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도리스 래싱 책 추천해주신 분 감사해요.

d 조회수 : 1,752
작성일 : 2017-08-01 22:39:06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니라 이런 작가가 존재하는 지 조차 몰랐던 사람이에요.
얼마전에 이혼하고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살다가 
어제 올라간 글을 보고 바로 이북으로 주문해서 읽었어요. 

시대적 배경이나 인종 모든 것이 저와 전혀 다른데 
어쩌면 이러 비슷할까 놀라며 빠져들어 3시간만에 완독했습니다. 

남의 눈에 어떻게 보일 지 생각하며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진정 원하는 지 조금의 고찰도 없이
나도 나를 모르고 상대방도 자신을 모르는 상태에서 
어리석은 아이처럼 결혼했던 
저의 과거를 제 3자의 느낌으로 보는 것 같았어요.

나라는 사람이 정말 단단하지 못했구나 
결혼하기전 이 책을 읽었더라면 지금의 내 삶은 조금 달랐을까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정신 이상자였던 시어머니와 그 집을 떠나고자 이혼소송을 걸고 
마무리 된지 이제 5달정도 되어가요.
하루하루 지날 수록 
떠나려고 결심했을 때의 굳은 다짐과 미래에 대한 핑크빛 희망이 많이 옅어지고 
내가 실수한 걸까 저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조금씩 후회가 스멀스멀 올라오던 차였어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그 감옥을 깨고 나오지 않았다면 
도망갔다 다시 돌아온 메리가 맞이하는 최후처럼
내 인생도 그렇게 망가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제 어깨를 쓰다듬어 주었어요. 

고마워요! 
가끔 날카로운 댓글 무서운 글들도 올라오는 이 곳이지만
때로 이렇게 좋은 글들로 내 마음을 보듬어 주는 이 곳이 저는 참 소중합니다. 

아직 안읽으신 분들 꼭 읽어보세요. 

아마 제 상황에 빗대어 읽어서 더 그렇겠지만 
소설을 읽으며 이렇게 깊은 울림이 오는 건 처음이네요. 

감사합니다. 
IP : 223.62.xxx.68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8.1 10:54 PM (110.15.xxx.56)

    책이 위로가 될 때가 있죠.
    도리스레싱 작가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읽어 본 적이 없네요.
    제목이 뭔지 궁금합니다

  • 2.
    '17.8.1 10:55 PM (14.138.xxx.96)

    하셨어요 당시 영국 생활상에 애 생각하라고 돌아가라는 부모도 많았답니다 이혼도 맘대로 못 하니 우울증에 시달리다 투신하기도 하고...
    무사히 끝나셨다면 터널을 지나오신거죠

  • 3. 올온
    '17.8.1 10:57 PM (175.197.xxx.46)

    풀잎을 노래하다 읽으신 건가 봐요. 저도 다섯째 아이 읽고 충격받은 후 그 분의 소설을 좀더 찾아 읽게 됐어요. 저도 풀잎을 노래하다 감명 깊게 읽었답니다. 괜히 노벨상 수상 작가가 아니더라구요.

  • 4. 책이름
    '17.8.1 10:58 PM (121.186.xxx.158)

    풀잎은 노래한다. 인거 같은데요.

  • 5. 전에
    '17.8.1 11:03 PM (223.62.xxx.67)

    이혼한 친구한테 권했던 책이에요 읽고나서 먼저 읽었으면 그런 결혼하지않았을까라고 저한테 묻길래 아니라했어요 그 결혼이 레싱의 책을 더 절절하게 읽게 한 거죠 미리 읽었다면 조금 더 숙고했겠지만...
    그래도 제 친구도 여주보다 나은 결과였다 생각해요

  • 6. 꽁이 엄마
    '17.8.1 11:11 PM (183.103.xxx.123)

    Grass is singing 읽으셨나 봅니다
    도리스 레싱의 가장 대표적인 소설이죠. 그녀의 불행했던 삶이 고스란히 녹여져 있는 책이고 레싱은 노벨문학상도 받았습니다.

    이 소설은 대학원생들(영문학과 계통)의 수업에 교과서로도 많이 쓰이는 책입니다.

  • 7. 따라쟁이
    '17.8.1 11:12 PM (221.145.xxx.83)

    도리스 래싱 책 (풀잎은 노래하다, 다섯째 아이)... 저도 읽어봐야겠네요.

  • 8. 저예용 ^^
    '17.8.1 11:37 PM (175.223.xxx.208)

    어머낫 도움되셨다니 너무 기쁘네요!
    원글님 마음 잡아드리려고 그날 제가 글 쓰게 되었나봐요
    이제 아픈 과거 떠나보내시고 행복한 생기있는 나날들 맞이하게되길 바랄께요
    원글님의 아름다운 자아를 위하여..
    항상 화이팅입니다!

  • 9. 놀지말자
    '17.8.2 12:55 AM (182.222.xxx.108)

    참고할게요^^

  • 10. ...
    '17.8.2 9:11 AM (121.140.xxx.100)

    어멋 저 어제 도서관에서 빌려읽고
    댓글에 미혼여성들에게 책을 권한다던 분께 감사글을 올릴까 말까 생각했었는데 이글을 보니 반갑네요
    읽는 내내 내 신경을 긁는 묘사에 원글님 말씀대로 시대도 인종도 다른데 어떻게 지금 내가 느끼는걸 작가가 썼을까 감탄했어요
    그런데 궁금한게 흑인노예와 주인공은 관계를 가진거예요 아니면 정신적으로만 속박을 받은건가요
    관계가졌다고는 안나오는데 흑인의 육체를 묘사하는데 공을 들이고 뭔가 야릇해서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47792 카톡관련 질문 2 ..... 2017/11/14 866
747791 82님들 현명한 처세술 좀 조언 부탁드려요. 30 조언구해요 2017/11/14 5,345
747790 위선종 제거 인천 2017/11/14 1,150
747789 먹는게 자제가 안되요 ㅠㅠ 7 bb 2017/11/14 2,335
747788 영어로 진상을 6 00 2017/11/14 1,729
747787 이국종 교수님 12 ㅌㅌ 2017/11/14 3,634
747786 급여작은 미혼여성 금리높은 통장 추천등 부탁드려요... 4 감사합니다 2017/11/14 1,738
747785 남자들 동남아 단체여행가는거... 7 ... 2017/11/14 2,454
747784 김장철이긴 한가봐요 2 00 2017/11/14 1,726
747783 찐 마늘이 초록으로 변했는데 먹어도 될까요? 4 땅지맘 2017/11/14 1,364
747782 전세계에 같은민족 인접하면서 사이좋은 국가 있나요? 1 333 2017/11/14 751
747781 패딩 좀 골라주세요..투표 부탁드려요~ 4 흠... 2017/11/14 1,331
747780 이 뉴스 보니 불가리아 할머니의 예언이 맞을 거 같기도해요. 14 진짜일까 2017/11/14 7,613
747779 첨으로 감말랭이 만들고 있는데요~ 4 롱타임 2017/11/14 1,269
747778 뇌파로 사람도 세뇌 당하는 날이 오겠네요 5 ... 2017/11/14 1,055
747777 '박정희 동상' 김영원 조각가 "난 보수, 진보 아닌 .. 14 샬랄라 2017/11/14 2,075
747776 풋 하고 웃는 사람 6 1ㅇㅇ 2017/11/14 1,865
747775 대학생 딸아이 자취방 년세라는데요 9 질문 2017/11/14 4,470
747774 회사 급여가 자꾸 입금자명 다르게 들어오는데.. 3 ㅇㅇ 2017/11/14 2,333
747773 강아지 어떻게 살빼야 할까요? 7 유유 2017/11/14 1,231
747772 패딩 매장에서 입어보고 좌절 ㅠㅠ 11 곰돌이 2017/11/14 6,059
747771 19개월 딸, 넘 말도 잘듣고 소통도 잘되고 예뻐 미치겠어요~ 25 아기엄마 2017/11/14 4,407
747770 슈링크,스컬트라 경험자 분 조언 절실요~~ 시술 무경험.. 2017/11/14 2,284
747769 이거 참 맛있어서 중독되네요 8 십키로빼야해.. 2017/11/14 3,294
747768 외동으로 크신분들 지금 외로우신가요? 20 Mnm 2017/11/14 6,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