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 두돌이고 어린이집 다니고, 둘째 지금 4개월이에요.
지금 돈번다고 하면 다들 애키우는게 돈버는거다 하겠죠.
사실 여자가 전문직 아니고서야 보통 100만원 초반대로 벌잖아요.
남편이 대기업 다니는데 아시다시피 월급이 생각처럼 많지않아요.
적금도 세게 들어가고, 부모님 용돈에...
다른데서 들어오는 돈이 좀 있어서 생활은 됩니다.
근데 남편이 혼자 오래 살았고, 자수성가해서 돈쓰는거 무지 아까워해요.
저 첫애 임신했을때도 먹는거 아까워 하는 사람이라 뭐 잘 사주지도 않았고,
제가 사람들 만나고 다니는것도 별로 안좋아하구요. 휩쓸려 돈쓸까봐겠죠.
집에 누구오는것도 별로 안좋아해요. 뭐 대접해야하니...
제 지인의 경조사때 돈 내는것도 눈치아닌 눈치가 보여요.
뭐 남편들이 싫어할수도 있으니 제가 적당한 선에서 대접하고, 가끔 제 비상금에서 나가고 했는데요.
저번에 가을 옷을 사준다길래 같이 매장에 갔는데 자켓이 20만원, 원피스가 15만원 그렇더라구요.
잔뜩 입어보다가 합이 35만원이면 너무 비싼것 같아서 그냥 왔어요.
제가 똑같은거 인터넷이 더 싸다고 입어봤으니 그렇게 사겠다고 하니 역쉬 우리 마누라 하며 싸게 사라고 하더라구요.
자켓은 못사겠고 원피스만 샀어요.
그리고 오늘 택배 배달이 왔죠. 근데 남편이 뭐가 왔냐고 하네요.
원피스 왔다니까 통장에 돈도 없는데 하며 궁시렁 대네요...
제가 그래서 저번에 입어본거 산거다.. 매장에서 비싸서 원피스만 인터넷으로 할인받아서 싸게 샀다니까 암말도 안하대요.
근데 제가 눈물이 나는거에요.
택배가 와도 눈치보이고, 왜 구구절절 이런 얘길 해야하는지 (꼭 잘못한 사람처럼), 옷도 보세로 1~2만원짜리 늘 사입는데 간만에 명절이라고 그것도 이월 원피스 매장에서도 못사고, 인터넷으로 샀는데...꼭 저렇게 속상하게 해야하는지...
제가 둘째 맡기고 나가서 돈벌까? 했어요. 내가 애둘을 낳았는데 내가 얼마나 재고 재서 물건 사는줄 알면서 꼭 그래야겠냐고 말했더니...남편이 미안하다는데 눈물이 자꾸 흘러요.
애 맡기고 돈벌까봐요. 돈벌어다 주는 남편 힘들고 그런거 알겠는데 자꾸만 제가 아랫사람 같이 느껴져서 속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