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비행기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주던 남자

.... 조회수 : 3,419
작성일 : 2017-07-26 15:33:43

오늘 제주가는 비행기 좌석이 앞쪽 창가라 밖에 잘 보였어요.
구름 사이로 아래를 보니 풍경이 아기자기 이쁘더군요.

한참 전에 사귀었던 전남친이 생각났어요.
그사람 비행사였어요 (헬리콥터)
비행기에서 아래 풍경을 사진 찍어서 보내주곤 했어요.

그땐 상처를 너무 받아서, 우리가 사랑을 하긴 했었나 싶었었죠.
오늘 찬찬히 하늘에서 아래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몇년 동안
상처 때문에 정리되지 않았던 생각들이 정리 되더군요.

그사람 참 달콤한 사람이 였어요.
목소리가 너무 좋았고 각을 세운것 같은 얼굴형태
넓은 어깨, 힐을 신고도 올라봐야했던 듬직했던 그.

우연히 그의 컴퓨터에서 발견한 내 모습을 몰래 찍어 보관한 파일
(제가 사진찍는걸 싫어했어요 )
내게 써주었던 시
내게 해주었던 요리들
한번을 서로 싸워서 안만나려고 하다가 늦게라도 보고싶어서
늦게 그의 집에 갔어요
무슨 견과류가 잔득 든 것 같은 스프 비스무래한걸 먹으라고 권하더군요
9시가 넘은 시간이라 싫다고 하니
혼자 꾸역꾸역 먹더군요.
나를 위해 요리했는데 내가 안먹으니 자기라도 먹어야한다고...
나를 위해 만든건지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내가 그의 집으로 가는 그시간에 요리를 한거였어요.

내게 요리를 해주고 정리 하던 그의 바쁜 손 놀림
날 위해 준비한 맥주병에 라임 한조각을 끼워서 내게 내밀던 그, 그의 미소

운동하면서 노래를 들어야겠다는 말에 바로 아이팟을 사서 선물하던 그가
어떨땐 감당이 안됐어요
그가 요리한 스파게티 먹고나서 맛있다고 했어요
사실 전 스파게티를 좋아하지 않지만 요리를 해준 그가 고마워서 말했어요.
그는  이메일로 스파게티 레시피를 보고서처럼 만들어 보내더군요.
중간중간 사진까지 찍어서

그는 그렇게 달콤하면서도 성격적으로는 문제가 있어 보였어요.
금요일에 만나면 자기를 주중에만 보려고 한다고 화내고
토요일날 만나면 자기를 주말에만 만나려고 한다고 화를 냈죠.

전 자주 보는것이 피곤해서 일주일에 하루나 주말만 같이 보내고 싶어했는데
그런 저를 힘들어했어요

그냥 사랑에 빠져있는 상태가 힘든 사람 같아 보였어요.
조종사라 쉬는 날이 일정하지 않았는데
외로왔는지 집에 있는 날이면 하루 종일 문자하는 것 같았어요

한번은 제가 6-7시 쯤 전화해준다고 하고는 바쁘일 때문에 잊었어요
제가 자기한테 연락하는 걸 잊었다고
내가 자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화내고
내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화내고

남자라면
 일관련이든 친구든 저녁식사도 못하게 할 정도로 싫어하고
....

내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내가 사랑하고 있다고 해도 믿지 않고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전 분명 사랑하는데 아니라고 하더군요.
다른 이유 때문에 만나냐고까지 했어요.

그리고 혼자 힘들어 했었죠.
나와 전남친 사이를 의심하고
분명 내가 사랑하는건 그사람이였는데 안 믿더군요.
헤어지고 내 자신조차도 내가 그를 진정 사랑했었는지 헷갈리던 군요.

그가 헤어지자 먼저 말하고
일주일 후에 다시 연락와선 또 다시 힘들어하더니 서서히 연락을
줄이는 방법으로 절 끊어내더군요.
그사이 전 피가 마르는 느낌이였어요.

두번째 헤어지자고 할땐 제가 매달렸어요.

그는 제 전화를 함께 있는 다른여자한테 받게 함으로써, 제게 확실한 이별의사를 표현했어요

그는 집에 다른 여자와 함께 있었어요.

그는  날 진정 사랑했을까?
내가 그를 정말 사랑했을까?

그렇게 그와의 인연은 모래처럼 내안에서 빠져 나가고 너무 힘들었어죠. 

그에게 건 전화를 다른 여자에게 받게하고, 그여자가 나를 모욕하게 놔두었던  
그가 나를 사랑한 적은 있었을까~~

헤어짐보다 헤어짐의 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태도 때문에 더 힘들었어요.

정말 그는 날 사랑하긴했을까....
우리가 사랑한적이 있었을까~~~~

오늘 그 대답을 얻었어요.  

그는 나를 사랑했다는거
사랑의 감정을 감당하지 못하는 그의 성격 때문에
정말 특이한 그의 성격 때문에
스스로 견디지 못하고 떠났던 거 라는 걸 오늘 깨닮게 되었어요.

왠지
나를 괴롭혀왔던 오래된 상처같던 실타래가 풀린듯한 기분이 듭니다

IP : 180.81.xxx.8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7.7.26 3:38 PM (125.176.xxx.13)

    글이 좋네요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라서
    사랑의 이유 또한 이기적이더군요

    나를 포함한 누구나 말이죠

  • 2. ee
    '17.7.26 3:42 PM (123.142.xxx.188)

    애정결핍이 있는 사람.
    그러려니 하세요.
    누구의 잘못도 아님.

  • 3. ..
    '17.7.26 3:42 PM (220.83.xxx.39)

    전에도 글 올리신적 있죠??

  • 4. 사랑은 정말
    '17.7.26 3:43 PM (211.38.xxx.181) - 삭제된댓글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어요.
    그렇게 지긋지긋한 사랑도 지나고 나면 아련하죠.
    감성을 걷고 이성적인 객관적 관점으로 보면 정말 별로인 남자입니다. 미련버리세요.
    구속하고 소유하려는 사랑은 너무 힘들어요.

  • 5. 첨에는
    '17.7.26 3:48 PM (211.213.xxx.3)

    아깝다 싶었는데
    마지막 까지 읽으니 계속 사겼으면 피곤했겠네요

  • 6. 남자가
    '17.7.26 3:49 PM (58.141.xxx.156)

    스스로 자신의 그런 성격이 여자를 옭줴인다는걸 알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조금 힘을 빼는 법도 같이 배웠다면 좋았을텐데...뭔가 안타깝네요.

    남자인 제 입장에선 제가 저런 모습을 가지고 있는건 아닐까 혼자 고민해볼 뿐입니다.

  • 7. 전에도
    '17.7.26 3:50 PM (223.62.xxx.118)

    올리신 글 읽었는데
    그런 사람과는 헤어지는 게 잘하신거에요
    차라리 추억으로 남는 게 낫죠
    집착이 강한 사람은 정말 힘들답니다

  • 8. 싸이클라이더
    '17.7.26 6:53 PM (117.111.xxx.20)

    내용을 떠나서 글을 참 잘 쓰시네요

  • 9. ........
    '17.7.27 6:00 PM (165.243.xxx.180) - 삭제된댓글

    돈오 하셨군요 ㅎㅎㅎㅎㅎㅎㅎ

    글 너무 잘 쓰시는데 댓글이 왜케 없어요~ 글 솜씨 짱~

  • 10. ........
    '17.7.27 6:00 PM (165.243.xxx.180) - 삭제된댓글

    얼굴도 이쁘실듯? ㅎㅎㅎㅎ 함 뵙고 싶군요~ ㅎㅎㅎ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54468 절에 제사를 모시면 절차가 어떻게 되나요? 1 zzangg.. 2017/12/04 1,126
754467 강아지 이름 추천이요 15 요키 2017/12/04 1,382
754466 집 사는게 좋을까요?(지방 소형) 7 .... 2017/12/04 1,829
754465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5 싫으신분패스.. 2017/12/04 2,365
754464 딸아이 테스토스태론 수치가 높은데요 1 10세 2017/12/04 1,047
754463 컴퓨터 잘 아시는 분,,질문이 있는데요 3 겨울 2017/12/04 566
754462 아이둘을 낳고나서 다시 직장에 나가려고 하니 하나있는 사람들이 .. 11 2017/12/04 2,340
754461 빈속애 견과류 비교적 많이 먹으면 살찔까요 1 블포화지방산.. 2017/12/04 924
754460 드럼액체세제추천좀해주세요. ........ 2017/12/04 310
754459 영어공부문의 2 풍경 2017/12/04 922
754458 이정재와 비의 공통점 20 댓글들에 있.. 2017/12/04 7,064
754457 부산힐튼 늦은점심할만곳 5 @-@ 2017/12/04 929
754456 느긋한 성격 아들 나만 속터지고 1 Dd 2017/12/04 843
754455 저는 이렇게 화장을 해요~ ㅎㅎㅎ 11 ... 2017/12/04 5,515
754454 중고 거래하다 위염 재발했어요. 4 fjtisq.. 2017/12/04 2,510
754453 30대중반 여자혼자 유럽여행 괜찮을까요? 8 여행사랑 2017/12/04 2,833
754452 63세의 엄마 취업 16 ... 2017/12/04 7,089
754451 어금니 영구치가 하나 없는데 그치아가 옆으로 누워져요. 빼야하나.. 4 영구치가 없.. 2017/12/04 1,911
754450 기미, 잡티 가리는데 좋은 휴대용 컨실러 추천 부탁 드립니다. 4 ㅇㅇ 2017/12/04 2,312
754449 초5딸 생리주기가 넘 빨라요 4 질문 2017/12/04 2,439
754448 일본 오카모토사의 위안부 콘돔이 국내 편의점 판매 1위래요 8 ㅛㅛ 2017/12/04 1,516
754447 1월 아이들과 여행 스페인 or 프랑스파리 or 동유럽4국 중 .. 6 핑크팬더 2017/12/04 1,473
754446 토마토졸인것 쌈싸먹을때 먹으니 좋네요.. 건강식 2017/12/04 753
754445 피코크 초마짬뽕 맛있나요? 7 ㅡㅡ 2017/12/04 1,366
754444 세액 공제 정치후원금 십마눤 누구에게 해야할까요? 4 .. 2017/12/04 6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