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아들 도로 연습 시킨다고 나갔다가 주차하는 과정에서 뒷차(택시)에 살짝 부딪쳤어요. 감지된 충격은 거의 없었고요...
내려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더니 죄송하다고 하면 될 문제냐고 시비를 걸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잘못한건 맞으니까 죄송하다고 사과하는게 맞죠? 그랬더니 운전석에 있는 아들은 그때까지 얼이 빠져서 그대로 앉아 있었는데, 내려서 죄송하다고 사과 안한다고 뭐라고 그러는 겁니다. 누가봐도 아이가 주눅이 든 표정이었는데......
보험회사 부르라고 그러면서 큰소리 치길래 보니까 차 번호판도 범퍼도 아무렇지도 않은 상태더라고요.
그래서 "선생님 보험회사 불러서 고쳐드릴텐데 어디를 고치고 싶으세요?" 그랬더니 (보험처리를 하고 싶지 않았던 남편이 그전부터 죄송하다고 쩔쩔매매 서 있었어요. 그 전에 아들이 다른 차를 긁어서 범퍼에 약간 긁힌 자국때문에 보험처리를 한 상태였어요)
"아이고 내가 지금 허리가 아픈데, 허리 아프다고 병원에 갔다하면 40만원이다." 그러더라고요.
남편이 가만히 있으라고 그러면서 저더러 역정을 내는거에요. 그래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주위에 주차해놓고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기사 서너명이 몰려와서는 그중에 한 사람이
"번호판 찍어놓고 보낸뒤에 아프면 내일 신고하면 된다." 이렇게 말하는거에요.
남편이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그러니까 "이 정도는 이해해줄테니까 가보세요." 그러고는 먼저 자리를 떠요. 죄송하다고 감사하다고 세명이서 얼마나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했는데.......
차를 타고 가는길에 남편한테 뺑소니로 신고할수도 있으니까 전화번호 교환하라고 그러고 남편을 다시 보냈더니 아직 그 근처에 있어서 전화번호 교환을 하면서도 " 이 정도는 이해할 수 있으니까 가 보세요." 하면서 좋게 말하더래요.
좀 찝찝한 기분이 계속 들어도 남편은 괜찮다고 태평이더라고요. 토요일 저녁에 사고가 났는데, 월요일 보험회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사고가 접수 되었다고...
그 택시기사 파스값이라도 좀 부쳐야지 하면서 전화가 와서 남편이 얼마를 드릴까요? 했더니 30-50만원정도 생각한다고.....
그래서 보험처리한다고 했습니다. 이 일이 있고 답답해서 근처 경찰서에 가서 문의를 했더니, 마디모 프로그램이라는게 있다고 안내를 해 주셔서 다음날 신청을 하려고 사고 해당 경찰서에 갔더니 아직 병원진단서는 제출하지 않아서 신청이 안된다고 해서 그냥 왔습니다.
운전한지 13년째인데, 이런 황당한 경우는 처음입니다.
너무 속이 상하고 어이도 없고해서 두서없는 긴글 올립니다.
혹시 이런 경우를 당하신분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저는 절대로 합의 안하려구요. 보험처리도 대인에 대해서는 절대 못해준다고 하고 대물에 대해서도 번호판 정도만 갈아 줄수 있다고 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