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항쟁에 군인으로 폭도들 진압했다고 자랑하던 인간을 만난 적 있습니다.
그냥 저런 이야기만 하고 말았으면 그다지 기억에 남지도 않았겠지만,
이 사람은 너무나도, 몹시 잘살고 있었어요.
그것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요.
돈이 있어도 집사기 힘들다는 그 곳에 과거 귀족의 집이었다는 꽤 큰 건물을 사서,
민박집으로 바꿔 배낭여행족들 대상으로요.
그 때만해도 한인민박이 별로 없어서 인터넷 상에 꽤 유명했고,
더군다나 번듯한 저택을 민박으로 개조했으니 인기가 많았는데,
나쁜 소문도 있었죠. 그 집 주인인 중년 아저씨가 여학생들을 추행한다는.
옷갈아입는데 갑작스레 들어오질 않나,
숙박객들 모아놓고 맥주파티 하면서 취기오른 틈을 타 만진다는 얘기도 있었고.
그 집 주인 아저씨가 과거 군인이었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꽤 높은 지위였다고.
세상이 바뀌면서 (그 때 김대중 대통령이 계셨을거에요 아마),
한국에서 더이상 살기 힘들어서 외국으로 도피하듯 왔는데,
다행히 자기 상관 (누군지 짐작할만하죠)이 한 재산 챙겨줬다고.
자기 딸은 탤런트 하려다가 잘 안되어서 미국으로 갔는데,
사위가 또 어마어마한 사람이라고 자랑하고.
어린 학생들, 멋모르는 철없는 젊은이들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아주 한 치의 부끄러움도 모르고 주절주절 늘어놓더군요.
그 때 실제하는 예를 본거죠.
광주에서 그렇게 피를 묻히고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주 호의호식하며 잘사는 그 때 그 악독했던 군부 끄나풀을요.
꽤 있지 않겠습니까?
한 몫 챙기고, 무고한 시민을 학살한 것을 추억정도로 여기는 놈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