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도리스 래싱 책 추천해주신 분 감사해요.

d 조회수 : 1,707
작성일 : 2017-08-01 22:39:06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니라 이런 작가가 존재하는 지 조차 몰랐던 사람이에요.
얼마전에 이혼하고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살다가 
어제 올라간 글을 보고 바로 이북으로 주문해서 읽었어요. 

시대적 배경이나 인종 모든 것이 저와 전혀 다른데 
어쩌면 이러 비슷할까 놀라며 빠져들어 3시간만에 완독했습니다. 

남의 눈에 어떻게 보일 지 생각하며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진정 원하는 지 조금의 고찰도 없이
나도 나를 모르고 상대방도 자신을 모르는 상태에서 
어리석은 아이처럼 결혼했던 
저의 과거를 제 3자의 느낌으로 보는 것 같았어요.

나라는 사람이 정말 단단하지 못했구나 
결혼하기전 이 책을 읽었더라면 지금의 내 삶은 조금 달랐을까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정신 이상자였던 시어머니와 그 집을 떠나고자 이혼소송을 걸고 
마무리 된지 이제 5달정도 되어가요.
하루하루 지날 수록 
떠나려고 결심했을 때의 굳은 다짐과 미래에 대한 핑크빛 희망이 많이 옅어지고 
내가 실수한 걸까 저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조금씩 후회가 스멀스멀 올라오던 차였어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그 감옥을 깨고 나오지 않았다면 
도망갔다 다시 돌아온 메리가 맞이하는 최후처럼
내 인생도 그렇게 망가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제 어깨를 쓰다듬어 주었어요. 

고마워요! 
가끔 날카로운 댓글 무서운 글들도 올라오는 이 곳이지만
때로 이렇게 좋은 글들로 내 마음을 보듬어 주는 이 곳이 저는 참 소중합니다. 

아직 안읽으신 분들 꼭 읽어보세요. 

아마 제 상황에 빗대어 읽어서 더 그렇겠지만 
소설을 읽으며 이렇게 깊은 울림이 오는 건 처음이네요. 

감사합니다. 
IP : 223.62.xxx.68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8.1 10:54 PM (110.15.xxx.56)

    책이 위로가 될 때가 있죠.
    도리스레싱 작가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읽어 본 적이 없네요.
    제목이 뭔지 궁금합니다

  • 2.
    '17.8.1 10:55 PM (14.138.xxx.96)

    하셨어요 당시 영국 생활상에 애 생각하라고 돌아가라는 부모도 많았답니다 이혼도 맘대로 못 하니 우울증에 시달리다 투신하기도 하고...
    무사히 끝나셨다면 터널을 지나오신거죠

  • 3. 올온
    '17.8.1 10:57 PM (175.197.xxx.46)

    풀잎을 노래하다 읽으신 건가 봐요. 저도 다섯째 아이 읽고 충격받은 후 그 분의 소설을 좀더 찾아 읽게 됐어요. 저도 풀잎을 노래하다 감명 깊게 읽었답니다. 괜히 노벨상 수상 작가가 아니더라구요.

  • 4. 책이름
    '17.8.1 10:58 PM (121.186.xxx.158)

    풀잎은 노래한다. 인거 같은데요.

  • 5. 전에
    '17.8.1 11:03 PM (223.62.xxx.67)

    이혼한 친구한테 권했던 책이에요 읽고나서 먼저 읽었으면 그런 결혼하지않았을까라고 저한테 묻길래 아니라했어요 그 결혼이 레싱의 책을 더 절절하게 읽게 한 거죠 미리 읽었다면 조금 더 숙고했겠지만...
    그래도 제 친구도 여주보다 나은 결과였다 생각해요

  • 6. 꽁이 엄마
    '17.8.1 11:11 PM (183.103.xxx.123)

    Grass is singing 읽으셨나 봅니다
    도리스 레싱의 가장 대표적인 소설이죠. 그녀의 불행했던 삶이 고스란히 녹여져 있는 책이고 레싱은 노벨문학상도 받았습니다.

    이 소설은 대학원생들(영문학과 계통)의 수업에 교과서로도 많이 쓰이는 책입니다.

  • 7. 따라쟁이
    '17.8.1 11:12 PM (221.145.xxx.83)

    도리스 래싱 책 (풀잎은 노래하다, 다섯째 아이)... 저도 읽어봐야겠네요.

  • 8. 저예용 ^^
    '17.8.1 11:37 PM (175.223.xxx.208)

    어머낫 도움되셨다니 너무 기쁘네요!
    원글님 마음 잡아드리려고 그날 제가 글 쓰게 되었나봐요
    이제 아픈 과거 떠나보내시고 행복한 생기있는 나날들 맞이하게되길 바랄께요
    원글님의 아름다운 자아를 위하여..
    항상 화이팅입니다!

  • 9. 놀지말자
    '17.8.2 12:55 AM (182.222.xxx.108)

    참고할게요^^

  • 10. ...
    '17.8.2 9:11 AM (121.140.xxx.100)

    어멋 저 어제 도서관에서 빌려읽고
    댓글에 미혼여성들에게 책을 권한다던 분께 감사글을 올릴까 말까 생각했었는데 이글을 보니 반갑네요
    읽는 내내 내 신경을 긁는 묘사에 원글님 말씀대로 시대도 인종도 다른데 어떻게 지금 내가 느끼는걸 작가가 썼을까 감탄했어요
    그런데 궁금한게 흑인노예와 주인공은 관계를 가진거예요 아니면 정신적으로만 속박을 받은건가요
    관계가졌다고는 안나오는데 흑인의 육체를 묘사하는데 공을 들이고 뭔가 야릇해서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40037 [Live] 경찰의 날 기념식 - 문재인 대통령 기념사 10 고딩맘 2017/10/20 718
740036 도배 좀 도와 주세요. 8 도배 2017/10/20 988
740035 부추 미신이 있나요? 9 비읍 2017/10/20 2,968
740034 정관장 황진단 효과 있나요? 비싸네 2017/10/20 1,911
740033 식탐많은 남편.. 힘드네요. 77 .. 2017/10/20 21,081
740032 종아리 마사지 받을만한 곳 없을까요? 2 잘될꺼야! 2017/10/20 1,387
740031 옆집 개가 주인만 외출하면 짖어대요. 7 개소음 2017/10/20 1,216
740030 도움요청))회사에서 html파일을 열수가 없어요! 3 컴퓨터 2017/10/20 438
740029 임신8주 남편이랑 같이 먹으라고 지스로맥스라는걸 처방했는데요 19 ㅇㅇ 2017/10/20 9,601
740028 계란장조림 색깔 4 00 2017/10/20 1,014
740027 신고리 공사 재개 14 오잉 2017/10/20 2,328
740026 덩치 큰 초등 3학년 여아 흰색스타킹은 어디서 파나요? 3 찾을 수가 .. 2017/10/20 949
740025 노트북에서 유투브..페이스북 등 막는 프로그램 아시는분 5 노트북 2017/10/20 452
740024 일본 외국인 관광객 2017년도만 2200만명 3 관광수입 신.. 2017/10/20 881
740023 '나만 견디면 괜찮을 거야' 반복되는 지인 성폭력 2 추방하자 2017/10/20 1,787
740022 이니 하고 싶은거 다해~ 10.19(목) 1 이니 2017/10/20 379
740021 형제계에서 부모님 목돈드리는문제. 14 nn 2017/10/20 3,168
740020 [Live]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 최종 결과 발표 35 고딩맘 2017/10/20 1,598
740019 여대생 어학연수 보내기에 경제적으로나 치안적으로 9 ... 2017/10/20 1,603
740018 2년 전 국감에서 정우택과 강기정 의원 4 고딩맘 2017/10/20 583
740017 지금 초6은 중학교내내 시험안보나요? 2 ... 2017/10/20 1,211
740016 구두가 큰 경우 보조도구가 있나요? 10 플럼스카페 2017/10/20 1,008
740015 이케아 씽크대 해보신분 계시나요? 8 음... 2017/10/20 2,607
740014 동남아에서 가장 좋았던 여행지 어디였나요? 18 .... 2017/10/20 5,066
740013 빨간색차 구입후 어디를 못다니겠네요. 17 아이고 2017/10/20 6,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