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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업3년 저도 나가서 돈벌까요..?

짜증 조회수 : 3,646
작성일 : 2011-09-07 22:43:51

 큰애 두돌이고 어린이집 다니고, 둘째 지금 4개월이에요.

지금 돈번다고 하면 다들 애키우는게 돈버는거다 하겠죠.

사실 여자가 전문직 아니고서야 보통 100만원 초반대로 벌잖아요.

남편이 대기업 다니는데 아시다시피 월급이 생각처럼 많지않아요.

적금도 세게 들어가고, 부모님 용돈에...

다른데서 들어오는 돈이 좀 있어서 생활은 됩니다.

근데 남편이 혼자 오래 살았고, 자수성가해서 돈쓰는거 무지 아까워해요.

저 첫애 임신했을때도 먹는거 아까워 하는 사람이라 뭐 잘 사주지도 않았고,

제가 사람들 만나고 다니는것도 별로 안좋아하구요. 휩쓸려 돈쓸까봐겠죠.

집에 누구오는것도 별로 안좋아해요. 뭐 대접해야하니...

제 지인의 경조사때 돈 내는것도 눈치아닌 눈치가 보여요.

뭐 남편들이 싫어할수도 있으니 제가 적당한 선에서 대접하고, 가끔 제 비상금에서 나가고 했는데요.

저번에 가을 옷을 사준다길래 같이 매장에 갔는데 자켓이 20만원, 원피스가 15만원 그렇더라구요.

잔뜩 입어보다가 합이 35만원이면 너무 비싼것 같아서 그냥 왔어요.

제가 똑같은거 인터넷이 더 싸다고 입어봤으니 그렇게 사겠다고 하니 역쉬 우리 마누라 하며 싸게 사라고 하더라구요.

자켓은 못사겠고 원피스만 샀어요.

그리고 오늘 택배 배달이 왔죠. 근데 남편이 뭐가 왔냐고 하네요.

원피스 왔다니까 통장에 돈도 없는데 하며 궁시렁 대네요...

제가 그래서 저번에 입어본거 산거다.. 매장에서 비싸서 원피스만 인터넷으로 할인받아서 싸게 샀다니까 암말도 안하대요.

근데 제가 눈물이 나는거에요.

택배가 와도 눈치보이고, 왜 구구절절 이런 얘길 해야하는지 (꼭 잘못한 사람처럼), 옷도 보세로 1~2만원짜리 늘 사입는데 간만에 명절이라고 그것도 이월 원피스 매장에서도 못사고, 인터넷으로 샀는데...꼭 저렇게 속상하게 해야하는지...

제가 둘째 맡기고 나가서 돈벌까? 했어요.  내가 애둘을 낳았는데 내가 얼마나 재고 재서 물건 사는줄 알면서 꼭 그래야겠냐고 말했더니...남편이 미안하다는데 눈물이 자꾸 흘러요.

애 맡기고 돈벌까봐요. 돈벌어다 주는 남편 힘들고 그런거 알겠는데 자꾸만 제가 아랫사람 같이 느껴져서 속상하네요..

IP : 59.25.xxx.132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딴지 중...
    '11.9.7 10:48 PM (1.251.xxx.58)

    대기업 들어간걸 가지고 '자수성가'라는 표현은 안쓰는데요..

    15만원을 인터넷으로 할인받아도 10만원은 넘겠네요..
    막내 4개월이면 그 옷 잘 입고 다니지도 못할텐데...배도 나오고 애 때문에 불편해서..잘 앉지도 못하고 그래서..일단 효용가치면에서 확 떨어질것 같아요.

    명절 한번 입자고 하기엔 비싼편이라...
    음..조금 애들 어릴땐 절약하고요..애 좀 커서 학교라도 들어가면 일할 여건은 되거든요..그때 돈벌어서 좀 풍족히 쓰세요.....저도 전업입니다...

  • 원글
    '11.9.7 10:51 PM (59.25.xxx.132)

    부모 도움없이 자기 힘으로 대학나오고, 집얻고 하면 자수성가죠.
    대기업 다니면서 돈도 벌었구요.

    그리고 몇년만에 한번 사는 옷 그렇게 사면 안되나요??
    꼭 싸구려 면티 입고 있어야하나요?

    저도 절약하며 살고 있어요. 먼저 옷을 사준다는건 남편이었구요.
    지금 제 기분엔 글쓴님 좀 거북합니다.

  • 자수성가
    '11.9.7 10:56 PM (222.116.xxx.226)

    맞죠 뭐
    혼자 알아서 했네.
    딴지도 딴지 같아야 말이지

  • 제발
    '11.9.7 10:59 PM (121.139.xxx.226)

    지금 훈계가 필요한게 아니라 위로가 필요하잖아요.

    원글님,
    원피스 예쁘게 입고 친정 나들이 갔다 오세요.
    남편 아낀 돈 나중에 나이들어 내 노후대비구나 생각하고 위로하세요.

  • 2. 그냥
    '11.9.7 11:03 PM (116.46.xxx.50)

    저라면 남편의 씀씀이를 보고 속상해하나 마나 결정하겠어요.
    남편께서 본인것은 잘 사시나요 본인것도 그렇게 절절매시나요.
    괜히 나가서 돈만 벌고 쓰지는 못 할 수도 있지않을까요?

  • 3. 그린
    '11.9.7 11:08 PM (118.38.xxx.71)

    많이 답답하실것 같아요...
    가끔 사고싶은거 사면 기분좋고,스트레스풀리고,
    잘하셨어요~~
    다른데 아끼셨다가 한,두달에 한번씩 사고싶은거 사시고 그러세요,

    그래도 남편분이 미안하다고하셨네요~

    힘내세요~

  • 4. 비슷한...
    '11.9.7 11:08 PM (118.137.xxx.173)

    시기를 거쳤어요. 님이 맘을 좀 더 강단있게 먹으셔야 할 거예요.
    님이 자수성가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그게 어떤 건지 저도 알거든요. 왜냐면 저희 남편도 그런 과라.

    배수의 진을 치고 산다는 느낌있죠? 여기서 한발자국이라도 뒤로 물러날 수는 없다, 라는 뭔가 좀 절박한 심리가 있어요. 왜냐면 여기서 무너졌을 때 기댈곳이 하나도 없거든요. 부모 형제 부양은 둘째 문제고,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일어선다잖아요.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더 각박한 마음으로 살아요.
    외롭고 어렵게 살아서 그래요. 지금 남편분 심리가 더 그래요. 자기도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건 아니고,
    그 순간적으로 통장에 돈 운운하는 것도, 정말 그러고 싶어서 그랬던 건 아닐 거예요.

    항상 그 절박한 마음이 있어서, 돈을 쓴다는 것 자체에 대한 공포가 있는거죠.

    사는 형편이 나아질 수록, 점점 더 나아지실 거예요. 님의 상한 마음은 알겠지만, 님이 맞벌이 하라고 돈 벌어오라고 그렇게 압박주기 위해서 한 말은 아니니, 님이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편 분 감싸 안아주세요.
    진짜 돈에 환장해서 사람보다 돈이 우선이다 이러는 사람은 마누라 전업하게 두지도 않아요.

    아시잖아요.

  • 5. ..
    '11.9.7 11:08 PM (219.240.xxx.195)

    토닥토닥
    눈물 뚝!!
    예쁘게 입고 올 추석 나들이 잘 하세요...
    그때는 뭘 어떻게 해도 우울하고 힘든거 같아요..
    진짜 얘들 크고 나니 아무렇지도 않고 행복해지는데
    나보다 먼저 얘 키우거나 나이드신분들 그리 말할때 안 믿었는데
    정말로 그래지네요..
    그때가서 일을 해도 하세요...

  • 6. ..
    '11.9.7 11:54 PM (116.127.xxx.101)

    얼른 애 훌쩍 키우시고 경제활동하셔서 당당하게 돈도 쓰고! 사세요.

    둘째 두 돌쯤 되면 얼마든지 시간 나요..

    지금은 일단 치사하지만 아껴쓴ㄴ 수 밖에요..

  • 7. 역지사지
    '11.9.7 11:57 PM (123.254.xxx.222)

    원글님... 그래도 좋은 남편 두신거예요.
    짠돌이라 허투루 (유흥비, 도박 등 같은곳에) 돈 낭비하며 사는 남편보다는 백배, 천배 나아요.
    그리고 저희 아버지도 짠돌이셔서 뭐 필요한게 있어도 엄마부타 온 식구들이 눈치보며 제대로 말 못하며 살아왔는데요. 그래서 그게 참 불만이였어요. 하지만 본인 것도 제대로 안 사고 아끼고 지내는거 보니... 뭐... 어쩌겠어요.
    결론은... 지금 노후는 정말 편안하게, 앞으로 쭈욱~~ 오히려 쓰시면서 여유롭게 사십니다.
    서운할때도 있고 나도 돈벌어야하나... 가끔 지금처럼 생각들게 만드는 남편이지만,
    그래도 남한테 맘좋게 술이며, 노래방이며 돈 펑펑쓰며 사는 남편들(제주변에 은근 있어서... 그 부인 맘은 장난아니라는) 보다 훠얼~~ 나으니 힘내세요!~~

  • 8. ..
    '11.9.8 12:02 AM (122.35.xxx.106)

    남편분이 불안해서 그럴꺼예요
    본인이 어렵게커서 가난이 힘들다는거 알거든요
    자식들 본인처럼 고생할까 걱정이고
    본인의 노후도 걱정이고...
    생활이 조금더 안정되면 조금 후해질꺼예요
    힘들어도 아끼고 살다보면 좋은날 올꺼예요
    남편분 혼자 잘먹고 잘살자는건 아니니까요

  • ㅇㅇ
    '11.9.8 1:54 AM (220.76.xxx.27)

    맞아요.. 울 남편도 원글님이랑 비슷한데
    자기도 안쓰고 아끼니 할말 없어요.
    그래도 먹는걸로는 잔소리 안하던데 좀 서운하시긴 하겠어요 ㅜㅜ
    왠만하면 비싼옷 안사입고 아끼구요 택배는 남편 출근하고 없을때 오도록 주문해요 ㅋㅋ

  • 9. 에고 저런
    '11.9.8 10:45 AM (210.118.xxx.3)

    아무래도 여자가 돈을 벌면 어깨가 펴지는건 사실이죠
    전 남편보다 더 잘벌고요...사실 큰소리 쳐요..^^;; 옷도 제꺼만 자주 사구요.
    원글님도 일자리 알아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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