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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꿈 이야기......... (길어요)

착한아이 컴플렉스 조회수 : 619
작성일 : 2017-07-26 09:40:37
제가 지독하게 컴플렉스가 잇었어요
착한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이게 의지로 잘 안되더라구요
착한역할을 하고 있지 않으면 너무나 불안불안하고 공포스러워요
과하게 착하고 그렇다는 것도 성인이 되고나서 30대도 넘어서야 알았어요


어쨌거나 지금은 책보고 깨우치고
안그러려고 매번 결심하지만
결심하는것과  상황속에서 실제로 다르게 대처하는것은 
완전히 다르더라구요


나쁜 남자한테도 얼마나 휘둘렸는지
죽기 일보직전에 깨우치고 뛰쳐나오고
그나마 그런사람들과 결혼을 안한게 다행이죠
다 결혼얘기는 매번 나왔거든요

다행히 저에겐 착한아이 컴플렉스와 함께
지독하게 발달된 이성도 있어요
이건 아니다 싶으면 내가 나를 정신차리게 해서 결국은 빠져나와요
아무리 감정이 남아있어도 그리했어요
그런데 너무 늦게 알아차리는게.. 문제긴 했죠


세월이 흘러 노처녀가 되었네요
아직도 부모님께서는 눈꼽만큼이라도 착하지 않으면
그냥 바로 내다버리세요(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딸이라 더더 함부로 심하게..


제가 애기때부터 동네에서 아주 유명하게 소문난 순둥이에 착둥이 였거든요
자기표현은 커녕 그냥 해주면 해주는대로 가만히 있었대요
울지도 않고 떼쓰지도 않고..
종일 눕혀놓으면 천장만보고 하루종일.. 얌전히 있고...

원래 성격도 그런데다가
조금 더 커서 2~3 살이 되면서 
제 머리엔 더 세뇌가 되었죠
남동생을 저 자신보다 더 잘 보살피라는..

그때부터였나봐요 
먹고싶은것도 없다 하고 갖고싶은것도 말안하고
동생을 챙겨주면서 동생이 만족하면 제 자신이 더 기뻐하고.
재 생일엔 동생더러 좋은거 가지라 하고..


제 초등학교 입학식때 입을 옷을 사러 부모님과시내에갔는데
갖고싶은 옷 앞에서 드러눕고 떼쓰고 땅바닥에 구르던 언니앞에서
부모님께 그냥 언니옷 사주시라고 그랬던게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언니 옷만 사가지고 돌아왔어요  제 입학식인데.. ㅠㅠ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니 
저는 사건을 다시 생각해보면서 부모님께 정말 어찌나 속상하던지.....


하여튼 매사가 그런식이었죠
제가 너무나 하고싶은 말 같은게 있어도 그냥 입닫고 안하고 
나자신을 내가 신경안쓰고(홀대하고) 남을(다른가족) 챙겨주면 
그렇게나  어마어마하게 칭찬을 하셨어요
그렇게 희생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그리고 언니처럼 저렇게 자기표현 자기주장하면 진짜 나쁜아이라면서
완전히 언니를 천하에 막되먹은 아이라면서 
식구들 다보는 앞에서 욕하고 혼내고..
그거 보면서 벌벌 떨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너무나 잔인하게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더 알아서 기었을까요..


그런것들이 제 몸에 마음에 새겨졌는지
나 자신을 사랑해야한다는 것을 이제는 알면서도
이론적으로 너무나 잘 알아도
아직도 매 상황마다 적응이 안되고  자꾸만.. 
나도 모르게 남 챙겨주다가 호구되어 울고있는 저를 수도 없이 발견해요


그때마다 제가 할수 있는건
그냥 그 인간관계를 딱 끊어내는것.
그게 최선이었어요

견딜수 없을때마다
자꾸 끊어내기만 하다보니 이제 남은 관계가 얼마 없네요

마음을 작동하는 시스템
인간을 대하는 시스템이 애초부터 세팅이 잘못되었다는 생각만 들고
부모님이 원망스러운데..
어처구니없게도 부모님은 저보고
어릴때 그렇게나 착하더니 이제는 약아터졌다고... 
눈을 흘기시네요
격려해주셔도 자기표현, 자기주장하기 힘든 사람이 되어버렸는데..
격려는 커녕 아직도 억누르고 억압하세요
전처럼 그러지 않으면 보란듯이 홀대하고 
차별대우 라는 엄청난 응징을 가하면서요..

제가 약기는요.
맨날 학교친구들한테 너는 너무 지나치게 착하다는 얘기만 듣는
순해빠진 나인데..


이제는 자꾸만 나만 억울해지는 그런 상황을 도저히 못참겠어서
옛날처럼 웃으면서  독박쓰지 않고
그냥 저처럼 안하고 
그저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는건데..
(사실 죽고싶을만큼 힘들거든요 심신이 황페해질만큼..)

그런 저를보고
쟤가 쟤가 연극한다고....... 뭐 이런식이에요

하하 연극이라도 할줄 알만큼 심지가 강하면
저 자신도 안심할텐데..
영혼이 부서져라 울고 있는데
저런 얘기 들으면
진짜 죽이고 싶을만큼 미워요



그런 냉정한 아버지 어머니가 너무 무서워서
상담도 오래받았고
부모님 앞에서 정통으로 공황발작까지 일으킨적이 있는데
(쓰러져서 바닥에 뒹굴면서 
구석으로 몸을 웅크리면서 숨이 넘어갈듯 깔딱거리는....)
그걸 본적이 있으면서도 그러시네요
다 잊으셧겠죠
저는 아직도 그런 마음인데.....

하여간 그랬어요

그러다가
전화를 아예 차단해버리고
책을 엄청나게 읽어가는데.
그게 몇년 지나니
그러면서 눈도 떠지고
자꾸만 위안을 책에서 받고..
어제는 즐겁기까지 하더라구요


사실  하고 싶은 얘기는 ..
어제밤 꿈 얘기예요


꿈을 꾸었는데
진짜 몇년만에 처음으로 남자와 연애하는 꿈을 꾸었어요
꿈을 두번 꾸었는데

첫번째 꿈은 남자와 연애를 시작한 날에
남자의 주장을 들어줘요
저는 집에 가고 싶은데 남자가 영화한편만 보고 들어가자는..
저는 제 생각대로 해야하는걸 알았지만
(꿈에서도 저는 제 마음이 원하는것에 신경써야 한다.. 이런마음이 있었던것 같아요)
그냥 남자요구를 들어주고 영화를 봐요

집에 가는데
남자가 새로운길로 가서 제집에 바래다준다면서
새로운 번화가쪽으로 가요
엄청나게 사람많은 낯선곳에서
그남자가 갑자기 사라집니다.. ㅠㅠ

그때부터 얼마나 무서웠는지..
한참을 기다리다가
오가는 사람을 보는데
남자들인 복면강도같은 그럼 마스크를 하고 있는거에요
소름끼치게 무서어서 집에 오려는데 길을 모르겟어서
다시 처음에 남자를 잃어버린곳으로 가요
그런데 어떤 남자와 얘기를 하게되었는데
쳐다보니 눈만빼고 마스크를 하고 있어서
혼비백산하며 그 자리를 빠져나오다가
잠이 깼어요

너무나 너무나 무서웠어요 ㅠㅠㅠ

새벽에 다시 잠을 청햇는데
이번에는 다른얼굴의 남자와 연애를 시작해요
(최근 몇년간 연애꿈을 꿔본적 없어요
낭떠러지에 나를 미는 아버지.. 등등..  이런 꿈들만 꾸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이 남자가
뭔가를 할때 그 남자의 생각이 내게 읽혀져요

서로 좋아하는데 이 남자가 스킨십 진도를 나가고 싶어해요
그런데 제가 무심결에 응해주는것처럼 되었는데
(강력하게 거부를 안하니까요..)
갑자기 제가 이러면 안돼.  하는 생각이 들었고
또 남자의 생각이 읽혀졌어요
아 내가 원하지만 그래도 아직 안이러는게 여자분이 거부해주는게
앞으로의 관계에도 , 이 여자분한테도 좋은데...
이런 남자의 생각이 읽혀졌고
저도 갑자기 내가 아직 원하지 않아!
이럴때는 상대가 원하는대로 해주는게 아닌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전에는 내가 싫지만 않으면 
분위기 깨는게 미안하거나
남자분 자존심 상하는게 미안해서
그냥 가만히 있었거든요 ㅠ

그런데 이번에는 아주 강하게 그 마음이 들었고요
남자분한테 지금은 싫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그 남자분이 활~~짝 웃었고
나도 활~~짝 웃었고
우리는 장난치면서 웃으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던거 같아요

참 별거아닌 꿈인것 같지만
저런 생각의 변화가 저한테의 엄청난거에요

여지껏 너무너무나 싫다!  이게 아니면
저절로 YES 였거든요

꼭 남녀관계가 아니라요
그냥 누가 내게 무리한 요구를 하면
아주 긴급한 핑계가 없으면
아주 싫어서 미칠것 같지 않으면
그냥 조금 싫거나 안내켜도 
그냥 들어주었어요

이게 아마 어릴때부터 아주 세뇌가 깊게 되었었나봐요
내가 싫어도 남을 기쁘게 해야한다.  
그럴때에만 응당 보상이(부모님의 기쁜얼굴) 주어졌고
내가 싫다고 하면 부모님의 잔인한 얼굴과 
언어적, 정서적학대..가 있었어요 ㅠ

그래서 저는 제가 원하는것을 알기는 커녕
상대가 원하는것을 파악하는게 귀신이 되었고
상대를 기분나쁘게 하면 
어마어마한 공포와 응징이 도사리는것 같아
숨막히게 무서웠어요


그런식으로...  점점 나는 호구가 되어갔고
점점 익숙해지면서 상대를 진상으로 단련시켰고
그런 상대를 증오, 원망하게 되면서 
그 고통의 합이 저를 폭발시킬때쯔음
결국 일순간에 미치기 일보직전에
무조건 연락을 끊었어요   전화를 안받았어요

그런데 어제 꿈은 바로 이런 고리를 끊은거예요 ㅠㅠ
깨고 났는데
뭔가 굉장히 의미심장했어요

꿈은 제 무의식이잖아요
그동안 아무리  안그러려도 미친듯이 노력해도요 
어느새 정신차려보면 
또 남들한테 과하게 착하게 굴고
뭔가를 정성스럽게 만들어서 주고 있고
그 보상으로 돌아오는 칭찬과 기쁨에 
에너지를 얻고 살만한것 같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꿈에 나타난것을 보니
무의식에서 이제 그러지 말아야겠다.. 라는 마음이 있는거잖아요
그러면 이제 제가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깨어났는데 너무 의미심장했고
너무 기뻤어요

뭔가를 지독한걸 벗어날 수 있을것 같고요
뭔가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잇을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 남자분도
첫번재 꿈에서는 
저를 챙기기보다는 자기주장을 더 햇고
자기 생각대로 하다가 저를 잃어버리는 남자분이었지만..

두번째 꿈에서는 
저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있었고
저의 성숙을 도와주고 싶어하는..
저와의 관계를 진심으로 제대로 이끌어가려는 그런 마음이 있는것 같은
그런 남자분이었어요..

아마 순서가 뒤바꼈으면 굉장히 찜찜햇을텐데요
이게 마지막꿈이 저러니까
왠지 희망이 생깁니다.

이제 나를 내 손발을, 내 입을 움직였던
착한아이, 호구의 마술에서 깨어나

이제 진짜 이 지긋지긋한 컴플렉스를 
벗어던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왠지 이번 꿈이 그런 희망의 징표....라고 생각되어요
IP : 39.7.xxx.8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축하드려요
    '17.7.26 10:00 AM (175.223.xxx.9)

    내 삶은 내 뜻대로. 그리고 원글님 의지대로 하고도 두 사람이 좋은 얼굴이었던 것도 좋네요. 이제 정말 꽃길만 걸으세요.

  • 2. 원글
    '17.7.26 10:43 AM (39.7.xxx.82)

    너무 길어서 아무도 안 읽을줄 알았는데
    읽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 3. 순이엄마
    '17.7.26 11:43 AM (180.66.xxx.247)

    누구에게나 착한아이컴플렉스는 조금씩 있는것 같아요.

    그래도 원글님은 너무 고생하셨네요.

    인생은 한번이고 그건 원글님거예요.

    고생을 실패나 성공을 하든 전적으로 원글님의 선택이고 원글님의 책임이 되는

    삶을 사시길 간절히 기도할게요.

    힘내세요. 한걸음이 중요하고 흔들리지 말고 자신을 소중히 생각하시길 바래요.

  • 4.
    '17.7.26 11:59 AM (117.111.xxx.1) - 삭제된댓글

    지금은 잘하고 사시니
    좋은 일만 있으실거예요
    내가 나를 대접해야 남에게도 대접 받더라구요

  • 5. ...
    '17.7.26 1:08 PM (223.62.xxx.23) - 삭제된댓글

    한발짝 나가셨네요.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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