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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을 이기는 방법 - 마광수

....... 조회수 : 9,391
작성일 : 2017-09-05 16:35:27

고독을 이기는 방법 -마광수

고독을 이겨나가려면 우선 '사랑'에 대한 헛된 꿈을 버려야 한다.
완전한 사랑도 없고 남녀간의 완벽한 궁합도 없고
진짜 오르가즘도 없다.
'오르가즘'이란 말은 의사들이 만들어낸 허망한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다.
사랑의 기쁨에 들떠있는 사람을 부러워하지 말자.
미혼의 남녀라면 기혼자들이 떠벌여대는
남편(또는 아내)자랑이나 자식자랑에 속지 말고,
기혼남녀라면 남들의 가정생활과 자기의 가정생활을 비교하지 말자.
사람들은 다 거짓말쟁이요 허풍쟁이이다.
다 불쌍한 '자기 변명꾼'들이다. 믿을 사람은 오직 자기밖에 없다.

물론 혼자서 살아나가려면 뼈아픈 고독을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기혼자들이 고독을 덜 느끼는 것은 아닌 것이다.
결혼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결혼하든 결혼 안하든, 모든 사랑은 결국
나르시시즘적 자위행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미리 알아두라는 말이다.
취미생활이나 일로 고독을 풀어도 좋고
그냥 가만히 앉아 시간을 때워나가도 좋다.
이래도 외롭고 저래도 외롭다.
그때 그때 슬피 울어 고독을 달래도 좋고
술에 취하여 허망스레 웃어도 좋다.
요컨대 '완전한 사랑'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희망'을 갖기보다는 '절망'을 택하라는 말이다.
희망은 절망보다 더 무섭다. 과도한 희망은
과도한 절망을 불러들이기 쉽다.
절대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
연애하고 싶으면 연애하고 결혼하고 싶으면 결혼하라.
자식을 낳고 싶으면 낳고 낳기 싫으면 낳지 말라.
사회명사들이 잘난척 하며 써 갈기는 '행복론' 따위는
읽기도 전에 찢어버려라. 다들 자기변명이요 대리배설일뿐,
믿을만한 '고독의 근치(根治)처방'은 없다.
그것은 종교 역시 마찬가지다. 신(神)의 사랑도 믿지 말라.
정 외롭거든 술이나 담배를
자학적으로 마시고 피우며 시간을 달래나가라.
자살할 용기가 있으면 자살해도 좋고,
바람을 피울 용기가 있으면 바람을 피워도 좋다.
아무튼 뻔뻔스럽게 운명 아니 신(神)의 '심술'과 맞서나가야 한다.
'고독'이란 결국 '의타심(依他心)'에서 온다.
의타심을 완전히 버릴수만 있다면 우리는 고독으로부터
당당하게 자유로워질 수 있다. 절대로 '밑지는 사랑'을 하지 말라.
사랑을 하려거든 이기적인 자세로 빼앗는 사랑만 하라.
그것은 자식에 대한 사랑에서도 마찬가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IP : 61.80.xxx.135
3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은글
    '17.9.5 4:45 PM (114.204.xxx.21)

    이네요 지우지 말아주세요~~

  • 2. 지극히
    '17.9.5 4:46 PM (211.212.xxx.247) - 삭제된댓글

    마광수교수님 다운 글이네요...
    부디 고인이 편히 잠드시길 기도합니다.

  • 3. 정말 억울했을겁니다
    '17.9.5 4:52 PM (175.117.xxx.225)

    훨훨 날아가시길
    격세지감을 느끼네요
    위선자들은 잘 살아가는데 ㅜ

  • 4.
    '17.9.5 4:54 PM (110.70.xxx.166)

    완전한 사랑은 없어도 서로 사랑하며 노력하는 과정에서의 정서적으로 교감은 자아의 고립감에서 벗어나 타인과 하나가 되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데.. 안타깝네요.

  • 5. ㅇㅇ
    '17.9.5 5:00 PM (218.51.xxx.164)

    자식에 대한 사랑을 마지막에 쓴 걸 보니
    마광수 교수도 자녀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큰건지 아셨나보네요..
    남녀간의 사랑 부질 없지만 아이들이 어릴 때의 그 행복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죠.
    부디 좋은 곳에서 편안히 쉬세요..

  • 6. 고독에 대해
    '17.9.5 5:04 PM (58.148.xxx.18)

    이 정도 솔직하고 실천적 조언을 해주는 시인이 있었나요/?

    그런데 당신은 사회에 대해 밑지는 사랑을 한 건 아닐까요?/
    이기적 사랑을 했다면 좀 더 든든하게 계실 수 있지 않았을지...

  • 7. 좋은글귀
    '17.9.5 5:07 PM (58.233.xxx.176)

    고독이란 결국 이타심에서 온다.
    맞네요

  • 8. ..
    '17.9.5 5:11 PM (222.234.xxx.177)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9. ..
    '17.9.5 5:11 PM (121.189.xxx.148)

    완전한 사랑은 있을거라 믿을수 있어도 영원한 사랑은 없죠
    그걸 말할려 한것 같네요

  • 10. ???
    '17.9.5 5:15 PM (210.219.xxx.237)

    이글을보고 막 마광수가 좋아지려고 했는데 이게 무슨일인가요!!!

  • 11. 글쎄요.
    '17.9.5 5:40 PM (110.70.xxx.166)

    제가 경험한 세상의 외로움은 자아의 이타심에서 오지만 고독은 미움도 사랑도 없는 무아의 상태일때 오더군요 그리고 사랑은 무아의 이타심에서 옵니다.

  • 12. 이런저런말 있지만
    '17.9.5 5:41 PM (58.122.xxx.85) - 삭제된댓글

    시대를 앞서간 분이셨나봐요
    꼰대느낌이 안나네요

  • 13. 좋은 글이네요
    '17.9.5 5:46 PM (112.220.xxx.154)

    저장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4. 또마띠또
    '17.9.5 6:00 PM (218.239.xxx.27)

    시대를 너무 앞서 사셨네요.ㅠㅠ

  • 15. oo
    '17.9.5 6:05 PM (1.244.xxx.121)

    마광수님
    고인의 명복을빕니다.

  • 16. 맞는말씀
    '17.9.5 6:15 PM (119.70.xxx.204)

    완전한사랑이 없죠 어디있어요.
    어제까지도 좋아죽다가도 그사람이 딴여자좋아한다고해보세요
    어제그마음이계속가나
    나한테 잘하는한에서 나도너를사랑한다
    사랑은일종의거래

  • 17.
    '17.9.5 6:15 PM (110.70.xxx.40) - 삭제된댓글

    인간존재에 대한 냉소가 느껴지네요..
    진정한 진리와 자유에는 도달하지 못하신듯...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8. ...
    '17.9.5 6:39 PM (125.191.xxx.118)

    좋은 글 감사합니다

  • 19. 조윤
    '17.9.5 6:46 PM (116.40.xxx.122) - 삭제된댓글

    편히 잠드소서

  • 20. R.I.P
    '17.9.5 6:50 PM (218.153.xxx.117)

    명복을 빕니다...

  • 21. ㅍㅍ
    '17.9.5 6:50 PM (121.129.xxx.108)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겉과 속이 같았던,그래서 매도를 많이 당하셨네요.

  • 22. ...
    '17.9.5 7:04 PM (59.5.xxx.186)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23. 투르게네프
    '17.9.5 7:39 PM (110.70.xxx.176)

    지금 보니 좋네요

  • 24. jeniffer
    '17.9.5 8:15 PM (110.9.xxx.236)

    고인의 명복을빕니다.

  • 25. ....
    '17.9.5 8:44 PM (61.80.xxx.135) - 삭제된댓글

    < 자살자(自殺者)를 위하여 > / 마광수


    우리는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것은 아니다
    그러니 죽을 권리라도 있어야 한다
    자살하는 이를 비웃지 말라
    그의 좌절을 비웃지 말라
    참아라 참아라 하지 말라
    이 땅에 태어난 행복,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의무를 말하지 말라

    바람이 부는 것은 바람이 불고 싶기 때문
    우리를 위하여 부는 것은 아니다
    비가 오는 것은 비가 오고 싶기 때문
    우리를 위하여 오는 것은 아니다
    천둥, 벼락이 치는 것은 치고 싶기 때문
    우리를 괴롭히려고 치는 것은 아니다
    바다 속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것은 헤엄치고 싶기 때문
    우리에게 잡아먹히려고, 우리의 생명을 연장시키려고
    헤엄치는 것은 아니다

    자살자를 비웃지 말라
    그의 용기 없음을 비웃지 말라
    그는 가장 용기 있는 자
    그는 가장 자비로운 자
    스스로의 생명을 스스로 책임 맡은 자
    가장 비겁하지 않은 자
    가장 양심이 살아 있는 자

    (시집 중에서)

  • 26. ......
    '17.9.5 8:46 PM (61.80.xxx.135) - 삭제된댓글

    < 자살자(自殺者)를 위하여 > / 마광수


    우리는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것은 아니다
    그러니 죽을 권리라도 있어야 한다
    자살하는 이를 비웃지 말라
    그의 좌절을 비웃지 말라
    참아라 참아라 하지 말라
    이 땅에 태어난 행복,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의무를 말하지 말라

    바람이 부는 것은 바람이 불고 싶기 때문
    우리를 위하여 부는 것은 아니다
    비가 오는 것은 비가 오고 싶기 때문
    우리를 위하여 오는 것은 아니다
    천둥, 벼락이 치는 것은 치고 싶기 때문
    우리를 괴롭히려고 치는 것은 아니다
    바다 속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것은 헤엄치고 싶기 때문
    우리에게 잡아먹히려고, 우리의 생명을 연장시키려고
    헤엄치는 것은 아니다

    자살자를 비웃지 말라
    그의 용기 없음을 비웃지 말라
    그는 가장 용기 있는 자
    그는 가장 자비로운 자
    스스로의 생명을 스스로 책임 맡은 자
    가장 비겁하지 않은 자
    가장 양심이 살아 있는 자

    (시집 중에서 ....

  • 27. ,,,,
    '17.9.5 8:48 PM (61.80.xxx.135)

    < 자살자(自殺者)를 위하여 > / 마광수


    우리는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것은 아니다
    그러니 죽을 권리라도 있어야 한다
    자살하는 이를 비웃지 말라
    그의 좌절을 비웃지 말라
    참아라 참아라 하지 말라
    이 땅에 태어난 행복,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의무를 말하지 말라

    바람이 부는 것은 바람이 불고 싶기 때문
    우리를 위하여 부는 것은 아니다
    비가 오는 것은 비가 오고 싶기 때문
    우리를 위하여 오는 것은 아니다
    천둥, 벼락이 치는 것은 치고 싶기 때문
    우리를 괴롭히려고 치는 것은 아니다
    바다 속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것은 헤엄치고 싶기 때문
    우리에게 잡아먹히려고, 우리의 생명을 연장시키려고
    헤엄치는 것은 아니다

    자살자를 비웃지 말라
    그의 용기 없음을 비웃지 말라
    그는 가장 용기 있는 자
    그는 가장 자비로운 자
    스스로의 생명을 스스로 책임 맡은 자
    가장 비겁하지 않은 자
    가장 양심이 살아 있는 자

    (시집) 가자,장미여관으로 중에서 ..

  • 28. ㅇㅇ
    '17.9.5 8:54 PM (1.225.xxx.68)

    마광수교수님 글 참 좋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29. 콩순이
    '17.9.5 9:08 PM (219.249.xxx.100)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30. 마교수
    '17.9.5 9:36 PM (39.7.xxx.181)

    예전에 읽어봤던 적 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새롭네요.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 31. 777777
    '17.9.5 10:27 PM (218.51.xxx.123)

    좋네요. 예전에 읽었던 시인데..
    정말 세상 떠나면 아무것도 아닌데...

  • 32.
    '17.9.5 10:41 PM (182.226.xxx.200)

    이 분의 작품을 모두 사서 보려 합니다
    인터뷰에서 많은 글을 쓰셨지만 내놓을수 없어 우울하다 하셨는데 너무 가슴 아픕니다

  • 33. 한국의 이중성
    '17.9.5 11:48 PM (211.107.xxx.182)

    숨막히는 이중성, 가식, 오지랖이 사람을 죽게 만들기도 하는 나라...

  • 34. ㅠㅠ
    '17.9.6 12:08 AM (175.116.xxx.62)

    에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35. 어느밤
    '17.9.6 3:22 AM (1.236.xxx.22)

    마교수님의 명복을 빕니다.

  • 36. 애별리고
    '17.9.6 10:37 AM (182.230.xxx.136) - 삭제된댓글

    저 위 글쎄요 님,
    무아의 상태를 경험하셨다니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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