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딱히 학대에 가까운 차별을 느껴보진 못한거 같아요. 여기 자식 차별에 대한 글 보면 학대수준에 가깝더라고요.. 그냥 세끼 밥 잘 주셨고 대학까지 잘 보내주셨어요. 단지 어렸을때 왜 나만 차별하냐 이런 말을 자주 했었고 그런 느낌이 자주 들었던거로 기억되어요. 자세한 내용은 기억안나지만.. 사춘기때 반항 많이 했고요. 그때 엄마가 우울증도 같이 와서 너때문에 죽어버리고 싶다, 콱 죽어버렸음 좋겠다. 미칠거 같다, 그런 소리 자주 들었어요. 성인이 되어서는 엄마랑 나쁘지 않아요.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서로 걱정해주고 그래요.
발단은 언니가 결혼을 하고 첫손녀가 태어나면서 엄마가 조카를 키워주셨어요. 미혼이던 저랑 같이 키웠죠. 엄마가 힘들어하셔서 많이 도와줬거든요. 저도 너무 예뻐하는 조카고 엄마는 그야말로 금이야옥이야 키워주셨죠. 그리고 제가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났어요. 산후조리때 엄마는 언니네 집 근처에 집을 얻어 언니네 집으로 아이를 봐주러 출퇴근하던 때였고 제가 조리원에서 나와 엄마네 집에서 조리하고싶다고 했을때 엄마는 대놓고 오지말란 소리는 안했지만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그냥 엄마네 집에 들어갔는데 하루종일 아이를 제가 보고 엄마는 저 먹을 미역국 끓여놓으시는 정도 해주셨어요. 근데 짜증을 많이 내셨고 웃는얼굴 별로 안보여주시고 굉장히 신경질적으로 구셨었어요..
아이가 태어난 이후부터 엄마는 절 부르지 않으셨어요. 거의 단 한번도요. 밥먹으러 와라, 애기 얼굴 보자 한번 와라 등등 엄마 딸간에 오갈 수 있는 연락(?)이 정말 단 한번도 없었어요. 근 10년간.. 전화하면 통화는 반갑게 하고 아이 안부 묻고 해도 오라는 말씀은 없으셨죠. 언니네가 엄마집에 놀러갈때면(엄마가 엄청 자주 부르셨죠 언니네는) 언니가 저한테 연락해서 저도 애기 데리고 가곤 했어요. 그럼 엄마는 반갑게 맞아주세요. 애기도 이쁘다 하시고.. 그리고는 또 연락 안하세요. 아 엄마가 딱 한번 저랑 아이를 부르셨던 기억이 나요. 올케언니가 조카랑 에버랜드 간다고 엄마랑 아빠한테 연락해서 같이 갈때 아가씨는 왜 안부르냐고 아가씨도 부르자고 그래서 엄마가 정말 첨이자 마지막으로 저랑 아이를 부르더라고요.
엄마랑 아빠가 속초에 회사콘도가 있어 언니네랑 오빠네를 자주 데려가셨는데 그때도 절 부른적은 없었어요. 핑계는 차가 부족해서.. 등등. 한번은 제 생일날 오빠가 키프티콘을 보내서 고맙다는 전화를 했더니 저 빼고 온가족이 다 속초에 있더라고요. 엄마도 생일축하한다고 전화를 바꿔서 말씀하시기를 차가 없어서 안불렀으니 담에 오라고.. 그 이후에도 한번도 부른적이 없어요. 그곳이 바다라서 아이들이 놀기에 정말 좋아서 저도 아이낳으면 가고 싶었던 곳이에요.
몇년전 언니가 이사와 저랑 같은 경기도권에 살았어요. 언니네집 가려면 저희동네를 지나쳐서 20분 더 가야했죠. 엄마는 농사일 하신거 갖다주신다면서 저희집엔 차만 대고 남편만 내려보내라 하고 물건만 주시고 바로 가세요. 저랑 아이는 안보고요. 언니네 집으로 가셔서는 애들이랑 밥도 먹고 놀고 하시다 집에 가시곤 했어요. 말로는 언니네도 잠깐 보고 가는거다 아빠가 바빠서.. 등등 말씀을 하셨죠.
재작년에 언니랑 한동네 바로 옆 아파트에 살게 되어어요. 역시 엄마는 언니네로만 가세요. 뭐 주실거 있다고 하실때도 코미디처럼 집앞에 차를 대고 남편만 내려오라 하세요. 남편이 잠깐 들어갔다 가세요 해도 바쁘다시면서 역시 아이랑 저는 안보세요. 그리곤 언니네 집으로 가서 또 늦게까지 놀다 가세요.
요즘은 저도 엄마한테 전화를 잘 안해요. 이제는 엄마는 연락없이 우리 바로 옆집 언니네 오셨다 놀다 가세요. 단 한번도 저와 아이를 부른적이 없네요. 어제도 언니가 전화와서 엄마 오셨는데 뭐 갖고 오셨는데 너네 줘야 한다고.. 제가 외출중이라 못받는다 했죠. 그리고 오늘 언니랑 통화하니 오늘 엄마랑 같이 엄마네 출발했대요. 엄마네 가서 2박 한다고..
엄마랑은 뜸하게 전화하지만 전화하면 여전히 반갑게 받으세요. 아이 안부도 물으시고.. 명절때도 엄마네는 안가요. 그냥 우리가족끼리 여행가죠. 그래도 엄마는 전혀 개의치 않아 하세요.
남편은 이런걸 잘 모르는듯 휴가때 엄마네 집 놀러가자고 하는데 전 싫다고 부르지도 않는데 왜 가냐고 그거 모르겠냐고 대판 했네요. 엄마가 대외적으로는 아주 친절하고 부드럽고 온화하신 그렇게 이미지 관리하세요. 그래서 남편은 잘 믿기지가 않는가봐요. 첨에는 울기도 많이 울고 그랬는데 지금은 또 언니네만 연락해서 데려갔다 하시니 이젠 기분 더러워요. 언니랑 똑같이 대할 수 없다는거 알아요. 키운 조카이니 당연히 다르시겠죠. 제가 바라는건 10번 연락중에 1번은 저한테도 제 아이에게도 나눠주실 정이 있지 않을까 하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그냥 기분 더러워요.
저같은 친정엄마 두신분 있나요? 저는 친정이 최고다 역시 친정엄마다.. 이런 글 보면 잘 이해가 안가서요. 제가 민감한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