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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주말여행가는 버스안에서 있었던 서글픈 일(좀 깁니다.)

이기주의 조회수 : 4,297
작성일 : 2011-09-05 20:50:45

토요일날 신촌 아트레온 앞에서 강화도 가는 3100번, 3000번 버스 타보셨던 분들은 아실 겁니다.

 

한 시간에 한 대씩 오는 버스라 좀 일찌감치 가서 기다리지 않으면 앉아서 가기 힘들다는 것을요.

 

펜션 체크아웃 시간이 보통 3시부터 라서 신촌에서 12시반 차를 타야 대략 2시에서 2시반 쯤 온수리나 강화터미널에 도착

 

할 수 있고, 이후에 버스나 택시, 픽업한 차를 타고 시간맞춰 입실 할 수가 있기 때문에 그 시간대가 가장 사람들이 많은 편

 

이죠.

 

이 정보를 미리 입수한 저와 일행들은 12시부터 아트레온 앞에서 기다렸고, 다행히 전부 앉을 수가 있었지만, 이후 현대백

 

화점과  동교동삼거리에서 타는 사람들은 꼼짝없이 2시간 가까이를 서서 가야만 했습니다.

 

동교동삼거리에서는 한 무리의 나이많은 대학생들 같기도 하고, 사회초년생들 같기도 한 3쌍의 커플그룹이 탔는데, 그

 

중 한 명의 여자 만  제 옆자리에  앉았고, 자리를 못 잡은 나머지 2명의 여자는 버스 바닥에 그냥 신문지를 깔고 앉더라구

 

요.

 

남자들은 전부 서서 자기 여자친구가 앉아있는 좌석에 배를 기대거나 바닥에 앉아있는 여자친구의 가방을 들어주며 보호

 

(?)해 주고 있었구요.

 

저는 먼 길 가는데 서있기 힘드니까 바닥에 앉는구나, 그럴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고, 일찍  나와서 자리를 잡아서

 

다행이구나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초지대교를 건너기 전 마지막 정류장인 김포에서 일어났습니다.

 

김포 정류장에는 역시 펜션여행을 떠나는 듯한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버스 앞부분 통로가 꽉 차 있어

 

서 버스 안으로 진입하지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간 부분, 제가 앉은 좌석 쪽의 통로부터는 서 있는 세 명의 남자를 제외하고는  사람이 없어서 공간의 여유가 많

 

았는데 바닥에 두 명의 여자가 앉아 있는 탓에 사람들이 안쪽으로 들어가지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버스 창 밖에 있던 두 명의 여자 분이 막 안타까워하며 손짓으로 서 있던 세명의 남자들에게 안쪽으로 좀 들어가 달라고 손

 

짓을 하는데도 요지부동...

 

보다못한 앞 쪽에 서 있던 승객들이 자꾸 뒷 쪽을 돌아보며 웅성거리니까 그제서야 앉아있던 두  명의 여친들이 일어났는

 

데  더 웃긴 것은 일어나기만 할 뿐, 5명의 남녀가 뒷 쪽으로 땡겨서 들어가지를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기만 하는 것

 

이었습니다.  

 

마지못해 제스처만 취할 뿐 실제로 자리를 비켜줄 마음은 없는 행동인 것이 뻔히 눈에 보였습니다.

 

그 5명 바로 앞부분의 서 있던 또 한 쌍의 커플이 5명에게는 등을 돌린 채 서로 마주보고 서서 움직이기는 커녕 아예 뒷쪽

 

으로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고, 뒤에 온 버스도 빵빵 거려서 그런지 어떻게든 버스에 탑승하려고 시도하던 일행들이 포기를 하며

 

돌아섰고 그제서야 버스는 문을 닫고 출발을 하였습니다.

 

버스가 출발을 하자 서 있던 여자들은 바로 다시 바닥에 앉았고, 한 명의 남친은 웃으며 잠깐 서  있었던 여친의 노고(?)를

 

치하해 주었으며 다른 한명의 남친은 자기 여친에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아까 그 사람들 참 웃긴다. 한 시간만 기다렸다 다음 버스 타면되지 굳이 이 버스를 탈려고 그러냐"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 5분 정도의 해프닝이 진행되는 동안 저를 포함한 버스 승객들은  쳐다보며 수근거리기만 했지 그 5명의 남녀들

 

에게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사람들 좀 타게 뒤로 들어가 달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럴 때는 버스기사 아저씨가 뒤를 돌아보며 뒤에 사람들 좀 들어가라고 고함을 쳤어야 하는데 기사아저씨도 내내 침묵이

 

었습니다.

 

정말 몰라서 그런 것인지, 늘상 있는 일이라서 체념하고 방관을 하신 건지...

 

무엇보다도 가장 화가  나는 것은, 그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들도 타게 좀 뒤로 들어가 주세요!"라

 

는 한마디를 못하고 꿀먹은 벙어리처럼 앉아있던 제 자신이었습니다.

 

비겁한 변명이지만 저 혼자만 있는 것도 아닌데 괜히 그 사람들과 트러블나고 큰 소리나서 오랜만에 주말여행 가는 기분

 

망치고 싶지 않았고, 저는 편하게 앉아서 가면서 힘들게 서 있는 사람들에게 사람들에게 더 불편해지게 자리를 좁히라는

 

말을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아마 버스에 타고있던 다른 승객들도 비슷한 마음이었을 겁니다.

 

아주 짧은 순간, 바닥에 앉아있던 여자에게 제 자리를 양보하고 제가 일어서면서 다 같이 자리 좀 좁히자고 큰소리를 쳐

 

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그런 싸가지들에게 내 자리를 내주기가 싫었고, 너무 오지랍 넓게 나서면서 잘난 척 하는 것

 

같아서 금새 맘을 고쳐먹었습니다.

 

쓸데없이 거창하지만, 내가 내 것을 포기하는 자기희생이 있어야지만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저는 그 경지에 이르려면 한 참 멀었다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이 후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그 5명의 남녀가 어찌나 보기가 싫었는지 모릅니다.

 

모두 다 친구인 듯 한 세커플 중 한 쌍의 남녀가  눈에 띄게 예쁘고 잘 생긴 선남선녀 커플이었는데, 그 일이 있은 후에

 

그들을 보니 너무나도 추해 보여서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습니다.

 

그 두 명을 포함한 나머지 커플들이 전부 다 개념도 없고 배려도 없는 육식동물, 단세포 생물들 처럼 보였습니다.

 

바닥에 앉아있던 두 명의 여친들은  자기를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하고 배려해 준 남친들이 참 고맙고 사랑스러웠을 겁니

 

다.

 

지금 당장은 사랑(?)에 눈이 멀어 뵈는 것이 없다고 해도, 타인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배려심과 도덕심도 없는 이들이 서로

 

를 진정으로 배려하고 도와줄 수가 있을까요?

 

화창하고 아름다운 초가을의 토요일 오후, 비싼 돈 주고 예약한 펜션에 제 시간에 입실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

 

음이야 다 똑같을 것입니다.

 

자기들만 잠깐  좀 더 편안하게 가겠다고 다른 사람들이 버스에 오르지 못하도록 막아 선 한 무리의  젊은 남녀들에게서 지

 

금 우리사회에 만연한 이기주의의 극치를 보았으며, 그런 그들을 보고도 자기들 일이 아니라고, 행여 트러블이라도 생겨서

 

주말 기분이 상할까봐 아무말도 하지못한 나머지 승객들에게서 방관주의의 극치를 보았습니다. 

 

누구보다도 혐오스러운 존재는 그들을 가끔씩 노려보기만 하면서  편하게 앉은 채로 아이팟에 저장된 음악을 들으며 바깥

 

경치를 구경하던 제 자신 이었습니다...

IP : 211.61.xxx.21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9.5 8:56 PM (1.245.xxx.116)

    음...
    이기주의의 극치네요...
    제가 만약 버스에타고 앉아 있었다면 어쨌을까..생각해보았는데
    원글님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듯 합니다
    음...
    그냥 저희애들 잘 키워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양보와 배려를 가르치며...

  • 2. 공감
    '11.9.5 9:02 PM (118.36.xxx.104)

    나서지 못했던 그 마음, 이해해요. 저같아도 그랬을 것 같네요.
    결국 차에 타지 못하고 한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그 사람들 얼마나 화가 났을지...
    이기적인 세 커플들, 그런 심성으로 여행 가서 아마 대박 싸웠을 거예요! 흥!

  • 3. ..
    '11.9.5 9:03 PM (125.152.xxx.254)

    원글님이 거기서 뭐라고 했으면.... 개념도 없고 배려도 없는 육식동물, 단세포 생물.....들이 원글님 가만히

    안 뒀을 것 같고...9시 뉴스에 나왔을 것 같아요.

    그냥 잊어버리세요.

    이기적인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지......사회가 점점 각박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 지는 것도 문제네요.

    초지대교만 건너면......바로 강화인데......조금만 양보해 주면 그 사람들도 빠른 시간내에 강화도 갈 수 있었

    을 텐데..........ㅉㅉㅉ

  • 4. ..
    '11.9.5 9:03 PM (211.208.xxx.22)

    저는 그런 경우 제가 타고있는 사람일 경우는 솔선수범 밀면서 들어가요.
    제가 타는 경우 (ㅎㅎ) 문에 올라타서 목청껏(이 부분 밑줄) 외칩니다.
    "같이 갑시다" -> 대개 가만히들 있어요.
    "같이 가요! 뒤로 조금씩만 들어가주세요" -> 조금씩 움직이는 시늉. 여전히 공간은 안 남.
    "같이 가요!!! 조금만 들어가주세요. 부탁드려요!!!!!!!!" -> 조금 더 많이 움직임. 공간 남.
    세 번 이상 외치면 움직여집디다.

    이때 목소리가 여성스러운 카랑카랑한 목소리이면 좀 효과가 떨어져요.
    배 아랫에 힘을 딱 넣고 아랫배에서 울려나오는 소리로 중성적 이미지랄까? 통크게 목청을 쫙 뽑아 외쳐야돼요. 이게 그... 대학교때 학생운동하면서 배운건데요. 여자가 크게 외치면 의외로 주목이 되요. 그런데 소리치는 방식이 있다는 거지요..

    쩝. 나도 좀 주책인가봐요.
    걍 님 글 읽다가(그거 뭘 그리 길게 쓰세요. 간단한 얘긴데..), 댓글까지 보고는 저도 달아봅니다.
    다음에 한 번 해보실래요?

  • 5. 소리지를것도
    '11.9.5 9:14 PM (112.169.xxx.27)

    없어요,그냥 눈 똑바로 뜨고 뒤로 좀 들어가주세요,앞에 안보이세요??
    라고 한마디만 하시면 됩니다,
    저런 사람들은 자기 잘못을 알기때문에 눈만 바로 보면 바로 꼬리 내려요.
    그래도 지 잘났다고 덤비면 다른 분들도 한마디 정도는 거들어 줍니다
    그러니 남탓 하지 마시고 바로 한마디 하ㅅ세요

  • 6. 마음 가득
    '11.9.5 9:30 PM (175.114.xxx.13)

    공감합니다. 같이 사는 사람들이 무서운 사회..
    이래서 우울증 환자들도 자꾸 생기는 거 아닌가 합니다.
    나 하나 아무 문제 없는 삶일지라도 저런 사람들 틈에 끼여 산다는 건 참 사람을 돌아버리게 하지요.

  • 7. 앱등이볶음
    '11.9.5 9:35 PM (61.33.xxx.42)

    좋은 글입니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 잘 짜여져 있어 '협찬 $$$에서 도서상품권 문화상품권을 상품으로 드립니다' 라는 말이 저절로 흘러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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