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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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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임용생들 오늘 시위하는 이유를 알겠네요.

가자제주 조회수 : 3,394
작성일 : 2017-08-12 16:01:11

엠팍 펌인데... 글은 긴데 이해가네요.


Q1. 교육대학교(약칭 교대)나 사범대학교(약칭 사범대, 사대)나 다 같은 것 아니에요?

- 결론은, 아닙니다!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사회생활을 할 때, 이것이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었어요.


우리나라의 교육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분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유아 - 초등(초등학교) - 중등(중학교 고등학교) - 고등(대학교) 으로요.



이 중 '초등' 학교급의 교사가 되기 위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는 '교대'입니다.
그리고 '중등'(중학교, 고등학교) 학교급의 교사가 되기 위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는 '사범대'입니다.


즉, 교사를 양성한다는 목적은 같으나, 그 학교를 졸업하고 임용선정경쟁시험에 합격했을 경우, 일하게 될 직장-학교-는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죠!


그래서, 초등교사와 중등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바른 길로 이끈다는 점에서는 같으면서도
그 아이들이 어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인가에 따라서는 다른 직업이기도 합니다.




Q2. 그럼 교대에서 초등교사 나오고, 사범대에서 중등교사 나오고, 그러면 사범대도 임용 경쟁률은 낮겠네요? 임용 칠만하겠는데요? 왜 지금까지 임용치고 있어요? 본인 머리가 나쁜 거 아니에요?

- 그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ㅠㅠ

안타깝게도, 중등교사가 되는 루트가 꽤 다양합니다.
1. 사범대에서 ㅇㅇ교육과를 주전공
2. ㅇㅇ교육을 복수전공해서 교원자격증 취득
3. 국문과(국어), 영문과(영어), 수학과(수학), 경영학과(일반사회) 등에서 교직을 이수하여 교원자격증 취득
4. 교육대학원에 진학하여 교원자격증 취득


이렇기 때문에, 중등임용을 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지게 된 것입니다.
사실 이렇게 다양한 루트에서 교원자격증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 세대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예전엔 교사가 그렇게 선호되는 직업이 아니어서 교사를 하려던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들었어요.

그 때 교직에 많은 사람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저렇게 많은 루트를 생성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잖아요? 이미 저렇게 다양한 루트들로 필요한 교사 수는 충분히 채워졌는데, 거기다 IMF 등의 경제 위기 이후로, 교사와 같은 직업이 선호되기 시작해서 많은 사람들이 교사라는 직업을 얻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교원자격증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자, 각 대학들은 사범대를 추가 설립하고 교육대학원을 적극 개방하여 더 많은 교원자격증이 발급되었습니다. 그 결과 지금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임용시험에서 상호 경쟁하게 되었습니다.


하나 유의하셔야 할 점은, 일단 중등임용의 경우 '교원자격증'이 있어야 시험을 칠 수 있다는, 어느정도 응시자의 자격에 제한을 두는 시험이라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급 정책의 문제와 교원자격증의 남발로 중등임용은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현재 이러한 제한경쟁임에도 불구하고, 영어과의 경우 평균 경쟁률이 54:1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교원자격증이 있는 사람만 응시할 수 있는 시험이고, 실제 시험장에서 결시율이 거의 없는 시험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3년 연속.... 제가 응시한 시험장은 결시자가 0명이었습니다...) 높은 경쟁률이라 볼 수 있습니다.

교원자격증을 취득한 것도 개인의 선택은 맞습니다. 그리고 사회에서 원하는 지위를 얻으려면 경쟁해야 하는 것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이때까지 아주 오랫동안, 상당히 비정상이었음과, 그로 인한 청년 실업의 문제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Q3. 거 너무 자기 고향이나 대도시만 선호하는거 아니에요? 광역시나 서울 아닌 곳으로 가면 바로 임용되지 않겠어?



-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중등임용 수험자들의 경우, 그런 선택권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 현재, 주요과목인 국영수만 해도, 울산에서는 선발을 아예 하지 않습니다. 울산의 국영수 수험생들은 강제로 타향으로 응시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경북, 대구의 경우는 영어, 수학을 아예 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주요과목인 사회과, 특히 일반사회과와 지리과는 더욱 심각합니다. 이 과목들은 이미 0명 선발인 지역이 너무 많기 때문에, 지역을 고려하지 않고 붙을 만한 곳이면 무조건 응시를 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광역시 출신입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친척과 친구가 하나도 없는 강원도와 충북에 응시했어요. 시켜만 주면 평생 그 지역에 뼈를 묻겠다는 의지를 갖고요. 그런데도 합격을 못 하네요. 올해도 어디든 붙여 준다면, 전 개마 고원이라도, 신의주라도, 다 갈래요......
이 또한 저만의 생각이 아니라, 많은 중등임용수험생들의 생각입니다.



Q4. 아니 그런데 애들이 줄어드는데... 교사를 어떻게 뽑나요? 교사가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요? 그정도는 감수해야죠. 다른 직종들도 인구 감소로 인한 타격을 입고 있어요.


- 네, 실화입니다. 정말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죠!
그리고 학생 수 감소로 교사 선발을 점진적으로 줄여가야 한다는 점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조금 이상한 점들이 있습니다.

학생수가 줄었으면 당연히 모든 과목의 선발이 최악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오히려 늘어난 과목들이 있습니다!

 '영양', '사서', '상담' 등의 과목들이 있습니다. 이 분들은 한 학교에 대략 한 분씩 배치되는 과목들이에요. 그런데 이쪽 과목들은 오히려 현재 선발인원이 대폭 늘었습니다.


이 과목들에서 비정규직이 많기 떄문에, 그 자리를 정규직(=임용시험을 통과한 정교사)로 채워야 한다는 것도 맞죠. 하지만 학생수 감소를 고려한다면, 적어도 소폭 상승이거나 혹은 현상 유지여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선발인원이 정말 대폭으로 늘었습니다.


반면, 한 학교에 많은 교사들이 계시고 시수를 많이 배당받는 과목인 국어/영어/수학의 경우, 이번 사전예고에 따르면 작년 대비 각 과목에서 각각 100명 가량 선발인원이 줄었습니다. 중등임용 사상 역대 최저치이죠.(국어와 수학 : 전국 300명대 -> 200명대 / 영어 : 전국 200명대 -> 100명대)


더군다나, 이 과목들 또한 현재 각 교육청의 예산 부족으로 인해 정교사가 아닌 비정규직, 즉 기간제 선생님들로 채워져 있는 자리가 꽤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들을 정규직(=임용시험 통과자)로 채우려 하지 않고, 임용시험 선발인원 자체를 줄여버렸습니다.


예시를 국영수로 들었습니다만, 다른 과목들도 지금 모두 같은 상황입니다......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텐데, 고려가 되지 않은 것 같아 오늘 한 목소리를 내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는 현재 발표되고 있는 교사 1인당 학생수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깁니다.
현재 정부에서 발표한 교사 1인당 학생수는, 전체 학생 수에 전체 교원 수를 나눈 수치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맹점이 있습니다.
전체 교원 중, 일명 '비교과'라는 과목이 있어요. 이 분들은 교사이지만 담임 업무를 맡지 않으세요. 즉 직접적으로 학생들을 대면할 일이 크게 없는 분들이세요. 그런데 이 분들의 수치까지 넣어 학생수를 산출했으니, 현실과 차이가 나지 않겠어요?


실제로 1인당 학생수 정부 발표 수치를 보며, 제 주위 교사들은 '그런데 왜 우리반은 40명이지?ㅠㅠ"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교사의 추가적인 수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서 저희가 오늘 한마음 한뜻으로 모이게 되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4. 교사를 추가적으로 수급하려면 기존에 일하던 기간제들을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화하면 되잖아요?  다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일텐데요.....


- 조금 조심스러운 이야기입니다.

사실 몇 주 전에 정규직화 방안에서 기간제 교사는 제외라는 보도가 있었습니다만, 며칠 전에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 등에 대해 심의회가 일어나는 등 조금씩 정규직화에 대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어요.
그 때문에 교원 선발인원 티오가 줄어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의 시위는 이러한 의혹에 대한 자리이기도 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 혹은 무기계약직화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그 이유는, 현 정부의 기본 기조와 맞지 않기 때문이에요.....
현 정부는 블라인드 채용 등 채용 절차에서의 '공정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제 교사 채용이라는 것이 그렇게 공정하지가 않습니다......

제가 겪은 일화를 하나 말씀드릴게요.


학교에서는 2월이 기간제 채용 시즌입니다. 아주 바쁜 시즌이에요. 토요일 일요일 가리지 않고 연락이 올 수 있어요.
토요일에 집에서 초조하게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제가 근처 남자고등학교에서 연락이 옵니다.
당장 지금 면접을 보러 올 수 있냐고......
저는 급한 구직자 입장이기에, 바로 정장을 갖춰 입고 갔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본 것은, 여러 선생님들과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는 어떤 남자분....이었어요.
그 분이 저와 같이 면접을 볼 분이었는데, 저에겐 정말 성의없는 질문만 하더라구요. 그분에겐 좀 그래도 질문 같은 질문을 하구요. 그리고 전 탈락했죠.


왜 탈락했을까요? 제가 여자라서? 아닙니다. 알고보니 그분은 그 학교의 졸업생이었고, 그 학교 선생님들의 추천으로 온 사람이었어요. 저는 면접 절차를 제대로 시행했다고 서류에 올리기 위한 일종의 '들러리'였습니다.


이런 일이 제게만 있는 일이 아닙니다. 졸업한 지 오래된 임용 수험생들은 한번쯤 이런 일을 다 겪어 보았을 거예요. 그리고 이젠 이런 인맥 채용이 당연하다...?라는 생각까지 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렇다 보니, 인맥이 없는 저는 이때까지 한번도 기간제 교사로서 일해 보지 못했어요. 정말 정말 돈이 필요해서 일해보고 싶었는데도요.


가끔 공정하게 들어가시는 분들이 있긴 합니다. 그런데 그 분들은, 정말 학교 측에서 급할 때 채워넣는(?) 수준으로 채용되십니다. 예를 들면 2학기의 경우, 임용 준비 때문에 기간제를 하려는 사람이 1학기에 비해서는 적습니다. 이 때는 2월과 달리 학교 측이 사람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시기죠. 이럴 때를 노려서 들어가거나, 아니면 어중간한 학기 중에 들어가거나... 그런 식으로 일하게 됐떤 지인 분들이 계세요. 이마저도 기존 인맥이 작용하면 인맥 없는 분들은 후순위로 밀려나구요.


전 그렇기 때문에,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의 경우,
현재 일하는 교사들을 곧바로 정규직으로 만드는 것보다는
그 교사들의 자리를 임용 티오로 만들어서 기간제&수험생 모두 함께 임용시험을 거쳐 정교사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제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중등임용 수험생들의 대부분의 생각이라고 자신해요.

IP : 121.181.xxx.14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자제주
    '17.8.12 4:01 PM (121.181.xxx.143)

    http://mlbpark.donga.com/mp/b.php?p=1&b=bullpen&id=201708120007389652&select=...

  • 2.
    '17.8.12 5:23 PM (116.125.xxx.180)

    사범대랑 교대원 제외
    학부 일반과에서 교직이수 주지 말아야해요
    진짜 하고 싶으면 교육대학원 가게하고
    교대원 인원 당연 제한 하구요

  • 3. 면접
    '17.8.12 5:32 PM (121.168.xxx.236)

    면접들러리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죠.
    내정된 기간제는 이미 있어요..심사하는 교사들도 어이없어 해요.
    기껏 심사했더니 이상한 애가 채용되고 알고보니 연줄연줄..
    다 보여주기 위한 쇼죠.
    사립에선 본교서 퇴직한 교사 다시 기간제로 쓰기도 합니다.어이없죠. 이거 못하게 해야 됩니다.

  • 4. ㅇㅇ
    '17.8.12 6:20 PM (222.112.xxx.150) - 삭제된댓글

    어차피 세금으로 월급 주는데 사립 중고등 교원도 임용고사 통과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 그런 건 아니라고 해도 연줄로 교사 되고 뒷돈 오가고 지금도 그런 학교들 있다면서요.

  • 5. 사립학교
    '17.8.12 8:14 PM (182.216.xxx.79)

    사립학교 교사와 공립학교는 트랙이 다릅니다.
    사립은 임용고시를 보지 않고 채용하기 때문에 사립의 기간제를 정규직화하는 것은 임용고시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실제로 기간제교사는 사립에서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이런 주장을 하려면 사립도 임용시험을 봐야합니다.
    사립하교 교사 월급도 국민의 세금입니다.

  • 6. ...
    '21.2.14 4:41 PM (183.98.xxx.5)

    잘 읽었습니다. 문제가 많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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