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15년전 중2때 학급문집을 지금 보면서 느꼈던건..

.. 조회수 : 1,186
작성일 : 2017-07-23 11:41:08
전, 그때 사실 약간 밥맛인 모범생 스타일 학생이었지요.
은테 안경, 올백 머리에 여드름이 난 외모에 이성친구는 당연히 관심없고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하는.. 성적도 반에서는 1등 꼬박했고 전교에서도 3~10등 정도 했었어요.
근데 제 짝은 그때 반에서 거의 꼴찌에 가까운 여자아이였는데, 외모는 좀 이쁘장하고 여성스럽게 생긴 스타일이었어요. 살짝 날라리 느낌은 나긴 하지만, 그렇다고 친구들을 괴롭히거나 그런애는 전혀 아니고 그냥 조용한 스타일이었어요. 가끔 담배냄새가 났던걸로 봐서 담배는 피는것 같았지만요.
저는 짝이었지만 그 아이와 거의 말을 하지 않았어요. 공부를 못하니 왠지 나와는 맞지 않을 것 같았다는 것 때문이죠. 그런데 어제 방정리를 하다 15년전 학급문집을 정말 오랜만에 봤어요. 그런데 학급문집의 한 코너에 '내가 1달 뒤에 죽는다면?'이란 코너가 있었어요. 제가 쓴 것을 보니 웃기더군요. 부모님께 효도하고, 부모님과 같이 마지막 해외여행을 가고, 어디가서 봉사활동을 하고.. 그 당시엔 제가 다 컸다 생각했지만 왜 이리 지금보니 유치한지.. 약간 덜 자란 아이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런데 제 짝이었던 그 아이가 쓴 글을 우연히 보게되었어요. 그 아이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서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었다고 고백한 뒤, 나란 사람에게 미련갖지 않게 할 것이다. 그리고 같이 동해 바닷가를 놀러가 추억을 만들고, 내가 살아온 인생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다] 라는... 굉장히 서정적고 쓸쓸한 이야기를 썼더라구요. 그때는 공부는 관심없고 남자에게만 관심갖는 그런 날라리스런 여자 애들이 한심하게 느껴졌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오히려 제가 어렸고, 그 애들이  어른스러운거였던거 있죠. 만약 서른인 지금의 저에게 만약 저 질문을 한다면 저는 저 아이와 똑같이 쓸 것 같아요. 지금 제 마음을 너무나 잘 대변해주는 문구 같아서요. 여하간 공부로만 사람을 판단했던 그 과거의 제가 좀 부끄럽게 느껴졌어요.공부를 못할거니 생각하는 수준도 낮을 것이라는.. 그런 편견에 휩싸여 있었전 저.. 오히려 그 아이는 제가 지금 느끼는 감정을 15년 전에 느끼고 있었다는걸요.
IP : 62.210.xxx.3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7.7.23 12:14 PM (125.177.xxx.203) - 삭제된댓글

    님은 그런 모범답안(?)만을 알려주는 세상을 만나온거고, 님의 짝은 틀린답안(?)을 알려주는 세상을 만나온 것 뿐이라고 생각해요. 님의 짝이 그 문집을 본다면 오히려 님처럼 부모님께 효도하고 부모님과 마지막 여행을 가고.. 그런 답에 더 공감하지 않을까요?

    사랑... 그 까짓거 해보니 별거 없더라.. 이런 생각으로요.

  • 2. rn
    '17.7.23 12:21 PM (1.211.xxx.156)

    공부로 판단하는거 진짜 어리석은짓이에요
    학생때 저도 모범생 전교권 다투다 대학갔는데
    교사가 된 지금 아이들뿐만아니라 사람들 모두가 배울점이 있고 정말 가치롭다는거 느낍니다
    교사라서 깨닫게된거같구ㅠ진짜 감사한 깨달음입니다

  • 3. 오 멋지네요
    '17.7.23 12:30 PM (121.185.xxx.67)

    고백까진.이해하는데.나에게 미련을.갖지 않게.한다는 건 상당히 어른스런 생각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12266 런던 (뉴몰든) 부근에서 아이들 통학시키는 부모님들 계신가요? 2 하이볼 2017/07/24 982
712265 집살때 여러곳을 더 보고 싶은데 한곳에서만 안보면 기분나빠할까요.. 6 집살때 2017/07/24 1,853
712264 태국라탄가방 2 000 2017/07/24 1,706
712263 전세만기 3개월 남았는데 ㅜ.ㅜ .. 2017/07/24 1,264
712262 중국판 윤식당 6 코창 2017/07/24 3,951
712261 허리 수술받다 불구되신 어머님 34 절망 2017/07/24 21,896
712260 앞으로는 병원에서 수술할때도 배심원이나 전문가가 결정하면 좋겠네.. 1 새정부 2017/07/24 622
712259 채널 CGV 에서 - 컨저링 -해요 4 지금 2017/07/24 1,564
712258 그래도 국당에서 이용주,김경진, 권은희는 기대했어요. 17 다 썩은넘들.. 2017/07/24 2,369
712257 동대문원단사러가려는데 몇시에 문닫을까요? 4 날개 2017/07/24 957
712256 이상순이 부는 멜로디언 이름 아시는분? 3 알고싶다 2017/07/24 3,224
712255 연애와결혼)질문있습니다. 질문 2017/07/24 762
712254 런던에서 중학생아들과 뮤지컬을 본다면? 15 런던은 처음.. 2017/07/24 1,967
712253 오늘 지금 28도라 살만합니다. 2 오늘 2017/07/24 1,507
712252 아일랜드인과 잉글랜드인이 외모가 5 ㅇㅇ 2017/07/24 2,066
712251 지금 서울 미세먼지 나쁘지 않나요? 3 미세먼지 2017/07/24 1,268
712250 조작질로 당시 유죄판결 받은 사건. 1 ㅇㅇ 2017/07/24 648
712249 '거위의 깃털' 혹은 '사나운 호랑이' 2 세금내역 2017/07/24 564
712248 소불고기 양념으로 la갈비 재워도 되나요? 7 도와주세요 2017/07/24 2,857
712247 돈을 충동적으로 잘 써요 어떻게 고칠까요? 13 돈관리 2017/07/24 4,533
712246 행복할수 있는 방법좀 알려주세요. 16 ... 2017/07/24 3,650
712245 광양계곡펜션 소개해주세요 민이엄마82.. 2017/07/24 498
712244 JTBC 뉴스룸, 박근혜 대통령 기록물이 직원 식당 이용 내역?.. 9 고딩맘 2017/07/24 3,763
712243 1993년 내일은 사랑 1999년 카이스트 8 ..... 2017/07/24 1,529
712242 건조기쓰시는분들. 몇시간정도 쓰시는지요? 10 건조기 2017/07/24 2,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