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는 새어머니가 계시죠.
신랑이 11살쯤 저희 시아버지와 결혼하셔서 낳은 딸이 있어서
이복동생이고 좀 나이차이가 나는 시누이예요.
현재 시어머니는 시아버지와 15년 넘게 별거 상태구요.
두분은 저희 남편 결혼식이후 한번도 만나지도 않고 남남으로 사세요
저희 남편은 어릴때 할머니가 키워주시고 재혼후 같이 살았는데
새어머니랑은 사이가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무덤덤한 관계예요.
계모라고 구박하거나 그런거 아니구요. 그냥 있는듯 없는듯 살았다고 하더라구요.
천성은 착한 분이세요.
동생은 중학교때쯤 오빠가 이복오빠라는 걸 짐작한듯하고요..
지금은 남편은 부모님과도 동생과도 데면데면지내고 있어요.
자주 보지도 않고 일년에 한두번? 정도 보고 전화도 가끔 하구요.
문제는 이 시부모님들의 경제관념인데요..
일단 두분 다 신용불량자이시고 시아버지는 문제가 너무 많지만 넘어가고요.
시어머니는 파산신고하시고 지금은 회복기간이신거같아요
그 기간이 10년쯤 되가고 있는데, 이제 신용을 회복하셨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시어머니는 제가 보기에는 경제관념이 굉장히 희박하십니다.
본인은 나름 머리를 쓴다고 하는 거 같긴한데
운도 없고 가진게 원채 적어서 항상 일이 잘 풀리지 않아요.
망해가는 가게 인수하셔서 보증금없이 나오고
들어간 보증금때문에 지인에게 빚만지고 다달히 갚아나가는 신세..
그런 와중에 시어머니가 저희 신랑 카드를 빌려가셨다가 결제일에 카드대금 못 막고
이주뒤쯤 저희가 카드쓰려고 하면 결제 불가가 뜨기도 하고 ^^;;
소액으로 책정해서 드린거라서 못 내실거 같으면 미리 연락만 주시면 빌려드릴수도 있고
저희가 내드릴수도 있는데 꼭 !! 연체기간 다 지나가고 다른 회사 신용카드가 막힐때까지
연락을 안 주십니다..이게 문제지요..
유일하게 직장생활하는 아들의 신용등급은 개념에 없으신..희박한 경제관념..
또 잘하는 특기는 당일날 목돈 빌리기입니다.
예를 들면 오전 10시쯤 전화해서 오후 2시까지 넣어야할 목돈이 급하게 있는데
2시까지 안 넣으면 큰일나니까 꼭 빌려달라고 당일날 말씀하셔서 복장터지게 합니다.
물론 본인은 자기가 해볼수 있는데까지 해보려고 노력하다가 당일날 말씀하시는거지만
당하는 입장은 속터집니다. 백만원 까짓것 얼마 안되는 돈일수 있지만
저희는 시댁 아파트 보증금때문에 대출금에 이자에 근근히 생활하고 있었거든요.
어떻게든 마통빼서 해결해드리면 보험금탈일 있으니 두세달뒤에 주겠다고 하시고는
절대 안 주십니다. 그냥 미안하니 말이나 하는거죠. 처음에는 그 말 믿었다가
나중에 그런 상황이 오면 그냥 드린다라는 생각으로 드렸습니다.
일을 안 하시는 건 아니예요. 건강이 안 좋아서 길게는 못하시는데
식당일을 꾸준히 하십니다. 급여는 잘 모르겠지만 혼자 살아갈정도는
버실수 있는 금액으로 알고 있어요.
다른 상황을 부가설명하자면
결혼식때도 돌려받는거 기대안하고 예단비조로 500을 드렸는데
금반지하나 안 돌아오더라구요.
축의금 봉투도 신랑 손님이 80%이상이였는데 다 가져가시구요.
말은 하시죠. 친구 결혼하면 나한테 말해라? 그냥 하는 빈말이지요.
손자손녀를 낳아도 봉투는 커녕 명절날 용돈 만원 없네요.
저희 신랑은 결혼할때 모아둔거 하나없어서 결혼식때는 천만원 빚지고 했어요.
개룡남이여서 급여는 또래보다 안정적이고 나쁘진 않지만
당장은 큰 연봉이 아니고 년수가 채워져야 빛을 보는 직종이라
총각때는 급여가 많지는 않았거든요. 의사는 아니예요.
그래도 빚이 좀 있길래 왜 하나도 못 모았냐고 물어보았더니
갑자기 월급이 차압이 들어오더랍니다.
이것도 시어머니가 제2금융에서 대출을 했는데
본인 모르게 남편을 보증인으로 내세워서 일어난 일이지요
2년동안 월급에서 다달히 차감하고 나도 결혼때는 빚투성이...
또 하나의 문제는 명의 도용이네요.
아들 이름 팔아서 목도장만들어서 지인과의 계약에 보증으로 쓰기도 하구요.
왜 돈을 갚지 않느냐는 구구절절한 시어머니지인의 문자를 갑자기 받고는 얼마나 놀랬는지..
이건 제가 알고 난리쳐서 잘 마무리됐는지 직접적으로 피해는 없었습니다.
안 갚으신건지, 어디서 돌려막았는지는 차마 물어보지 않았네요.
위에 말한 가게 인수할때는 이제 막 20살된 시누이이름으로 보증받아서
대출해서 했다가 망하셨구요.
도무지 그 돈들이 다 어디로 가는 건지 모르겠어요.
가게건은 그렇다 치더라도, 씀씀이가 크신건지
딱히 사치를 하시는 것도 아닌데 헛돈이 술술 새는 소비습관인거같아요.
택시 타는거 아무렇지도 않고 가진거 하나 없는데 명예욕은 있어서
로타리 클럽 회장직 이런거 하시고.. 본인은 봉사하려고 하신다는데
아무리 봐도 허세가 있으신 분이예요.
저는 그냥 그러려니 큰 기대안하고 우리한테 손 안벌리는것만해도
어디냐 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결혼하고 보니 이건 아니다 싶었네요.
결혼하고 5년이 지나도 모이는 건 아무것도 없고 돈만 모인다 싶으면
다 시어머니 시아버지에게 들어가고..
그래서 과감하게 몇년전에 제가 나쁜년이 되었습니다.
머리 검은 짐승 거두는게 아니라는 말이 맞게 되더라도
제가 끝내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구요.
신랑에게 이렇게 말했네요
지금까지는 새어머니라 색안경끼고 푸대접한다고 할까봐
별말 안 했다.. 키워주신 공은 있으니 시아버지와 같이 살지 않지만
임대 아파트 보증금도 내드린거고 할만큼 한거 같다..
근데 이건 그냥 보통 일반적인 부모님과
비교해도 이럴수는 없다..자식에게 이럴수는 없다.
이거는 가난과는 다른 문제다..
당신의 새어머니는 경제관념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보통의 상식이 있는 사람은 이런 사람과 엮이지 않는다.
나는 지금껏 살면서 없으면 안 쓰지 누군한테 빚지지도 않지만 빌리지도 않고 살았다.
지금까지는 당신 키워주시는게 감사해서 군말없이 해드렸지만
나는 더이상 내 아이들을 위해 해드릴 마음이 없다.
당신이 친자식이여도 이렇게 했을까?
명의도용은 범죄다. 더이상 두고 볼수 없는 문제다.
무던한 남편이 충격을 받고 많이 고민을 하더라구요.
사실 본인도 도의상 해드렸는데 점점 심해지니 결단을 내려야하는데
마음이 약해서 결단을 못내리고 있었더라구요.
그래서 지금은 십원 한장 안 드리고 삽니다.
다른 지역에 살아서 얼굴만 일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하구요.
지금은 경제적으로 지원해드리지는 않지만
본인 생활비정도는 버시니 사시는데 크게 문제 없으실거라 생각하구요.
나중에 경제 활동 못하시게 되면 모시지는 못해도 요양원비와 병원비가
들겠지요. 마음의 각오는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속내는 비치지 않았구요.
그런데 엊그제 타지방에서 혼자 사는 시누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추석때 저희에게 와서 상의를 할 일이 있답니다.
알고 보니 저희에게로부터 지원이 끊긴 후 똑같은 일을 본인 딸에게
했더랍니다. 당일 전화해서 목돈 마련해달라, 생활비 달라 등등..
이 시누이는 실업계나와서 엄마가 공장에 보내서 졸업도 하기 전에
공장가서 일하고 너무 힘드니까 일년도 안 되서 그만두고
지금은 서울와서 작은 회사 다니면서 혼자 살면서 적은 급여 받고 일하고 있어요.
공장다닐때도 월급을 다 엄마에게 드렸다고 하네요.
지금도 수시로 돈 부탁하는 엄마때문에 모아둔 적금하나 없다고 하네요.
얼마전에 처음으로 엄마에게 큰소리로 난리쳤다네요. 일한지 7년만에 처음으로요.
엄마때문에 나는 지금 빈털털이라구요.
그래서 이번에 추석때 와서 상의를 좀 하고 싶답니다.
월급을 좀 모아야할거같은데 핑계거리가 없으니 오빠한테 월급관리를 맡겼다.. 라고
말하려고 하는데 입을 맞춰야 하니까요..
이 시누이도 명의 빌려줬다가 자기 이름으로 대출받았는데,
시어머니가 못 갚고 있다 신용불량 되기 직전에 시누이가 우연히 알게 되어서
바로 조금씩 갚고 있는 상태입니다. 총제적 난국이지요.
돈은 적게 버는데 자기가 쓰지도 않은 빚은 있고..
이번 추석에 오면 따뜻한 집밥 먹이면서 의논을 해봐야할듯합니다.
저야 혈연관계도 아니고 어찌보면 남이라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또 해줄수 있는데
착한 두 남매가 너무 불쌍하네요. 어떻게 하면 상처받지 않고 잘 다독여줄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