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거주하는지라 지난번 대선때 투표도 못하고 맨날 전화로 가정 불화까지 야기하면서 부모님 설득했지만 그분들은 꿋꿋이 쥐새끼를 선택하시고, 이나라의 대통령자리가 그런식으로 망가지고 모욕당하는 걸 보면서 진심으로 그냥 한국에 돌아가지 말까, 외국 시민권 확 취득해 버릴까 했던 일인입니다. 아직 한국인의 신분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3년여간의 한숨이야 이루 말할 것도 없구, 이나라에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근간의 상황을 보니 난세에 영웅이 난다더니 지금이 그 시기인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너무 방정맞게 떠들다가 훅 가면 실망도 크겠지만 그래도 작은 소망 가져봅니다.
나꼼수 4인방은 거의 무협지에나 나올만한 신공과 의지를 가진 인물들 같구요, 이런 사람들이 이제껏 내공을 갈고 닦다가 지금 나선건 아무래도 시대의 뜻이 아닌가 해요. 게다가 박원순, 문재인, 안철수 등의 기라성같이 참신하고 의지해 보고 싶은 인물들이 까마귀만 뛰놀던 정치판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아직 신은 이 나라를 버리지 않으셨구나 하는 징조가 아닐지.
사실 이런 사람들이 가진 통찰력, 진심 이런 것들이 4,5년 전만 같아도 이렇듯 대단한 걸로 느껴지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어요.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이 우리 모두 (물론 여기서 여전히 한숨나오는 일부 고루한 분들은 아직 어쩔수 없겠지만), 척박한 현실과 비극적인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가슴 깊이 깨우치고 이제서야 참인물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이나라 저라나 떠돌면서 일하는 동안 사실 한국 출신이라는게 딱히 회사원으로서의 입지에 도움이 된적은 별로 없었지만 (경제적으로 상위권에 속하는 나라도 아니고 인구가 많은 것도 아니니까요) 그래도 항상 당당하게 나는 다른 어느 나라의 시민이 될 생각도 없고 한국인인게 좋다라고 말할수 있었음에 감사하구요, 앞으로는 이런 큰인물들을 통해서 좋은걸 넘어 자랑스럽다고 말할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