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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들 공부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요

소화불량 조회수 : 2,008
작성일 : 2011-09-06 10:17:36

저는 초1,4학년 자녀를 둔 전업주부에요.

여름 방학 내내 소화가 안되더라구요.

밥만 먹으면 소화가 안되고 체한 것 같아서 거의 못먹고

하루 한두번정도 죽 좀 먹고 이랬거든요.

가슴에 무거운 돌이 하나 얹혀져 있는 느낌...

그런데다 아이들 학교에서 화장실공사를 기일내에 끝내지 못하여

개학이 일주일이나 늦춰져서 9/2일에 개학했어요.

저는 저의 소화불량이 방학동안 아이들 세끼 밥해먹이고 뭐하느라 신경써서 그런 줄 알았어요.

 

지난 주말 가벼운 여행을 다녀왔는데

여행가서는 시원하고, 밥도 잘 들어가는거에요.

그래서 역시 나는 역마살이 끼었나봐(?) 하면서

여행이란 이렇게 좋은거구나 했어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바로 저녁부터 또 소화가 안되는거에요.

밥도 못먹겠고, 물만 마시고 싶었어요.

역시 나는 여행체질인가보다 생각하다가

아이들 공부를 봐주니까 위가 뒤틀리더라구요.

아~~~ 애들 공부때문에 내가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구나 깨달았어요.

 

성적에서 자유로운 학부모는 아무도 없겠지요.

저는 특히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것 같아요.

다 놓고, 맘편해지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돼요.

남편은 걍 학원보내 이러는데

학원간다고 신경 안 쓸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써야 하쟎아요.

저희 애들 둘 다 공부가 평균 이하라서...

큰애도 선생님께 지적받는 일이 많고

작은애는 아직 한글도 제대로 몰라요.

참 이상해요. 저도 남편도 가방끈 길고 초등학교때 공부 못하는 사람 없지 않나요?

근데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돼요.

작은애는 언어치료, 놀이치료, 미술치료를 다 해 봤는데도 한글이 안돼요.

난독증은 아닌것 같다고 하시는데 저야 전문가가 아니니 모르죠.

아이들 공부에서 언제쯤 놓여날 수 있을까요?

남편 말대로 싹수가 노란색이면 기술을 가르쳐야 되나요?

그럼 초4짜리를 무슨 기술을 어떻게 가르치나요?

지금도 아침도 안넘어가서 커피만 한잔 우유많이 부어서 조금 마시고

가슴이 또 답답해집니다.

IP : 122.34.xxx.15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9.6 10:25 AM (211.55.xxx.129)

    님~ 저도 그 심정 알아요. ㅠㅠ
    전 도망치듯이 회사 나와서 있다보면 좋은데,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이 싫으네요.
    울 둘째도 글을 아직 몰라요. 큰애는 어린이집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깨치던에,
    둘째는 끼고 가르치는데도 힘드네요. 요샌 달력을 잘라서 모음와 자음 카드를 만들어서 둘이 합체해서
    어떤 글자가 되나 하고 있어요. 속으로 아이고, 이 스톤헤드야를 부르짖으면서 입으로는 웃으면서 한글공부 하네요. 내가 웃어도 웃는게 아니네요.ㅠㅠ

  • 댓글
    '11.9.6 10:55 AM (1.227.xxx.37)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제심정 아신다고 공감해주시는 글을 읽으니
    조금은 시원해지네요

  • 2. ㅇㅇ
    '11.9.6 10:28 AM (211.237.xxx.51)

    만약 30명짜리 애들 반에 보면 1등에서 30등까지 있잖아요.
    1등하는 애가 있으면 30등 하는 애도 있어요..
    공부 못한다고 초4 짜리에게 벌써 기술 운운 할건 아닌것 같고요.
    여기 보면 고등학생 엄마들 중에 애들 공부 영 아니다 싶어서
    조리사 자격증 따게 하는 엄마들도 있더군요.
    오히려 애가 더 밝아져서 좋다고 하고요.

    저도 아이가 공부 그닥 잘하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저는 그냥 그래요.. 저도 학교 다닐때 공부 정말 잘해서 집안의 자랑꺼리였는데
    지금은 뭐 별볼일 없거든요 ㅋㅋ
    공부 잘하고 좋은 대학 다녔던거 물론 인생에서 아주 좋은 기회이고 플러스임에 틀림없지만
    꼭 그걸로 다 잘되는것도 아니더라고요..

    제가 그래서 그런지 아이가 공부 못하던 시절에도 저는
    그냥 그랬어요. 오히려 주변에서 아아가 공부못한다고 죽고 싶다 하는 소리 들으면
    뭐 속이야 상하겠지만 저렇게 오바를 할까 싶어서 정말 진심이냐고 되물었다가
    오히려 욕먹고요 ㅎㅎ 저는 진심 이해가 안갔었거든요..

    초1 4학년이면 얼마든지 앞으로 잘 할 기회가 많을꺼에요..
    비슷한 경우인지는 몰라도 저희 아이도 중학교 1 2학년 초반까지는 정말 죽을 쑤더군요
    근데 저는 그냥 그러려니 했어요. 못해도 어쩌겠어요.. 지가 그거밖에 못한다는데..

  • 댓글
    '11.9.6 10:49 AM (1.227.xxx.37)

    고맙습니다
    저도 아직 기술운운할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아닌가봐요^^말씀 감사해요많은도움이 되었어요

  • 3. 저도 도 닦는 중~
    '11.9.6 11:09 AM (203.255.xxx.57)

    저도 자유로워지고 싶어요~~ㅋㅋ
    전 이제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뒀는데 한학기 해보니..알겠더라구요..왜 엄마들이 그렇게 자식 공부에 목을 매게 되는지를요..정말, 정말 유치원다닐때가 너무 그리웠어요..
    하지만 한학기를 보내고 제가 앞으로 해야할 일을 생각해보면..
    눈과 귀를 조금은 무디게 갖고 있어야할 것 같고..공부는 길고, 긴 길임으로 지치지 않아야하고. 결국 아이가 스스로 해내게 하는데에 엄마의 역활이 있어야할 것 같고..초등공부는 길고 긴 길에 초석이 되는 시기임으로 눈에 확~보이는 결과보다는 질과 양의 공부를 할 수 있는 그릇을 키우는게 정말 필요하고..
    학교 공부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가정에서 이 아이를 어떻게 이끌어주는지가 더 중요하겠고..
    학교 공부는 숙제나, 해야할 일등에 대해 성실한 맘을 갖도록 가르켜야할 것 같고..
    결국 아이들이 어느 곳에서 만나겠지만 각자 길을 조금 다를 수도 있고..등등..
    한학기 지나고 도 닦았어요. 아는 대학생 애들 말로도 어릴 때 두각을 나타내는 아이들도 있고, 또 중학교 가서 두각을 나타내는 아이도 있고..천차만별이라고 해요..

    저도 맘도 조급하고, 결론도 빨리내는 엄마인데..아이의 성장과 공부를 위해서는 인내심과 제 의지가 또 필요한 것 같았어요. 원글님도 힘내세요~ 제 아이 친구는 초등1`학년인데 미국 갔다와서 이제 한글 떼는 아이도 있어요. 너무 걱정 마세요~

  • 4. 맞아요
    '11.9.6 11:14 AM (203.233.xxx.130)

    전교에서 맨날 울 친정오빠 명문대 나왔는데.. 지금은 그냥 별볼일 없어요
    저도 공부를 못했던건 아니지만 소위 말하는 명문대를 못갔어요 그렇지만, 제가 지금은 더 사회적으로 성공했고 경제적으로도 여유롭구요..

    아무리 공부를 잘한다고 해도 다 사회적으로 성공하는건 아니기 때문에 항상 제 아이에게도 용기를 주고 칭찬을 줘요.. 물론 울 아이가 못하진 않지만, 아주 뛰어나다고 보여지진 않거든요.
    그렇지만, 항상 칭찬해 주고 항상 잘한다고 해주고 항상 제가 바른 모습 보여 줄려고 먼저 노력한답니다.
    아이 아빠 회사에서 가는 사회봉사도 아이 같이 따라가게 해서 느끼는것도 있게 해주고..

    아이들에게 아직까지는 희망이 많은거 같아요
    엄마가 먼저 다독여주고 예뻐해주고 많이 사랑해주세요... 좀 못하면 어때요? 아직 아이들에게 희망이 많다고 보여집니다...

  • 5. 아...
    '11.9.6 11:45 AM (123.212.xxx.170)

    저도 어제 종일 고민하고 밤새 고민하여 살빠진...;;;

    저도 성적이 인생의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라는걸 잘 알지만........

    아이와 제일 중요한건 관계 형성이라.... 늘 말하지만.....

    흑..... 말처럼 자유로워지지 못하는건 제 욕심이겠지요..;;;

    1학년 딸아이... 스스로 알아서를 원한다면 제 욕심이겠지요... 그래서 시키는데....
    그마저도 안하겠다 싫다 하면.....
    어째야 할런지...... 도통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버리지도 못하는거고....전... 늘.......
    공부못하고 안예뻐도 사랑스런 내자식.....;;;

    을... 맘속 깊이 새깁니다.....흑흑..

  • 6. 토닥토닥...
    '11.9.6 11:54 AM (114.200.xxx.232)

    님의 속상한 맘이 여기까지 전해져서 저두 맘이 안좋군요...

    정말 포기하지않는 이상 성적에 목숨걸게 되죠..
    포기라는것도 아이들이 고딩정도 되야 포기가 되는거고...이제 초등애들 포기할수 있나요?? 못하죠ㅠㅠ

    하지만...열심히 하게끔 격려는 해주세요...절대 비교나 윽박은 지르지 마시구요..맘처럼 쉽지는 않지만요 ...

    정말 나중에 정 안되면 기술이라도 한다라는 심정으로 ....

    공부를 잘하면 성공할수 있는 기회가 정말 많은건 사실이지만...
    가방끈이 짧았어도 성공한 사람들도 많잖아요....

  • 7. 저도
    '11.9.6 12:53 PM (112.169.xxx.27)

    그 기분 알아요,
    내가 봐줘도 이러는데 내가 손 놓으면 정말 꼴찌 하겠다 싶지요 ㅠ
    아직 아이들이 어리니 좀 여유로워져도 될것 같긴한데,,증세 들으니 걱정 많으시겠어요
    우리애는 초6인데 중학수학 들어가니 제가 옆에서 돌아가지도 않는 머리 같이 굴리고 답 체크하고 남편은 아예 골방에 갇혀서 티비나 보고있고,고등형아가 귀가하면 또 제가 못 푼 문제 봐주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먹고자는 고학생 알바를 입주시켜야 하나,,정말 별별생각이 다 들어요
    어제는 노트북에 드라마 다운 받아서 바이러스 먹었다고 뭐라하는 남편하고 대판 싸웠네요,
    무슨 티비를 실시간으로 볼수 있냐구요,애가 자야 제 자유시간인걸 몰라서 저러는지 ㅠㅠ

  • 8. 내 맘도 똑같아요.ㅠㅠ
    '11.9.6 1:02 PM (125.248.xxx.226)

    저도 초6,초4 있는 엄마입니다.
    초6은 지가 세상에서 젤 이뿌다고 생각하는 사춘기구요 욕심도 없구요

    초4는 벌써 "난 잘하는 게 없어,, 난 공부도 못하고.."하는 중입니다

    공부 그거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씀하실지 몰라도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잣대인 거 같아서

    맘 아픕니다 그걸 극복하기에는 아직도 우리 사회나 저나 고정관념에 박혀 애들을 내 몰고 있는 거 맞습니다

    저도 더불어서 여쭙고 싶네요 자기가 못한다고 잘하는게 없다고 생각하는

    아들에게 어떻게 하면 자존심을 회복시켜 주면서 행복하게

    느낄수 있도록 할까요?

    제가 아들을 대할 때도 공부를 못하니까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하긴

    했지만 진짜 절벽에 서 있는 기분입니다

  • 9. ...
    '11.9.6 3:24 PM (121.165.xxx.99)

    작은애는 언어치료도 하셨다니 아마 이해력도 딸리고 특히 언어 쪽으로는 늦되고 계속 힘들거예요
    대신 수학이나 과학 역사 다른 쪽으로 잘하는 게 분명 보일거예요

    당분간은 엄마가 잡고 반복해서 가르쳐 주시는게 좋아요
    저도 우리 애가 학원가면 알아들을까 싶어서 한동안 학원을 못보냈는데
    어느정도 지나니까 학원 가서도 열심히 잘 알아듣고 하더라구요

    많이 힘드시겠지만 점점 좋아질거고 그런 아이 보면서 보람도 느끼실 거예요
    그리고 아이가 좌절하지 않게 넌 분명히 잘할 거라고 늘 용기 주시고
    칭찬 많이 해주시다보면 좋은 날이 꼭 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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