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중학생이 된 딸아이말고도 전례없이 더웠다는 여름 초복에 제왕절개로 낳은 5살짜리 아들을 둔
43세 엄마예요.
유순하게 큰 딸아이가 초등학교 다닐무렵엔 도서관에서 책도 실컷 보기도 하고 마트에 가서 아이쇼핑도 하기도 하고
뒷산도 다니기도 하다가 잠시 병원에서 의료보험청구접수업무도 하는 소소하고 비교적 잔잔한 일상의 즐거움이 묻어나는 생활을 했었어요.
원래 제가 큰 욕심이 있다거나, 큰 야망을 가지고 있던 성격이 아니어서 저의 행동이 닿는 반경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을 행복하게 여기는 마음가짐도 한몫했던것 같아요.
이젠 한창 활동적이고 뛰어다니느걸 좋아하는 아들엄마도 되어서, 아이가 잠들고 난뒤면 전 정말 녹초가 되어서
즐겨보는 드라마한편도 없게 되었어요.
그렇게 바쁘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종종 외롭다는 생각이 잘들어요.
스쿠터를 타고 바람처럼 달려가는 아이의 뒤꽁무니를 따라가면서 전 친구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이젠 제 생활이 되어버리니까
그 어떤 이야기도 타인에게 한점도 하기싫은 못난 자존심만 풍선처럼 높고 크게 자라났고
길가에서 마주치게 되는 ,서로 안면만 아는 동네아줌마들하고의 김빠진 인사치례도 손을 뻗으면 금새
달아나버릴듯한 가벼운 부표한테 시간만 낭비하는 것만 같아서 피곤해요.
그리고 성의없이 주고받은 인사말속에서도 그녀가 날 무시한것만 같은 안좋은 느낌만 들어요.
그러다가 얼마전
딸아이가 읽고있던 책이 공지영이 쓴 시인의 밥상이란 책인데
맘아플때마다 언제든 달려가 위안을 받는 지리산친구들에 대한 내용이더라구요.
참 부럽더라구요.
사람은 태어날때부터 소유할수있는 재산은 이미 정해져있어 생각만큼 다 가질수없이 어렵다고 하는데
그 어려운 재산보다도 제대로 된 친구를 한명이라도 만나는게 더 어려운 것 같아요.
기쁨도 슬픔도 친구라서 나눌수있고 공유할수 있다는 것을
그렇게 당연할수도 있는걸
못가진 사람도 있네요.
아니면 저도 언젠가는 좋은친구 있을까요?
그런 날 언젠가는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