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이가 1학년 들어 처음으로 시험을 봤어요. 간간히 받아쓰기도 하고 했지만 어젠 20문항짜리 수학시험을 봤더라구요.
중간 고사는 멀었지만 다른 반도 다 같이 했나봐요.
턱 하니 내민 점수가 75점.
너무 쉬운 문제도 대충 풀어 틀리고, 어려운 문제도 '~보다 작은 것의 갯수를 쓰시오' 하면 갯수가 아닌 그 수를 쓰고 하는 식으로 틀리고 했네요.
물론 75점 얼마든지 나쁘지 않을 수 있는데 문제는 제가 공부 거의 안시키다가 2학기부터는 매일 기탄 2장, 수학 문제집 몇 장, 교과서 예습 등 꾸준히 해왔는데도 이러니 좀 황당하네요. 90이상이 11명이 나왔다는데
유치원 다닐 때도 야무지고 똘똘하다는 소리를 들었고, 학교가면 걱정 없을꺼라던 소리를 들었는데
막상 학교 보내놓고 나니 선생님 말씀이 아이가 욕심이 없다네요.
다른 친구가 스티커가 더 받고 싶어서 독서록도 욕심네고, 이런 저런 일에 열심을 낼 때
우리 아이는 그냥 뭐 많이 받으면 좋고 아님 말고 이런 식이니
지금까지는 아이를 좀 닥달하고 이러는게 안쓰럽고, 좀 천천히 가자했는데
긴장감을 가질 수 있게 좀 다그쳐야 하는 건지. 친한 친구가 100점을 받았다고 해도 그냥 무반응이고
그저 똘똘한 줄 알았던 아이에 대한 환상을 깨고
미리 예방 주사 맞았다 생각하고 마음비우고 기다려야할지
아님 아이를 좀 더 타이트 하게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어요.
공부야 다 때되면 할 아이들은 하겠지하는 마음인 줄 알았더니
1학년 아이 시험지 앞에서 참 치졸하고, 기준이 없는 엄마라는 제 모습이 여실히 들어나는 것 같아요
단 독서를 많이 즐기를 편이라 장문의 책도 지치지 않고 읽어내기는 해요. 보통 도서관에서 3시간정도는 요동도 않하고 읽을 줄 알구요. 물론 학습만화도 좋아하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눈 뜨자마자 책2,3권 읽고 등교할 때가 많아요. 지가 좋아서 읽고 가죠.
욕심이 없는 아이 어찌해야 할지요. 저도 가치관이 혼란스러 괜히 싱숭생숭해지네요.
친한 엄마가 '언니는 애를 좀 느슨하게 키운다'고 한마디 했는데 그것도 좀 찔리구요. 근데 그 엄마 눈에는 그럴 수도 있지요. 본인이 아이 5세 부터 좋은 유치원 보낸다고 매일 차로 40분거리를 차고 픽업해서 3년을 보내고 지금은 사립초등 2학년인데 1학년인 작년부터 특목고 설명회 들으러 다니고 입시 전략 세미나 듣고 그래요.
어제 커피를 네잔이나 마셔서 새벽잠이 깨서 넋두리 해봐요. 선배맘들의 조언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