도 조금은 나아졌구나....싶었습니다.

그러면서 남편을 잃고 아버지를 잃고도 어디가서 말 한마디 할 수 없는 세월을 산 언론인의 가족들이 생각났습니다. 경제적, 육체적 궁핍을 겪고 있는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함과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IP : 114.207.xxx.6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이쿠
    '17.9.16 5:55 PM (211.186.xxx.139)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는채 기다리는 시간이 얼마나 힘드셨을지
    우리나라는 그런 정의로운 분들 덕에 이만큼이나마 버텨왔나봅니다

  • 2. 애구...
    '17.9.16 11:23 PM (121.53.xxx.225)

    국정원팀에 의해서 살해당했을까요? ..

    이런 악질들.. 막장 인생들이 정권을 쥐고 휘두르던 시절이 다시 오면 안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75943 훈련병 아들의 전화 7 하늘사랑 2018/02/05 2,980
775942 자유일본당 지지는 범죄입니다. 7 mb구속 2018/02/05 623
775941 김남주 와 ... 넘 멋지네요 16 재방 2018/02/05 12,643
775940 서른 후반 맞벌이 부부에요. 그냥 이렇게 사는 걸까요? 9 00 2018/02/05 5,468
775939 요리쌤 설 선물 작게 드리고 싶은데요.. 6 2018/02/05 943
775938 김치부침개.. 나만의 비법 있으면 알려주세요~~ 33 김치 2018/02/05 5,295
775937 뮤지컬 십계 보신분들 1 ... 2018/02/05 565
775936 폴리코사놀과 오메가3를 같이 복용해도 되나요? 3 가을 2018/02/05 7,456
775935 새해계획 세우셨나요 2 ... 2018/02/05 626
775934 결혼이후에 생판모르는 남처럼 대하는 친구 너무 서운하네요 6 ..... 2018/02/05 2,585
775933 누우면 눈에서 눈물 흘르는거 왜그런건가요 5 가짜눈물 2018/02/05 2,063
775932 냉장고와 벽 사이에 아무것도 없으시죠? 저는 쇼핑백류 거기다 .. 21 냉장고와 벽.. 2018/02/05 4,021
775931 딸한테 제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조언좀 해주에요 27 2018/02/05 4,654
775930 내 편으로 만드는 끼리끼리 여자들 문화요 17 2018/02/05 4,831
775929 조선일보 평창 헤드라인ㅋ 12 ㅅㄷ 2018/02/05 1,688
775928 EM 용액 쓰시는 분들, 질문 있어요.... 2 위생 2018/02/05 1,586
775927 6.25 남침 및 인천상륙작전 내용이 이제 역사교과서에서 빠진대.. 18 ㅋㅋㅋ 2018/02/05 1,456
775926 평창올림픽 폐막식티켓 가격 놀랍네요 헐 17 ... 2018/02/05 6,538
775925 입찬말 잘 하는 사람들 6 입찬 2018/02/05 2,173
775924 어제 스트레이트 아쉬운 점이... 7 쥐박이구속 2018/02/05 1,268
775923 마트에서 고구마 시식 내는데 안식게 보관할 방법없을까요? 3 ㆍㆍ 2018/02/05 957
775922 윤아가 참 밝긴 하네요 17 dkfkaw.. 2018/02/05 5,537
775921 노무현과 고깃집 간판 ‘하로동선(夏爐冬扇)’ 2 additi.. 2018/02/05 1,763
775920 물가인상 22 물가 2018/02/05 2,142
775919 올해 해거리라던데, 한라봉, 레드향 맛이 어떻든가요? 5 ,, 2018/02/05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