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갱년기와 사춘기

처음 조회수 : 2,033
작성일 : 2017-08-06 12:18:26
주말 내내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준희와 할머니 관련 글을 읽으니 맘이 심란하네요.

1.
얼마전 울언니가 갱년기 때문에 힘들다고 하니
80대중반이신 울엄니가 자기네 때(세대)에는 
갱년기라는 말이 아예 없었다고 하시더라구요.  

폐경기의 호르몬 변화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그런 증상도 없었고 그런걸 문제로 언급한 이름도 없었다는 거지요.

우선, 그 시대에는 살기 힘들어서 그랬을 수가 있었겠지요. 
30년대생이면 조국 근대화 기치가 가열찼던 70-80년대에 
중년이 되고 갱년기를 맞이하셨을테니까요. 

또한, 개인화가 진척된 오늘날처럼 
남녀노소 모두 자신에게만 몰두하는 상황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척들 이웃들 관계로 인생이 꾸려지던 시기니까
자신의 몸이나 감정에 대해 더 예민하게 신경을 쓰거나 
감각을 발달시켜 관찰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지요.

2.
게시판에 계속 올라오는 준희의 사춘기 이야길를 보니
사춘기도 일종의 문화 현상이라는 사실이,
그러니까 사회마다 시대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그 사회의 다른 요인들, 가족관계나 교육문제 가치관과 도덕 등과 
맞물려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네요.
이 문제는 이미 1930년대에 미국의 대중적인 인류학자 마가렛미드가 
사모아의 청소년기에 대해 이미 책으로 낸 바도 있지만요...

그러니까 사춘기라서 그래라고 하는 것으로 문제가 설명되지는 않지요. 
오히려 오늘날 한국의 사춘기가 왜 이런지에 대해,  
좀 더 따져보고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3.
특히 여자아이들의 중2병이 요즘에는 더 무서워졌고
그 이면에는 한국사회에서 여자의 젊음(실은 어림?)과 섹시함이 
상업적으로만 잘팔리는 가치로 더 칭송되고 있다는 문제가 있지요.
이번에 준희와 할머니 사이에서도 아이돌학교가 이슈가 되었지요.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어머니역할과 모성에 대한 반성이 필요해보여요. 
준희 할머니의 어머니 역할에 대해 찬반 의견이 분분한데
다 너 잘되라고 그랬다는 마음과 동기를 십분 이해하더라도 
그런 마음이 본능이고 자연스러운 모성이라고 전제하고 받아들일 수는 없겠지요.
 
한국의 어머니들(여기서는 준희 할머니)이 아이와 자신을 분리하지 못하고
나아가 자신의 행불행과 자기 인생의 성취나 실패를 투영하면서
심리적 압박을 주고 통제하는 것, 
이것이 본능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퉁쳐서는 안되겠지요.

한국 사회에서 한 세대 만에 여성의 법적 지위나 대우는 나아졌지만
세상은 그보다 더 빨리 변하는지라, 여성들은 더욱 더, 
노인으로, 중년으로 청소녀로 제각각의 인생단계에서 
새롭고 복잡한 인생 문제에 계속해서 직면하게 되네요. 
우리 모두 각자의 도전을 받아들이면서 계속 살아가야겠지요.  

  





 
IP : 14.39.xxx.3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33
    '17.8.6 12:21 PM (175.209.xxx.151)

    아이에게 너무 기대지 말고 내인생열심히 살아야 해요.아이가 부담감을 느끼니까

  • 2. ..
    '17.8.6 12:27 PM (124.51.xxx.87) - 삭제된댓글

    오늘날 한국의 사춘기가 왜 이런지에 대해 따져보고 돌아보아야 한다는 글에 공감합니다
    중2병이란 말이 언제부터인가 당연시하듯 쓰이기 시작했는데, 분명 사회적 요인이 있겠죠
    그 부분에 대해 누군가 사회학적으로 분석해서 명쾌하게 책으로 묶어내주면 좋겠네요
    현재의 사회현상을 날카롭게 분석해줄수 있는 저자가 있다면 출판사에서 기획해보는 것도 의미있겠어요

  • 3. ..
    '17.8.6 12:38 PM (121.129.xxx.66)

    굉장히 공감가는 글이예요.
    이렇게 정리는 못햇었지만 저도 세대별로 겪는 문화와 의식차이가 와닿아요.
    그런데 뭔가 또 바뀌지 않고 세습된 부모역할이 나아지질 않고 반복되는 느낌.

  • 4.
    '17.8.6 2:16 PM (49.167.xxx.131)

    사춘기도 예전엔 엄마랑 좀 싸우고 낙옆굴러가는것만 봐ᆞ 눈물흘린다고 했잖아요. 요즘 애들이 사춘기가 심하고 엄마들도 갱년기가 예전보다 힘들어진듯 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16253 명박그네정권하에 방송국직원이라면?? 4 Mbc 2017/08/07 567
716252 냉장고..냉동실이 아래 달리고 냉장실 위에 달린거 편할까요? 4 냉장고 2017/08/07 2,413
716251 펌) 중국내전의 가능성 7 드루킹 2017/08/07 3,493
716250 광주의 극장 풍경.. 27 광주 2017/08/07 6,439
716249 혼자 계신 친정엄마 모시고 사는 거요.. 20 ㅇㅇ 2017/08/07 11,104
716248 아닉구딸 쁘띠쉐리 향기 왜 이래요 3 2017/08/07 2,242
716247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왜 그런걸까요 33 /// 2017/08/07 8,082
716246 부모님 돌아가신 후에, 2 궁금. 2017/08/07 2,834
716245 대표적인 흑인 미남으로는 누굴 꼽을 수 있나요? 33 흑인 2017/08/07 5,405
716244 더운날씨에 중노동하는 느낌이에요.. 4 ㅇㅇ 2017/08/07 2,132
716243 밖에 달좀 보세요 5 .... 2017/08/07 1,976
716242 말 많은 건 어떻게 고쳐요?? 제가 그래요 ㅠㅠ 9 akrh 2017/08/07 2,741
716241 번들거리는거 싫은 피부 ...썬크림 추천해주셔요~~~ 2 음음 2017/08/07 1,421
716240 좋아하는 것 티가 나나요? 1 tytuty.. 2017/08/07 2,031
716239 방배동 동덕여고 부근에 무지개 아파트 있지 않았나요? 4 옛날에 2017/08/07 2,846
716238 샌프란시스코와 LA 잘아시는분.. 12 로사 2017/08/07 2,633
716237 생리중 신체 현상이 나이들면서 바뀌기도 하나요? 4 엄마 2017/08/07 1,684
716236 이런 크로스백 어떤가요? 3 .. 2017/08/07 1,616
716235 콩나물 한 번만 물에 씻어도 15 .... 2017/08/07 8,184
716234 일주일뒤면 이사가는데요 좁은집이 우울해요... 41 2017/08/07 8,864
716233 쇼핑몰 자켓가격이 하루사이에 두배로 올랐어요 2 ... 2017/08/07 1,693
716232 시부모님 농사일 도와드리나요? 2 40후반 2017/08/07 1,735
716231 근데 우리나라에서 여자는 원래 살림도 하고 일도 하는 존재였어요.. 11 2017/08/07 3,542
716230 소모임에서 자기차 가져오는 사람 배려 17 2017/08/07 4,488
716229 선화예고 2학년 남학생인데 근육이 장난아니네요 1 서연 꺼져 .. 2017/08/07 2,7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