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전에 오마이뉴스에 실린 안철수의 인터뷰를 읽기 전에는
그의 출마가 거의 확정적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거의 출마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사실 그의 주변인들의 말만 무성했지
정작 본인의 말은 별로 없었습니다.
뭐 서울시장직은 한 개인이 변화시킬 수 있는 게 많아 출마할 욕심이 나지마,
대통령직은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출마를 전혀 생각치 않고 있다는 취지의 말이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출마여부는 이번 주말이나 추석을 넘겨서 발표할 거라 했습니다.
그런데
주말을 넘기면서 생각이 바뀐 듯 하네요.
첫째,
빠른 시일내에 박원순씨와 만나서 (그의 출마가 확고하다면 자신이 출마하지 않을 거란 뉘앙스를 풍깁니다.)
자신의 출마여부는 박원순씨의 출마여부에 달려있는 걸로 바뀝니다.
그리고 박원순씨가 출마하지 않아 자신이 출마하더라도 범야권후보단일화에 참가할 수 있다는 걸로도 바뀝니다.
그동안 야권후보단일화에 관해선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 없었고 윤여준인가 박경철이 한 말이 전부였기에
이 부분에 대해선 안철수의 생각이 바뀐 것인지 아닌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둘째,
안철수는 박원순씨와 대화한 후 자신의 출마여부를 이번 주 중반에 발표할 거라고, 즉, 자신의 결정을 보다 빨리 알리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가진 것 같지는 않고, 돌아가는 상황에 맞춰 약간씩 변신하고 있어 보입니다.
충분히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켰고, 박원순씨에게 양보하게 된다면,
다음 번에는 (예를 들어, 대선후보 결정 같은 것 말이죠) 범민주개혁진보세력으로부터 받을 게 생깁니다.
자신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게 되지요.
저는
안철수원장이 출마할 듯 하다가 결국 출마하지 않는다면
그의 의도는
자신의 존재감 부각과 몸값 인상 그리고 채권자 입장이 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고,
만일 그가 (범야권의) 많은 반대에도 출마를 강행한다면,
그의 목표가
자신보다 오른쪽에 가 있는 오세훈, 그리고 자신보다 왼쪽에 가 있는 박원순을 물리치고
대권을 잡기 위한 행보라 읽었습니다.
오마이뉴스에 실린 그의 말을 들어보면 확실히 전자일 것 같습니다.
박원순 변호사가 출마하면 자신은 출마를 접을 것이고, 박원순 변호사가 출마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출마할 거라는 겁니다.
그런데 박변호사는 나이가 자신보다 많아, 그에게 기회를 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도 정확히 판단하고 있는 것처럼 양보해서 얻을 게 더 많으니까요.
양보하지 않으면, 우선 당선도 (비록 몇몇 여론조사에서는 여야 그리고 안철수의 3자 대결에서도 안철수씨의 승리가능성이 높다고 하지만 -- 이게 친한날당 국민일보에서 의뢰한 여론조사라는 점 참고해야 함) 확실하지 않지만, 그가 한날당의 옷을 상당히 빌려입지 않는 한 서울시장 자리가 그가 올라갈 수 있는 최상위직일 겁니다.
대선전에선 야권민주개혁진보진영의 지지를 받을 수 없으니까요.
자기 고집으로 범야권의 후보인 박원순씨를 정치적으로 죽여놨고,
자기 고집으로 야권후보단일화 요구를 거부한 독단적인 인물로 각인될 것이며,
만일 한날당에 어부지리승을 안겨 주면, 한날당 사람들과 가까워지지 않는 한,
그의 정치적 야망은 끝나버리니까요.
박원순, 안철수 두 사람 중 한 사람만 출마하지
두 사람 모두가 출마하지는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안철수씨가 출마하지 않는다면 박원순씨를 크게 도와주는 거라 봅니다.
중요한 건, 안철수씨가 출마하지 않더라도, 적극적으로 범야권후보가 (그 사람이 누가 되든) 당선되도록
적극적으로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며 도와줘야 한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