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식에게 이런 말 들으면...
우선 저는 아이 사랑하고요
저보다는 제 아이가 인간적으로 낫다고 생각해요.
남편과 저는 성격이 정 반대로 신혼초부터 이혼 얘기가
있었는데 살다보니 벌써 15년째에요.
방학이라 아이가 밤에 점점 늦게 자고 따라서 아침 기상
시간이 늦춰지더라고요.
급기야 어제는 새벽2시에 잠들었고요. (중1이에요)
딴짓한건 아니고 책 뒤적거리다가요.
오늘은 맘먹고 9시 반에 깨우기 시작했어요.
아이가 짜증이 냈지만 각오하고 더 귀찮게 했거든요.
그랬더니 엄마 내가 아빠한테 다 이를거야
엄마가 나한테 나쁘게 하면 엄마랑 이혼한다 그랬어.
이러네요.
사실 제가 아이를 잡을때 좀 엄하게 잡긴 하는데
그렇다고 계모도 아니고 솔직히 남편은 육아 안하고
거의 제가 돌보거든요.
남편은 예민해서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나 회사가면
끝이에요. 규칙적인 생활 못하면 몸이 힘들어지는 타입.
그래서 아이 태어나고도 재우는거 등등 다 제가 했고요.
예민해서 아이 까탈 부리는거 못받아줘요. 아이가
안기면 답답하고 아프다고 떼어놓고요.
그런 인간이 애한테 저런 말을 했다는게 어이가 없어요.
물론 저에게 대놓고 애때문에 사는 거라고도 얘기했구요.
육체 뿐만 아니라 갈등 상황도 싫어해서 갈등
회피 유형인데.. 그래서 아이 훈육할 일 있어도 슬그머니
빠지고 방으로 쏙 들어가죠. 그런데 제가 어렷을때
아빠가 혼낼때 엄마가 날 안도와줘서 서운했다는 얘길
한 적이 있거든요. 그랬더니 그걸 기억하고 있다가
제가 혼낼때 슬그머니 빠지고 아이에게 따로 저런 말을
한거에요. 아빠는 네 편이라는걸 강조한거죠.
아이는 깨우니까 화나서 한 말이지만. 아빠보다는
저를 더 좋아하긴 해요. 엄마니까 당연하겠죠.
여튼...이 결혼 생활에 별 기대도 없었지만
아이 잘 키우고 살림 잘하면 내 할일 다한다 생각했는데
오늘 상심이 크네요.
이이가 애기였을때 친정에서 도우미 아주머니를
보내줬거든요. 친정엄마가 못봐주셔서. 그때 그
일하는 아주머니랑 남편이랑 제 흉을 봤더라고요.
그 끝에 남편이 그 아주머니에게 그랬데요.
그래도 애 잘보는 장점 있다고.
그걸 그대로 저에게 얘기하는 인간인데요.
햐.. 그때 이혼했어야 하는데 싶어요.
아무 말씀이나 좀 해주세요.
1. ..
'17.8.10 2:16 PM (70.191.xxx.216)어차피 이혼 못하고 살꺼면서 뭘. 애가 들은 대로 얘기한거죠.
2. 아이
'17.8.10 2:23 PM (206.174.xxx.39)말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별 생각없이 말하는 게 많으니까요.
근데 애들도 단순해서 엄마의 표현 그대로 받아들여요.
엄마가 나를 혼낸 것이 나를 더 잘되게 하려 했다는 것은
나이가 들고 자식을 키워봐야 알죠.
아이는 이제 점점 머리 커지고 자기 주장이 많아질거예요.
자율적으로 할 수있는 것은 허용해주시고 매사 간섭하기보다
독립적으로 할 수있게 지켜보고 격려하는 쪽으로 하시는게
아이와 더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길이예요. 이제 시작일거예요.
특히 아이랑 심각해지기보다 유모러스하게 상황을 넘기는 것이 좋아요.
아이를 키우는게 어쩌면 지금까지 쉬웠던 거예요. 마음을 비워야 해요.3. 글 속에 답이
'17.8.10 2:23 PM (1.235.xxx.221)아이 잘 키우고 살림 잘 하면 내 할일 다 한다고 생각하신다면서요.
아이 잘 키우려다가 고약한 말도 듣는 거구..
아직 원글님이 남편에게 기대하는 게 많으신거 같아요.
그러면 앞으로도 계속 상처 받으실 거에요.
글만 봐서는 남편이 가볍고 경솔하고 비겁한 사람이란 거 알겠는데,
이런 정도로 이혼하면,자식은 아빠보다 엄마를 더 원망할 거에요.
남편이 이혼 거부하면,원글님이 소송해도 패소할 정도로,유책 사유도 없구요.
어떻게 보면 참 우울하고 절망적인 오늘이겠지만,
어떻게 보면,에이,남편이란 남자 참 변함없네,하지만 난 즐겁게 살겠어.라고 툭툭 털수도 있어요.
중딩 사춘기 애... 날뛰는 괴물망아지인 거..요새 ㅈ ㅎ 양 보면 알잖아요.
다들 그래요.
남편도 자식도 꼴보기 싫을 땐 ,그냥 밖에 나와서 맛있는 거 먹고,이쁜 카페 가서 분위기 전환도 하고,
내 부정적인 감정 잘 다스리고 오세요.
이런 날들을 나중에 돌이켜보면 -지지고볶으면서 그래도 살았었네-라고 회상하게 되겠죠.4. 그냥
'17.8.10 2:27 PM (175.208.xxx.184)기분은 불쾌하지만
별 영양가나 파워가 있는 말은 아닌거같아요
애아빠가 못난 인증한거같은데......
애가 들으면서 뭐지?했을거같은데
아직 어려서 엄마한테 써본거죠.
제 남편도 저랑 사이안좋을때 애들한테
이르듯이 그럴때가 있어요
'네 엄마가 말이야, 어쩌구 저쩌구 이런여자다 '
그런데 애들은 워낙 저를 믿고있어서
그야말로 씨도 안먹힙니다.5. .....
'17.8.10 2:32 PM (39.7.xxx.194)아이에게 섭섭한건 별로 없어요.
저도 사춘기 꽤나 요란하게 보냈고..
그런데 남편과 이 가정에 대해 회의가 든달까요.
아이도 성격이 남편과 똑같아서 야멸차고 잔정이 없어요.
질게 뻔한 게임을 영원히 해야하는 상황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