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에 봄 꽃들 다 피고 지고
녹음은 시커매지고 그럴 때 피는 꽃이 능소화고 배롱나무 꽃 이에요
제가 두 꽃 다 너무 좋아해요.
몇 년전에 능소화 두 그루를 어렵게 구해서 심었는데요.
꽃이 안피는거에요. 마당이 음지이고, 바위가 있고 땅이 모래흙이라 안좋아서
꽃까지는 피우지 못하고 잎이나 아랫부분에서 조금 자라다마나보다 했어요.
어제 마당에 능소화 꽃이 떨어져 있어서 깜짝 놀라 어디서 떨어진 건지 한참을
찾았는데요. 와우,, 옆 5층 빌라보다 더 높이 자란 소나무 비슷한 나무
꼭대기에 능소화가 피어있네요. 2,3년만에 줄기가 그 높은데까지 타고 올라가서
다른 어떤 그늘도 용납 안되고 기어이 햇빛과 1:1 정면으로
마주받아서 꽃 피웠나봐요.
식물을 보고 불쌍하고 미안하게 여겨진게 처음이네요. 그 햇빛 받으려고 얼마나 애를 쓰며
뻗어 올라갔을지,,,
무식해서 꽃 고생만 시켰어요. 좀 낮은 키 나무에 기대어 심어 놓을걸,, 담에 뻗어갈 가지하나
만들어서 연결 시켜줬으면 훨씬 풍성한 꽃도 보고 꽃 고생도 안시켰을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