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어느 분이 올려놓은 영상을 보고
알쓸신잡에 관한 워딩만 기록해봅니다.
# 알쓸신잡을 하게 된 이유.
3월에 나 PD가 찾아와 기획에 대한 브리핑을 했는데, 이렇게 말해줬음.
"5월쯤엔 정권이 바뀔 테고 (문 대통령 당선을 확신했음!) 그러면 미디어 환경이 변하고,
방송에 대한 대중의 요구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이 기획은 많은 호응을 받을 만한 아이템임."
그러나 내가 출연하는 건 망설여져서 몇 번이나 사양했지만, 자꾸 찾아왔음.
생각해보니, 우리 사회가 양극화가 심한 사회이고, 각자 접하는 미디어의 양극화 역시 심함.
팟캐스트와 방송 시장의 간극이 크고, 독서량이 많은 사람과 안 그런 사람과의 간극도 큰데,
그 사이를 메꾸는 작업이라면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1. 대본이 없을 것
2. 이야기의 흐름에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할 것
3.출연진의 토크 흐름을 가지고 편집 정도만 할 것 등을 요구하면서
뭐, 내가 안 하면 프로 자체를 엎을 수밖에 없다는 요청이 있고 해서 ㅋㅎ 한번 해보자~ 결심하게 되었음.
사실 지적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술자리에서 나누는 대화는 혼자 듣기엔 아까운 내용들이 많은 터라,
지식의 대중화와 개인의 정보 격차의 해소에 도움이 되리라고 판단해 결정했음.
TV에 외국 여행 프로가 많고, SNS를 통해서도 여행기가 많이 올라오지만
자신이 간 장소의 맥락을 모르고 사진만 찍고 다녀오는 경우가 태반임.
그런 여행의 문제점은 우리 것도 모른 채 남의 것을 보러가기 때문이라 생각하기에
국내여행을 제대로 해볼 필요성을 강조했음.
(그랬더니 양정우 피디가 시즌제로 국내여행으로만 10 년은 울궈먹을 수 있다고 동의했음.ㅋ)
여성 피디와 여성 출연진만으로 구성된 여탕 알쓸신잡도 권했음.
그러면 남탕 알쓸신잡과는 다른 시각/ 감정/ 정서가 나올 거라고 확신함.
제작진에선 그 버전을 좀 조심스러워는 분위기이나 시즌이 계속된다면 실현되리라고 봄.
# 시즌 2는 언제쯤 가능한가?
제작진에서는 같은 멤버로 하기를 바라는데,
정재승은 학기 중이고, 김영하는 '살인자의 기억법'이 영화화되면서 바쁘고, 황교익은 강연이 많아서 역시 바쁘고,
나도 올해 연말까지 나와야 하는 책이 있고, 내년에도 출판예약이 되어 있는 책이 있어서 시간 조절하기가 어려움.
아마 한달 후쯤에나 하게될지, 그 멤버 그대로 갈지가 결정이 날 것 같음.
여러 변주가 가능한 프로그램이고,
우리 삶의 의미와 올바른 삶의 태도에 관해 얘기해볼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좋은 아이템 프로라 생각함.
이후에 내가 출연 안 하더라도, 세상의 많은 인재들이 참여해 의미를 만들어줄 것임.
# 정 박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28개의 광고 요청이 있었다고 밝힌 걸 말씀하며
자신도 그 정도의 광고 프로포즈를 받았노라 깨알 자랑하심.
다른 출연자도 마찬가지일 건데, 연예인 유희열을 제외하곤 모두 지식을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
광고 출연은 사양하는 자세가 암묵적으로 형성되어 있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