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활동하다 만난 8살 이상 차이나는 연상남자인데
사귀기전엔 몰랐는데 사귄후에 본인이 전문직이며 월급 1300씩 번다고 하더라구요..
좋은일 하다 만난거라 어쩌다보니 나이는 많지만 형편이 정말 나보다 여유로운 사람 만나나보다 하고
별일도 다있네 하며 잘 만나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공무원인지라 사귄지 얼마 되지 않아 일상얘기하다 직장도 알려주게 되고.. 이것저것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남자친구는 본인 직장의 일반적인 이야기만 하지 어디 직장에 다니는지는 일절 알려주지 않더군요.
답답해서 그럼 나도 알려주지 말걸 그랬다고 그러니 예전에 직장을 알려줘서 전화오고 그랬기 때문에
더 사이가 진전되면 알려준다 이런 소리를 했습니다.
이것때문에 기다리는 내가 너무 답답하고 유부남인지 직업 사기꾼인지 모를 인간한테 화가 많이 났지만
순한 사람이고 제가 말하는 건 그 외에는 다 들어주려 노력하는 걸 보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아닐거야 하며 혼자 믿음으로 계속 만나왔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니가 원하던대로 내 직장을 말해주겠다. 내가 결자해지 하고 잘 되면 너랑 결혼까지 하고 싶다 이러더군요.
그런데 고백을 들어보니 같은 공무원에 저보다 직급이 낮은 사람이더군요..
결국엔 저보다 10살 가까이 많고 직급은 저보다 낮은 같은 공무원이요..
전 애초에 더 윗직급 공무원 시험을 대학졸업후 봤지만 이 사람은 직장생활하다 직장이 해체된 후 9급 시험을 봤다고 하더라구요.
직업 자체를 속였어요.
그동안 계속 그 직업인척 하며 그 직업에 맞추어 본인 학창 시절을 끼워 지어내고
직업얘기를 계속 하고 돈 이야기를 하고 지나가다 본인 가짜 직업 관련 대상이 나오면 저한테 이야기하고
심지어 토요일에 일한다고 토요일 저녁이 일요일에만 만나던 사람이 사실은 공무원이라 금요일까지만 근무했어요.
일부러 절 속이려고 쉬는 토요일날은 일이 있는 척하며 저에게 오전중에는 연락을 하지 않았어요.
전 그것도 모르고 토요일에도 일을 해서 힘들겠다 항상 위로해줬구요.
처음에 실수를 했는데 하다보니 점점 사실을 말하는게 어려워서 너무 힘들고 고민했다고
사실을 말하지 않고 성격차이로 헤어질까도 했지만 그러기엔 네가 너무 좋은 사람이라 사실대로 말하는 거라구요.
그 소리를 듣고 억장이 무너져서 반나절을 울었어요. 6개월 넘게 속인다고 제가 계속 넘어갔다는 게 비참하고
나중엔 내가 쓰레기니까 같은 쓰레기를 만났구나.
더 나중엔 쟤도 거짓말을 계속 하면서 나를 만났구나 정말 한심하기도 하고 불쌍하구나.
저를 계속 속여온 것이 분하고 비참하지만 같은 공무원이고 어디 꼬지를 생각도 없어요.. 그냥 모든게 꿈이었으면 싶고
아예 처음부터 고백할 때 받아주지 말걸 정도 붙이지 말걸 이 생각뿐이 들지 않아요..
저희 엄마는 이 소리를 들으면 기절하시겠죠. 딸 하나 있는거 지방에서 서울로 대학보내고 아직 이십대 창창한 나이인데
저도 아직 마음이 정리되질 않고 무슨 소리를 퍼부어도 맘이 오락가락해요..
이렇게 힘든 일이 있는데 다시 혼자 되고 외롭게 되는 것도 싫고...
내 팔자가 이러려니 이런 쓰레기를 만났나 싶고
지금 저를 속인 그 남자는 매번 미안하다. 일부러 그러려고 그런게 아니다. 시작 단추를 잘못 꿰서 나도 너무 마음이 안좋았다. 내가 너를 성격차이로 헤어질수도 있었지만 그게 더 상처가 될 것 같아서 늦게나마 사실대로 말했다 이래요...
사실 공무원 급수는 서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사람이 불쌍해지고 마음이 약해지면
너무 많은 나이차 때문에 또 용서해주려던 마음이 주춤해요...
계속 미안하다고 하는 말에 망설이는 제가 병신같지만.... 병신이 맞죠...
무작정 제3자의 눈에서 보면 쳐내지 못하는 제가 병신같을 거에요.. 그래도 혹시 비슷한 일 있으셨던 분이나 이겨내신 분 있으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