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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 육아에 도움을 줬던 게 두고두고 고마워요

아이 조회수 : 3,864
작성일 : 2017-07-21 11:02:05

저희 아이는 정말 상위 1%의 초예민남이었어요.

아이를 가졌을 때 컨디션도 너무 좋고 뱃속에서 잘 움직이지도 않아서 얼마나 순둥이가 나오려나...기대했는데 웬걸, 나온 첫날부터 이렇게 이렇게 예민한 녀석이 없어요.

심지어 산후조리원에서도 혼자 잠을 안자고 매일 멀뚱멀뚱 울어재낌 날안아라!!!로 산후조리원 이모님들이 저한테 위로의 한마디씩을 건네셨지요;;;


집에 와서 본격적으로 육아가 시작되었는데...

2주동안 9시부터 5시까지는 도우미 이모님이 계셨어요.

22년차 베테랑이시라던 도우미 이모님께서도 이 녀석을 단 한번도 눕혀셔 재우시질 못했네요...

이분도 마지막날 제 손을 꼭 잡으시고는...

"고생해... 뭐라고 해줄 말이 없네.... 그래도 이 시간은 지나간다우. 힘내 새댁!"

이러고 황급히 떠나셨어요......


친정엄마가 근처에 사시긴 해도 일하시는 분이라 자주 못오셨고, 엄마도 저희 남매 어릴 적에 할머니께 맡기고 일하셨던 분이라 육아에 대해서는 엄마나 저나 백지장인 상태였어요.

손주 보고 싶어서 자주 오시긴 했는데... 이놈의 워낙 울어대고 잠도 안자고 까칠하니... 20분만에 항상 급한 전화를 받고 나가셨지요...ㅋㅋ


정말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남편이었어요.

저희 남편도 조카가 넷이나 있다고 해도 혼자 서울에 자취하던 '서울삼촌'이라 육아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 상태였어요. 그런데 뭐랄까, 저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여유가 있다고 해야 할까요?

아이가 울고, 잠을 안 자고, 소리를 지르는 건 당연한 거야. 아이는 너무나도 미숙하고 어린 존재니까. 이런 생각을 24시간 가동하고 있었어요.

아이가 얼마나 잠을 안잤냐면.....

3주 정도 된 신생아가 낮잠을 제 팔에 안겨서 딱 30분 자요...... 1시간 젖 먹고..2시간 울고.....30분 자고, 다시 울고...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오면 저랑 아이랑 어떻게 되어 있을까봐 겁이 났다고 할 정도로요.

남편은 집에 오자마자 손발 씻고 옷 갈아입고 저한테 아이를 받아서 바로 작은방으로 갔어요.

그리고 "괜찮아 아빠가 있어.,괜찮아 아빠가 있어. 걱정마 아빠가 있어" 이 말을 무한반복하면서 아이를 안아줬어요. 아이요? 물론 울어요 계속,. 안자요. ㅋㅋㅋ 그래도 남편은 저 말을 정말 계속하면서 2시간 넘게 아이를 안고 있어요.

저는 그동안 화장실에서 울거나....잠깐 쪽잠을 잤네요 ㅠㅠ


모유수유를 했는데 새벽 3시까지는 남편이 유축한 모유를 먹여서 재웟고요.(밤에는 그래도 2시간씩은 잤어요. 단 배 위에서만요... 저희 부부 침대 헤드에 기대서 앉아서만 잤어요) 그 이후부터는 제가 재웠어요. 그래도 남편 덕에 하루에 4시간 정도는 푹 잘 수 있었죠.


이 생활을 단유할 때까지인 12개월 동안 했어요. 물론 시간이 갈수록 아이도 자는 시간이 좀 늘어나긴 했지만(그래봤자 4시간??) 낮잠도 안고 무조건 돌아다녀야만 잤고.... 아기띠에 안겨서 자면서도 문고리 돌리는 소리만 나도 꺠서 울었네요. 흑.


정말 말그대로 지옥같았던 그 시절 저를 지탱해준 건 정말 남편이었어요.

새벽 3시 이후에 제 담당 시간에도 수유하고 있으면 부시시하고 일어나서 남편이 제 발에 수면양말을 신겨줬어요.(겨울이었어요 그때) 나중에 당신 발목 시릴지도 모른다고....

회식도 거의 하지 않았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회식하고 올 때는 꼭 간식을 사다줬어요.

지금 기억나는건....군밤, 닭꼬치요...

따뜻하게 먹으라고 남편이 품 안에 안고 왓는데, 그 거뭇거뭇한 숯검댕이가 하얀 와이셔츠와 양복에 죄다 묻어서 제가 얼마나 혼냈는지요..ㅎㅎ

닭꼬치는 호일에 싸서 왔는데...그 꼬챙이가 호일을 뚫고 나와서 양념이 밖으로 다 새어버린 거예요. 호일을 벗겨보니 허옇 덩어리 몇 개가 ㅋㅋㅋㅋ

근데 그게 그렇게 맛있었어요. 제가 먹었던 그 어떤 음식보다 더요.


그리고 길에서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양말(500원짜리요 ㅋㅋ) 완전 촌스러운 머리핀 같은 걸 하나씩 사다줬어요. 그리고 막 3일씩 안 씻은 제 발에 신겼다가, 머리에 꽂았다가.....


그리고 저희가 복도식 아파트에 살았고 가장 끝집이었는데, 7시 8분만 되면 남편이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어요.

천천히 걸어와도 되는데...정말 다다다다 하는 구둣발 소리요. 그리고 띡띡띡 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리고 남편이 들어왔어요.

그 모습이 얼마나 반갑고 좋던지....


지금 아이는 20개월인데...여전히 초 예민종자이지만 그래도 혼자 누워서 잠도 자고 예민한 애들이 똑똑하다는 말이 맞는건지 언어도 빠르고 숫자도 벌써 알고... 기특을 뽐뽐하는 중이에요.


저 역시 워킹맘이라 일에 치이고 육아에 치이고 가사에 치이지만,

그래서 가끔씩 빨래더미 저만큼 쌓아두고 누워서 휴대폰 들여다보면서 킥킥 거리는 남편 녀석을 발로 뻥 차주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 옛날... 나와 아이를 함께 길러준 남편의 정성과 마음이 너무나도 고마워서... 한 번 흘깃, 해주고 마네요.

(물론 지금도 남편은 아이에게 최고의 아빠예요. 등하원도 남편이 시키거든요. 아이한테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라고 물으면 1초의 갈등도 없이 아빠! 라고 말해요. 물론 최종 승자는 공룡이지만요 ㅋㅋ)


시간이 더 흐르면 남편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지만...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 절 이해하고 감싸주었던 남편의 행동이...

아마 두고두고 힘이 될 거 같아요...


어젯밤 아이가 고열이 나서 한숨도 못잤는데... 모처럼 회식하고 온 남편은 술 한잔 했는지 드르렁드르렁 코를 골며 자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나서 한 마디 해줄까, 하다가 그 옛날 남편의 모습이 생각나서 한번 써봤어요 ㅎㅎㅎ

아.....역시 모든 글은 마무리가 어렵네요.

음. 모두 맛점 하세요 ㅎㅎ


IP : 118.33.xxx.141
3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7.21 11:07 AM (218.38.xxx.74)

    울딸도 그랫는데 젖이 부족해서 그랬던거 같아요 근데시댁에 살았는데 분유절대 안된다는 시모땜에 내내 그랬어요ㅠㅠ
    결국은 6개월 지나서 이유식한다는 핑계로 모유 안먹이면서 좀 나아졌던거 같아요ㅠㅠ. 전 아무도 의지가 안되었네요 ㅠㅠ

  • 2. ㅇㅇ
    '17.7.21 11:10 AM (211.237.xxx.138) - 삭제된댓글

    저희 남편도 단점이 많은 사람이지만, 제가 지금껏 남편에게 고맙게 생각하는게 두가지예요.
    그래서 참고 사는 면도 있죠..
    하나는 저희 아이를 적극적으로 육아했다는것, 오히려 제가 육아휴직 받았을땐데도 전 밤에 아기 못봤고
    출근하던 남편이 봤어요. 딸이 대학3학년생인데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고 저희 남편은 지금껏 그걸 가지고
    딸에게 내가 애기였을때 너 다 키웠다고 생색을 내곤 하죠..
    니네 엄마 딴방에 가버리면 분유도 내가 타먹이고 어쩌고 저쩌고..
    또 하나는 돌아가신 저희 친정아버지를 저희 남편이 두달간 휴직까지 하면서 간병한것..
    그 두가지로 까방권 줬습니다.
    저희 남편도 어렸을때 조카들 키우고, 돌아가신 본인 어머니 간병하고 그랬대요.
    저도 남편에게 잘하려고 노력해요..

  • 3. ㅇㅇ
    '17.7.21 11:10 AM (211.237.xxx.138)

    저희 남편도 단점이 많은 사람이지만, 제가 지금껏 남편에게 고맙게 생각하는게 두가지예요.
    그래서 참고 사는 면도 있죠..
    하나는 저희 아이를 적극적으로 육아했다는것, 오히려 제가 육아휴직 받았을땐데도 전 밤에 아기 못봤고
    출근하던 남편이 봤어요. 딸이 대학3학년생인데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고 저희 남편은 지금껏 그걸 가지고
    딸에게 네가 애기였을때 너 다 키웠다고 생색을 내곤 하죠..
    니네 엄마 딴방에 가버리면 분유도 내가 타먹이고 어쩌고 저쩌고..
    또 하나는 돌아가신 저희 친정아버지를 저희 남편이 두달간 휴직까지 하면서 간병한것..
    그 두가지로 까방권 줬습니다.
    저희 남편도 어렸을때 조카들 키우고, 돌아가신 본인 어머니 간병하고 그랬대요.
    저도 남편에게 잘하려고 노력해요..

  • 4. ㅎㅎ
    '17.7.21 11:11 AM (223.62.xxx.183) - 삭제된댓글

    고생 많으셨어요!

    예민한 애들이 머리 좋다는 말은 맞는거 같아요.

    저희 애들은 둘다 신생아때부터 12시간씩 자고, 일어났는데 제가 옆에서 자고 있으면 또자는;;; 그런 애들이었는데
    제가 얘들이 천재라고 착각조차 해본적이 없어요 ㅋㅋㅋ

    원래 아기때 고생하면 나중이 편하다잖아요. 이쁜 가정 꾸려나가세요^^

  • 5. 좋은가정
    '17.7.21 11:11 AM (223.38.xxx.204)

    앞으로 미래가 밝으실걸로 믿숩니다~^^ㅎㅎ 저도 극예민아들을 키웠지만 전 오운리 저의 몫이라 남편을 한때 넘 미워했더랍니다. 그러나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을 아빠는 한없이 이해해주는 믿음이 넘 보기좋구 저도 의지되니 참좋네요 결론은 가족은 흠흠 ... .서로 잘 만들어가기~^^ 행복하세요

  • 6. ...
    '17.7.21 11:11 AM (1.229.xxx.104)

    행복하시겠습니다. 상위 1%의 남자를 만나셨어요. 귀여운 아기와 가정에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

  • 7. 자기 집이 어딘 지를 아는 사람
    '17.7.21 11:13 AM (203.247.xxx.210)

    내 집의 여유와 전투를 함께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은 나이들어
    자기 집에 자기 자리가 있더라구요

  • 8. 아휴
    '17.7.21 11:15 AM (211.48.xxx.170) - 삭제된댓글

    정말 착하고 기특한 남편, 좋은 아빠네요.
    전 14개월 차이 나는 연년생 딸 둘을 키웠는데 저도 너무 힘들어서 하루 종일 애 아빠 퇴근 시간만 기다렸어요.
    퇴근 시간 한 시간 전부터 가슴이 막 뛰고 5분전, 4분전,3분전 헤아려가며 시계만 들여다보던 기억이 나네요.
    아빠 오면 한 놈은 뒤뚱뒤뚱 걷고 한 놈은 열심히 기어가서 아빠의 양팔에 안기던 애들도 생각 나구요.
    살다보니 좋은 날만 있는 건 아니지만 그 기억이 오늘을 지탱하게 해주는 힘이 되네요.
    원글님 덕분에 옛날 생각도 나고 추억에 젖었어요.
    오늘은 그 때처럼 시계 보면서 남편 퇴근 시간 기다려 볼까 봐요.
    예쁜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하고 늘 행복하시기 바랄게요.

  • 9.
    '17.7.21 11:22 AM (117.123.xxx.170)

    어휴 저도 출산 일주일 남았는데 읽으면서 눈물이 핑도네요 얼마나 힘들지 아직 상상이 안가요 울남편도 나중에 님 남편의 반만이라도 해줬음 좋겠네요 행복하시겠어요^^

  • 10. ....
    '17.7.21 11:25 AM (39.7.xxx.169)

    부럽습니다. 아이는 비슷한데 전 정반대 상황이었어서...아이가 많이 큰 지금까지도 응어리가 풀리질 않네요. 정말 남편이 애 기저귀 한번 간 적도, 목욕 한번 시킨 적도 없고 나혼자 독박이었는데 거기다 대고 아기를 이리 키운다는 둥 저리 키운다는 둥 잔소리에 핀잔만 일수였고...오히려 많이 크고 나니 남편도 조금 나아지긴 했습니다만 여직 용서가 안되고 아기때 이미 마음을 놨어요. 죽을때까지 벌어진 틈은 절대 좁히질 않을 거 같네요.

  • 11. qas
    '17.7.21 11:25 AM (175.200.xxx.59)

    우와.... 정말 상위 1% 아빠네요.
    좋은 남편 두셔서 부럽네요.

  • 12. 아휴
    '17.7.21 11:30 AM (211.109.xxx.76)

    저도 글읽으면서 눈물이 핑.... 저희 아이도 그랬거든요 ㅠㅠㅠㅠㅠㅠ 돌때까지 진짜....ㅠㅠㅠ 우리남편도 많이 도와주긴 했는데 우리남편은 도와주면서도 여유가 없어서 허둥지둥..ㅋㅋㅋ 그거 보다보면 내가 여유가 생길 지경이라... 그래도 그마음이 너무 고맙죠 정말! 우리 남편도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나랑 애랑 둘다 울고 있을까봐 부리나케 오고 그랬어요. 그애가 지금 5살인데 4돌 지나니까 사람됐어요^^ 얼마나 영리하고 이쁜지 몰라요. 예민한 아이들이 똑똑한 경우가 많다는거 어느정도는 맞는것 같은 도치엄마입니다 ㅎㅎ

  • 13. 세상에
    '17.7.21 11:37 AM (211.41.xxx.16)

    남편 분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분이시네요
    저 이제는 팍 늦어버린 미혼인데
    정말 감동받았어요
    평생 까방권을 제 권한ㅋ으로 드리고싶네요
    행복하시길요!

  • 14. 나는나
    '17.7.21 11:40 AM (39.118.xxx.220)

    그렇게 동지가 되어가는거죠. 늘 행복하시길 바래요. ^^

  • 15. ...
    '17.7.21 11:49 AM (14.33.xxx.135)

    눈물나네요.. 출산 기다리고 있는데.. 겁도 나고. ㅎㅎ 화이팅~!

  • 16. 멋져요
    '17.7.21 11:52 AM (182.215.xxx.17)

    고통을 나눌 수 있는 남편이 있어서 인생의 큰
    행운입니다

  • 17. ...
    '17.7.21 11:56 AM (117.111.xxx.144) - 삭제된댓글

    남자도 저렇게 육아 같이 참여하고 부인생각하고 하면 수많은 여자들이 분노에 차서 독박육아라 부르짖겠나요? 저렇게 고생 함께하고 동참하면 서로서로 위하게되고 아이도 아빠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가정이 되어가는거죠.
    아이 낳아놓고 부인은 눈이 쑥 들어가 있는데 본인 덜 챙겨준다고 불평불만에 애 보라면 스마트폰 틀어놓고 잠이나 자고 그러면서 집에 일찍 들어가면 골치아프다고 친구만난다며 밖으로 돌고... 그러다 자식이고 부인이고 데면데면 따로놀면 이 집구석은 가장에 대한 예우가 없다고 소리나 치다 콩가루 집안에 황혼이혼 1순위 되는거죠.
    자업자득은 집안에서부터~~

  • 18. ...
    '17.7.21 12:02 PM (223.62.xxx.115)

    좋은남편이네여

  • 19. ..
    '17.7.21 12:35 PM (1.237.xxx.222)

    글이 너무 예뻐요!
    남편분도 정말 대단하고, 또 그 고마움을 이렇게 따뜻하게 풀어낼 줄 아는 아내분도 멋있어요!
    저도 결혼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부부는 전우애로 함께 사는 것 같아요. 힘든 시련을 함께 이겨내면서 서로에게 믿음을 쌓아가는 듯해요. 육아도 부부에게 오는 시련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그 과정을 잘 이겨내면서 서로 믿음과 사랑을 쌓아가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요.
    이 글 보고 저도 남편에게 더 잘 해줘야 겠다고 다짐합니다. ㅋㅋㅋ

  • 20. 훌륭하세요
    '17.7.21 1:04 PM (1.236.xxx.107) - 삭제된댓글

    정말 남자들 꼭 해야할일이 아이 어릴때 육아참여
    원글님 그 고마움이 두고두고 남는거처럼
    저는 무심하고 자기만 알던 남편의 모습이 각인이 되어 평생 가더라구요
    불쑥불쑥 그 기억이 나면서 나한테 애들한테 그랬으면서 뭘 바래? 이런 마음이요

  • 21. 훌륭하세요
    '17.7.21 1:04 PM (1.236.xxx.107)

    정말 남자들 꼭 해야할일이 아이 어릴때 육아참여
    원글님 그 고마움이 두고두고 남는거처럼
    저는 무심하고 자기만 알던 남편의 모습이 각인이 되어 평생 가더라구요
    불쑥불쑥 그 기억이 나면서 나한테 애들한테 그랬으면서 뭘 바래? 이런 마음이요 ㅠㅠ

  • 22. 진짜...
    '17.7.21 1:25 PM (61.83.xxx.59)

    임신했을 때부터 갓난아기 때까지의 남편 모습이 평생을 가는 것 같아요.
    저희 어머니도 아기 목욕 시키고 손톱 깍아주고 하면서 육아참여 했던걸 두고두고 이야기하세요.

  • 23. 허브
    '17.7.21 1:54 PM (58.237.xxx.59)

    예민한아이들이 영리하고 집중력이 높은거 맞는거 같아요 저희딸도 냉장고 문여는소리에도(단칸방시절)

    파르르 깨곤햇는데 수능1개틀리고 공부쪽재능 있는거 같아요,금방 지나갔네요 그시절이~~~

  • 24. 옛날생각나요
    '17.7.21 2:26 PM (122.37.xxx.213)

    애 태어나고 10살 지금껏 애 돌본적이 없는 남편이랑 살고요.
    당연히 애는 어릴때부터 제 껌딱지예요.
    애한테 관심없는 만큼 집안일에도 관심밖이라 제가 상처많이 받았고 지금도 한버씩 울분이...애랑 저랑 서로 의지하면서 그렇게 여기까지 왔네요.

  • 25. ...
    '17.7.21 2:51 PM (14.46.xxx.5)

    남편분 어디서 어떻게 만나셨는지 궁금해요

  • 26.
    '17.7.21 3:27 PM (210.103.xxx.32)

    글을 생동감있게 잘 쓰시네요~

  • 27. 원글
    '17.7.21 4:06 PM (118.33.xxx.141)

    음....사실 저.... 오늘 아침에 대문에 걸려있던..(남편이 돈 벌어오니 행복하다는...) 글 쓴 사람이고요 흐흣
    그 안에 써있지만...
    남편과 저는 캠퍼스 커플이고.. 제가 3학년 때 복수전공하면서 그쪽 과에 복학생이던 남편을 만나서 오빠동생 사이로 지내다가 연인으로 발전했어요. 그렇게 8년 연애했고, 지금 결혼 5년차예요. 즉 13년째...ㅎㅎ

    숱하게 싸우긴 했지만, 연애 기간 중에도 헤어지잔 말은 한번도 안해봤어요.
    남편은 연애할 때는 굉장히 무뚝뚝했는데 결혼 후에는 장인장모님한테서 널 데려왔으니, 이젠 자기가 보호자라면서 자상한 성격으로 바뀌더라고요.

    좋은 사람이에요 저희 남편은^^ 헤헤

  • 28. 대박
    '17.7.21 4:53 PM (175.223.xxx.119)

    그글이 님이 쓴거라니!!!!

    님은 전생에 유관순언니였나봐요.

    전생에 큰일하신 분이 틀림없어!!!!!

  • 29. 원글
    '17.7.21 5:19 PM (118.33.xxx.141)

    음...공교롭게도 제가 좋은(?)글을 연달아 써서 그렇지....
    저희 남편도 흉 엄청 엄청 많고....
    살벌하게 싸우는 날도 많아요.^^;;;;

  • 30. 둥둥
    '17.7.21 7:22 PM (39.7.xxx.140)

    어휴 ㅜㅜ
    부러우면 지는건데ㅜㅜ
    간만에 로긴하게 만드십니다ㅜㅜ

  • 31. ...
    '17.7.21 7:59 PM (168.235.xxx.183)

    고구마글만 보다가 훈훈하니 좋네요.
    결혼 잘 하셨음!!!

    육아하는 아내 힘들까봐 엘리베이터에서부터 탁탁 뛰어오는 남편이라니!! ㅎㅎ

  • 32. 부러움
    '17.7.21 8:30 PM (14.46.xxx.5)

    어떻게 만나셨는지 답변주셔서 감사해요
    대체 어디가면 이런남자 만날수있나 궁금했어요
    당근 연애결혼이고 일찍만나셨을거 같았는데 캠퍼스커플이셨군요
    제 주변에도 씨씨들이 그렇게 잘살수가 없더라고요..
    부럽삼 진짜 좋아보여요

  • 33. 오늘
    '17.7.22 12:12 AM (218.234.xxx.167)

    이 글 읽고 남편이랑 얘기했어요
    저희도 9개월 아기 키우는데 아기가 딱 6개월 전까지 낮잠은 업고 가만 서 있어도 깨고(차라리 배위에 올려놓고 자면 편하기라도ㅠ) 내려놓음 당근 깨서 내내 돌아다니면서 재우고 밤잠은 뭐 수시로 깼구요
    근데 딱 6개월 되더니 철 들더라구요ㅎㅎ
    지금은 제가 밤낮 딱 지키고 있음 깼다가도 다시 자요
    뭐 그리 무섭고 조심스러운지 이제 잡고 서는데 한번을 안 넘어져요ㅎㅎ
    저랑 남편이랑 교대로 업어가면서 우리 언젠가 이생활 끝나겠지, 토닥토닥 위로 해가면서
    동지애가 뭔지 부부가 뭔지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구요
    저희남편은 제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사오기도 하지만 주로 시키는 걸 군말없이 잘 하고
    제가 집안일을 더 하긴 하지만 청소 화장실청소 쓰레기는 도맡아서 해요
    아기는 말할것도 없이 예뻐하구요
    무엇보다 아기와 관련된 고민을 같이 나누면서 걱정하고
    아기가 재롱부릴때 같이 웃고
    셋이 있을 때가 아무 걱정 없고 너무 행복해요
    남편한테 그래도 상위 3퍼센트는 된다하니 내심 뿌듯해하네요
    저희남편은 교대근무 하는 걸 감안하면 2퍼센트는 될 수도ㅎ
    지금껏 개인약속 한번도 안잡고 시가 가는 것도 허락받거든요
    남편이랑은 싸움이 오래가지도 않고 화났다가도 얼굴 마주보면 웃어버려요
    평생 이렇게 살도록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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