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헌법과 김대중대통령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구나!
김기춘
노욕이 너무 과하고 염치도 없구나!
재판에 나온 김기춘 왈!
“왕조시대 같았으면 이미 망한 정권이고, 사약(賜藥)으로 모든 것을 끝내고 싶다.”고 중얼거렸단다.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수작이자 몰염치의 극치이다.
5.16이후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정권강탈자는 박정희→전두환→노태우→15년 건너뛰고 이명박→박근혜로 바뀌었어도, 그때마다 김기춘은 정권강탈자의 제1주구가 되어 앞장서서 신바람 나게 망나니 칼춤을 추어대며 민주주의에 차마 입에 담기조차 섬뜩한 칼질을 해 대었다.
도대체 인류역사상 유례가 없는 해괴망측한 “유신헌법”은 누구의 발상이며, 그가 휘두르는 “법”을 빙자한 칼춤에 민주주의를 갈망하던 우국지사(민주화 투사)와 목구멍에 풀칠을 하기 위해 조각배 타고 고기잡이 나갔다 북에 끌려갔다 돌아온 납북어부들이 “간첩”의 죄명을 뒤집어쓰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예를 어찌 다 열거할 수 있으랴!
5.16이후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김기춘의 부침(浮沈)과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그가 권좌에 앉아 희희낙락할 때 민주주의는 피눈물을 줄줄 흘리며 가쁜 숨을 헐떡이며 몰아쉬는 빈사의 지경을 헤매야 했고, 그가 갓끈 떨어져 쥐 죽은 듯이 처 박혀 있을 때 민주주의는 가냘픈 숨이나마 쉴 수가 있었고, 그가 쇠고랑차고 옥에 갇혀있을 때 비로소 민주주의는 살길을 찾을 수가 있었다.
그런 김기춘이지만 반세기 이상 지속된 더러운 세월은 그의 치죄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코미디에서나 있을 법한 기상천외한 백치 박근혜의 난정이 탄핵을 당하자, 김기춘은 인생마지막고비에 “문화계 불랙리스트”라는 그가 지은 수많은 죄 중에서는 죄의 축에도 못 드는 죄목으로 걸려들어 저승사자를 옥에서 맞이할 운명에 처해졌다.
집에서 조용히 저승사자나 기다리며 인생마지막 순간을 맞이했어도 그의 목숨과 함께 지은 죄상도 역사의 쓰레기통에 묻히고 말았을 것이다.
헌데 저승사자가 눈앞에까지 와 있는데도 주체할 수 없는 감투욕에 박근혜의 주구가 되어 민주주의에 대한 인생 마지막 칼춤을 추어대다 이 지경으로 내 몰린 것이다.
누구를 원망하랴.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을.
사약!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수작이다.
왕조시대에도 가끔 박근혜 같은 덜 떨어진 왕들이 있어 바른말을 하거나 백성을 위한 선정을 베풀 것을 주장하는 신하들이 못난 왕에게 밉보여 귀양을 가 유배지나 집에서 사약(賜藥)을 받아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덜 떨어진 왕일망정 사약을 받아야 하는 신하의 우국충정과 왕에 대한 충성심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 마지막 은전으로 그를 사약으로 마지막을 맞이하게 했다.
비록 목숨을 몰수 할망정 충신에 대한 최상의 예우를 한 것이다.
김기춘의 죄상!
왕조시대에는 왕이 나라의 주인이었으며 왕을 배반한 죄는 대역 죄인이었고, 민주주의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니 민주주의를 짓밟은 것은 바로 국민을 짓밟은 것이 되니 현대판 대역 죄인이라 하겠다.
그런 대역 죄인에게 사약을 무슨 얼어 죽을 사약!
생솔나무 가지로 거칠게 얼기설기 역은 형틀 속에 갇혀 서울장안을 이리저리 돌며 조리를 돌린 후 시구문(광희문)밖으로 끌고 나가 맨땅에 무릎 꿇려 앉힌 후 봉두난발을 한 망나니가 햇볕에 번쩍이는 새파랗게 날이 선 칼에 막걸리를 푸-푸- 뿜어대며 흐트러지게 칼춤을 추어대어 죄인의 혼을 쏙- 빼낸 뒤 한 순간에 ↻ 휙-!
그 순간 몸뚱이는 젓은 볏단 쓰러지듯 옆으로 툭!
대갈통은 언덕에서 놓친 수박 구르듯 떼구르르르!
몸뚱이는 야산에 집어던져져 늑대, 여우, 까마귀, 도둑고양이, 들쥐들이 모처럼 포식을 하게하고
대갈통은 피를 다 빼낸 후 소금에 푹- 절여 전국방방곡곡을 돌려 높은 장대 끝에 꿰어 해골이 바가지가 될 때까지 효수!
사약은 무슨 사약?
이게 왕조시대 대역 죄인에 대한 치죄방법이다.
때로는 민주주의가 원망스러울 때도 있다.
저런 대역 죄인을 민주헌법으로 치죄를 하자니 너무도 원통하다.
거기다가 또 인권의 화신 김대중대통령이 “사형”집행을 잠정적으로 중단시키고, 그게 뒤를 잇는 정권의 관행이 되어 아무리 큰 죄를 지었어도 더러운 목숨 저승사자가 찾아 올 때까지 콩밥을 똥 만들게 할 수밖에 없으니!
때로는 민주헌법과 김대중대통령도 원망스러운 때가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