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인 나는 엄마랑 같이 산다.
엄마집에 얹혀사는게 아니라 내집에 엄마를 모시고 산다.
이건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형제들에게 생활비를 받거나 그런건 아니고,
아들들은 엄마에게 용돈을
딸들은 마늘이나 고추, 김치(농사짓는건 아니고) 등을 살때 조금 더 사서 보내준다.
또 나름 막내로 자라서 외식을 하거나 하면 나더러 돈내라는 사람은 없다.
알아서들 내 윗사람들이 내고...
난 조카들에게 명절이나 입학졸업이나 생일에는 용돈을 챙겨주고
가족들 생일은 선물을 하던지 밥값을 내던지 하고 살았다.
근데...
조카들이 클수록 내가 눈치를 본다.
다른 형제들 집에서 김치나 뭐 다른거 차에 막 실어줄때,
아님 밖에서 외식을 할때, 내가 그 녀석들 눈치를 본다.
왜 보는지 잘 모르겠는데... 애들 눈치가 보인다.
어린 조카들 말고 평균 고등학생 이상인 녀석들의 아무렇지 않은듯
툭 던지는 한마디가 날 눈치보게 만든다.
가족들은 항상 날 애틋하게 생각하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아마도 엄마를 모시고 살기 때문에...
그래서 난 가족들이 뭘 챙겨주는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받아왔다.
뭐 내엄마만 되는건가? 자기들도 낳았으니까... 하는 유치한 발상으로~
어제는 언니가 더운데 엄마 좋아하는 냉면이나 먹으러 가자고 해서 만났는데
계산하는 언니에게 조카녀석이 왜 맨날 엄마가 내냐고 묻는다.
완전 뻘쭘... 언니가 막 뭐라고 했다.
근데 그 녀석은 진심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으로 다시 말한다.
엄마가 저번에 냈으면, 이번엔 이모가 내야하는게 맞지?
라고 말하자, 언니가 이렇게 말했다.
야, 내가 내동생, 내엄마 밥사주는데 왜 니가 간섭이야!!
나오면서 언니한테 소심하게 말한다.
언니~ 나중에 쟤가 커서 밥사준다고 하면 나 절대 부르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