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강제징용에 대한 아픈 역사는 뒷전인 영화

군함도 조회수 : 922
작성일 : 2017-07-29 00:12:41

류승완 감독의 작품, 군함도를 주제로 한 역사영화,

욱일승천기를 찢는, 다소 통쾌(?)하면서도 비장한 장면이 등장한 예고편...

이 모든 게 제 가슴을 설레게 하기엔 충분했어요. 개봉되면 꼭 영화관에 가서 보리라 마음먹었고,

개봉 전부터 일베 등에서 반일영화로 까대려는 음해세력에 맞서 더 가열차게 애정해야지 했지요.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니 그런 마음이 차게 식었습니다.


감독 인터뷰를 찾아보니 류승완 감독은 역시나 이 영화는 군함도를 알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고 하네요.

네, 영화를 보고나니 그냥 한마디로 감독에게는 그저 흥행이 중요했구나...

군함도는 류승완 감독의 입장에서는 그저 '탈출 얘기를 하기에는 더할나위없이 좋은 흥미거리'였구나 싶습니다. 군함도의 실체를 예술로 승화하여, 적나라(?)하게 보여줄 거란 저의 기대는 무너져버렸어요.


이게 첫번째로 찜찜한 부분이고요,



감독은 또 '그 시대에 나쁜 일본인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좋은 한국인만 있었던 것도 아니라고 했어요. 이분법적인 얘기보다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영화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네, 그래서인지 영화에서는, 일제는 거의 없거나 오히려 일본인은 단정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고,

한국인은 일제에 기생해, 자기 민족에게 패악짓을 일삼는 등, 일제보다 더 그악하고 무식하며 악랄한 사람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심지어 독립투사로 나온 인물까지도요... 게다가 일본여학생을 집단강간하는 것까지...  

한 마디로 일본인이 한국 등쳐먹는 얘기가 아니라 한국인이 자기네끼리 등쳐먹고 분열하는 얘기에 가까워요.

그런 점에서 마치 뉴라이트의 주장과 어느정도 맞닿아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국인은 자기네들끼리 분열로 망한다며 비열한 족속으로 까대던 그들이요...


중립이라... 이분법적인 얘기를 피하려고 했다라...


하지만 이건 감독 개인차원의 이야기고,

하시마 섬 강제징용은 일본이 한국에 저지른, 국가적인 폭력사건이에요.

이걸 과연 이분법 않고 중립적인 태도로 보겠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 아닐런지...

그런 감독의 시선이 영화에서도 그대로 전해져서 보고나서 내내 찜찜했어요.


대사는 또 어떻고요,

'다같이 합심해도 모자랄 판에 기던 습관 못 버린댔나? 암튼 그런 대사도 있고요,

자기를 이렇게 만든 게 조선인인데 조선인한테 말해서 뭐하냐,

또, 조선인은 이래서 안 된다, 이래서 문제다 등등...

이렇게 스스로 비하하고 있어요,.(이것 역시 뉴라이트의 시선과 비슷해서 한숨;;;)

반대로 일본인에 대해서는

'일본인들은 깨어있는 사람들이니까 말로 하면 대화가 잘 통할 것'이라며, 일본인은 대화가 가능한 집단으로,

조선인은 물리적인 폭력으로만 상황을 해결하려는 사람들이라는 뉘앙스가 풍기도록 해요. 물론 그 담 대사로 일본인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조선인은 후려치기, 일본인은 올려치기되어 있습니다.


역사를 다른 관점으로 보려는, 신선한 감각에 대한 욕심으로 오히려 역사왜곡으로 치달은 건 아닌지...

강제징용의 피해자를 생각하니 더욱 맘이 아파옵니다.



글쎄요,

제가 너무 나갔는지 모르겠지만

단순히 상업적으로 소비하기에는 강제징용이라는 역사의 아픔이 너무 크지 않나 싶고요,

또 제가 감독의 역량에 기대가 컸나봐요. 이 사건이 흥미위주의 신파극으로 끝나지는 않을거란 기대도 있었는데

영화를 본 후 내용은 물론, 연출까지도 감독에게 실망은 물론 씁쓸한 마음과 의문만 잔뜩 남아서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뜬금없이 무리한 러브라인은 또 뭔지;;;


또 '전쟁으로 고통받은 사람은 국적과 상관없이 모두 피해자다, 그래서 보다 보편적인 느낌으로, 인류평화나 반전의 메시지 등을 보여주자'고 했다는 감독의 의도는 과연 성공을 거뒀는지 그것 또한 의문이에요.


영화보고 나서 씁쓸한 마음에 두서없이 휘갈겨봤습니다.

이 제작사가 위안부를 소재로 한 영화를 앞으로 만든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군함도2가 될까봐 걱정스럽습니다.


IP : 106.251.xxx.16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7.7.29 1:07 AM (61.105.xxx.33)

    이정현 논란발언과 맥락이 같네요..

    그 당사자들에겐 정말 뼈아픈 과거 인데, 중립운운하며 영화까지 만드는 이유가 뭔지 참..
    그 당사자들의 후손이 우리입니다.
    그들의 희생이 있었고 투쟁이 있어 지금 대한민국이 있고 그 국민으로서 우리가 있는 것인데,
    나쁜 조선인 운운하며 인터뷰하는게 참 가관이네요.
    어디서 보니, 조선인도 좋은 조선인/나쁜 조선인 있었고, 일본인도 좋은 일본인도 있었다는 둥 하는게 뉴라이트 역사의식이라고 하던데.. 똑같네요..

  • 2. 열받음
    '17.7.29 4:15 AM (68.172.xxx.216)

    전형적인 식민사관이예요.

    어디선가 읽은 얘긴데
    제작도 503 때부터고 503이 탄핵되지 않았다면
    503 시절에 상영되는 거였다는 거죠.
    거기에 송중기까지..

    궁금하긴 해요. 어디 자본이 흘러들어간 건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59366 이곳... 폐자재로 아파트를 짓는 걸까요? 2 현장목격 2017/12/18 1,590
759365 연예인 우울증의 원인중 하나는... 44 안타까워서 2017/12/18 31,418
759364 전 성공한 사람들..우울증 이해가요. 8 ........ 2017/12/18 7,196
759363 음식 맛이 싱겁게 느껴져요 4 점점 2017/12/18 1,536
759362 컴 대기중... 급합니다 4 ㅠㅠ 2017/12/18 1,085
759361 채널a 왜 이럼ㅋㅋ문통의 그.중국식당갔네 19 @@; 2017/12/18 4,114
759360 온라인으로교리수업 2 카톨릭 2017/12/18 524
759359 마트에서 이런일이 있었어요 8 모모 2017/12/18 3,430
759358 종현이 자살 맞아요?타살 아니구요? ㅠㅠ 2017/12/18 2,034
759357 연예인이란 직업의 화려함 뒤의 어둠.. 4 도노도노 2017/12/18 4,900
759356 중학 문법 문제은행 사이트가 있을까요? 2 .... 2017/12/18 833
759355 아들이 엄마는 망년회 안 하냐네요 4 부서 2017/12/18 3,394
759354 카레에 양파카라멜화는 기름을 많이 멓어야해요? 2 요리1일차 2017/12/18 1,600
759353 혼밥의 대표주자 누굽니꽈? 9 .. 2017/12/18 2,139
759352 연예계 성공하려면 근성이 강했을텐데 그리 견디기 힘들었을까요 10 종현명복 2017/12/18 7,201
759351 천주교일 거 같다는 말 10 ll 2017/12/18 2,379
759350 류여해가 홍준표에게.jpg 9 ㅋ ㅋ ㅋ 2017/12/18 2,800
759349 내년 고2 공부 도와주세요. 1 수학이 2017/12/18 1,208
759348 40대초반 남편 수트 브랜드 추천해주세요 2 .... 2017/12/18 1,083
759347 뉴스룸 이명박 인터뷰때 시민들외침 그대로 나옴 2 바뀌세상 2017/12/18 1,623
759346 다크초콜렛 하나다먹고 가슴이 뛰고 어찌할지모르겠어요 3 초콜렛 2017/12/18 1,502
759345 안촬스가 대통령이 될수 있을까요 43 ㅇㅇ 2017/12/18 3,453
759344 내일아침 도로사정. 1 저냥 2017/12/18 1,270
759343 약혼예정자 남자 빚 35 ... 2017/12/18 7,794
759342 학교에서 짝꿍이 안됐으면 하는 친구 이름적어내기 30 교사 2017/12/18 4,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