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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밤 8시9시에 집에오는데 밥해먹으라는 엄마

ii 조회수 : 5,031
작성일 : 2017-07-15 21:49:44
진짜 매번 반복되는 스트레스인데,
미혼이고 혼자살고 퇴근하고 집에오면 8시 9시쯤 되요
직장에서 저녁비 지원되서 동료와 저녁 사먹고 좀더 일하다 퇴근하거나
정말 피곤한 날은 저녁안먹고 퇴근해서 집에 오는데,
그런날은 손하나 움직이기도 싫어서 먹을것 사오거나 배달시켜 먹어요.
집에있는 밥에 냉장고 반찬 꺼내 먹을때도 있고
정말 집밥이 먹고싶을땐 찌개도 끓이고 요리해서 먹기도 하구요.

저도 나름 요리 좋아해서 82쿡도 오게 되었고, 레시피 보고 요리 잘해요.

그런데 엄마가 주말에 가끔 오시면
왜 집에서 밥을 안해먹냐고 난리 난리 에요 퇴근해서 집에서 밥을 해먹어야지 왜 사먹냐고. 아침도 밥해먹고 나가라고.
엄마 주변 미혼여자들은 매일 밥해먹고 빨래도 매일 하고 등등

근데 엄마는 초등교사셨고 그러니 주변에 미혼여자들도 초등교사에 퇴근이 5시 정도죠
저는 변호사이고 일도 바쁘고 퇴근이 늦어요. 아침엔 출근해서 동료들과 티타임하며 빵이나 샌드위치 간단히 먹고, 점심 저녁도 보통 동료들과 먹어요. 제 주변엔 다들 이러고 이런 생활 별 불만 없어요. 출근 자체가 10시 정도로 늦구요.

오늘도 엄마가 집에 오셔서는 제가 집에서 밥 안해먹는다고 난리시네요.
매번 냉장고에 반찬을 넣어주시는데 그 반찬들이 거의 그대로 있으니까요. 집에서 밥 안해먹을거라고, 반찬 안해주셔도 된다 하니 또 난리..

평생 그렇게 살거냐고, 자꾸 해먹어버릇 해야지 시집가서 어쩔거냐고
진짜 너무 지겹고 대화 자체가 안되니 스트레스에요
도대체 밥이 뭐라고 이러는지 밥하려고 결혼하나, 자꾸 결혼하면 밥해야지 어쩔거냐고 지금부터 매일 밥해먹으라고..

밤 아홉시에 집에와서 무슨 밥을 해먹으란건지.
주말엔 물론 저도 먹고싶은거 제가 해먹는데 주중에 한식으로 먹어서 주말엔 보통 스파게티 피자 그런게 먹고싶어요.

간만에 엄마 오시니 잘해드려야지 했는데 그냥 말 섞기도 싫어져요.
엄마는 완전 옛날 사람, 여자는 남편 밥해주려고 결혼하는거라 생각해요. 밥 안해줄거면 왜 결혼하냐고.
엄마는 정말 그러긴해요. 밥을 엄청 중요하게 생각해서 이모와 밖에서 만나 쇼핑하다가도 다섯시쯔 되면 얼른 집에 들어가서 밥하라고. 하면서 이모도 집에 보내고 엄마도 밥하러 집으로 오세요.

그런데 여기서 반전은 엄마는 결혼생활 삼년도 채 안되서 이혼했어요.
제가 애기때 이혼했는데 그때 얘기 들으면 또 엄청나요.
주말부부였고 어린 애기가 있는데 세시간 거리를 버스 몇번씩 갈아타면서 애기 업고 엄마가 주말마다 아빠 있는 곳으로 갔대요
가보면 집도 엉망이고 그래서 주말내내 청소하고 장봐서 반찬 해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밥해놓고.. 그렇게 힘들게 주말내내 그러다 또 애기업고 버스 몇번 갈아타고 세시간 거리를 돌아오고 ..

아빠를 오라고 하지 왜 엄마가 그 먼거리를 갔냐고 누군가 물어보니
- 남자 혼자 있는데 여자가 가봐야지, 가서 청소 해주고 밥해주고 일주일 먹을거 해줘야지 안그러려면 왜 결혼했냐고-

안봐도 뻔한게 지금 저에게 이러는것처럼 아빠한테도 난리난리 쳤을거같아요. 집이 왜이리 더럽냐 왜 반찬 해놓은거 안먹었냐 , 먼길 오느라 힘들어 죽겠다, 소리 지르고 짜증내면서..
그런 생활 하다 이혼한거에요.
근데 그러는게 본인도 스트레스 받으면서 상대에게도 얼마나 스트레스를 주는건지, 엄마는 평생 모를거 같아요


저에게도 지금 거의 오년을 매번 아이스 박스에 무겁게 반찬 한가득 해서 담아오고, 제가 안먹는다고 매번 말해도 매번 그래요. 그러고는 냉장고에 그대로인 반찬통 보면서 왜 밥을 집에서 안먹냐고 평생 그럴거냐고 그러다 암에 걸린다느니 외식하면 대장암에 걸린다 어쩌고 ..

지겨워 죽겠어요 정말
IP : 223.38.xxx.17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해가 안되네요
    '17.7.15 9:51 PM (175.223.xxx.153)

    초등교사와 변호사 일의 강도 자체가 다르다고 얘기하세요.
    모든 직업이 다 방학있고 퇴근빠른(다른 직장에 비해) 초등교사같은줄 아나... 화 한번 크게 내세요.

  • 2. ...
    '17.7.15 9:54 PM (1.237.xxx.12)

    크게 화 한 번 내시고
    딸 말고 아들이라고 생각하라고! 오백 번 말씀하시고 문 열어 주지 마세요.
    부모도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 3. 에구
    '17.7.15 9:55 PM (110.70.xxx.157)

    진짜 피곤하시겠어요
    어머니는 걱정되서 그러시겠죠

    저도 미혼 싱글인데
    주말에 밑반찬 해놓거나
    반찬가게서 사놓고
    평일엔 집에와서 밥에반찬 대충먹어요
    주말에 대신 먹고픈거 사먹든가해먹든가하고요

    저는 평일까지 내내 밖에서 사먹는게 못미덥고
    인스턴트가 싫어서요
    그리고 돈도 아깝고..

    근데 그럴 여력 없으심
    엄마말씀 한귀로 듣고 흘리세요

    자칫하면 속이 안빠르거나 해서
    밥차려먹고 설겆이하면
    11시되는수도 있으니까.

    자신은 자신이 가장 잘 아니까요

  • 4. ....
    '17.7.15 9:59 PM (59.15.xxx.86)

    신혼에는 애 업고 주말마다 남편에게 찾아가다 이혼하고
    그 아이가 다 커서 독립하니 또 주말마다 찾아와서 잔소리...
    어떻게 인생 패턴이 그렇게 똑같나요...ㅠㅠ
    오지 마시라고 하면 또 난리 날까요?

  • 5.
    '17.7.15 10:00 PM (110.70.xxx.157)

    다시보니 변호사시네요
    그럼 푼돈 절약할 생각마시고
    시간 가장 짧게 걸리는걸로 해야죠
    그리고 남은시간은
    쉬거나 일하거나 둘 중 하나로..

  • 6. ...
    '17.7.15 10:05 PM (125.185.xxx.178)

    엄마 아집이 대단하실거 같네요.
    그것때문에 이혼했는데도 아직도 그러는건 못고쳐요.
    원글님은 성인이니 엄마가 뭐라하면
    응응 하고 알아서 하세요.

  • 7. ii
    '17.7.15 10:08 PM (223.38.xxx.17)

    그쵸... 어쩜 우리엄마는 인생이 이럴까요
    본인 스스로 몸힘들고 스트레스 받으면서 상대방도 숨막히게 한다는걸 왜 모를까요 ㅠㅠ
    주말부부로 혼자 애기 키우고 직장도 다니면서 주말마다 애 들쳐업고 남편한테 가서 주말내내 청소하고 빨래하고 밥하고 반찬하고..
    과연 그 당시에 그 남편이 그런걸 바라고 고마워했을까요 ㅠ
    심란하네요 ㅠㅠ

  • 8. 제 딸도
    '17.7.15 10:19 PM (61.98.xxx.144)

    20대 후반 직장인인데
    퇴근할때 메뉴 물어보고 안땡기면 사다 지 방에서 혼자 먹어요
    제가 전업이라 밥 다 해 놓는데도 저러니 첨엔 좀 보기 싫고 남편도꾸짖기도 하고
    근데 본인이 그렇게 해야 스트레스도 풀리고 그런다고 하니
    요샌 그냥 둬요
    또 가끔 먹고 들어오거나 지 먹을거 사와 혼자 해결하니 편하기도 하구요

    어머님도 그 편안함을 아시게 되면 좋을텐데 안타깝네요

    근데 따님이 좀 강하게 말해보세요 제 딸은 하도 까칠해서 제가 졌답니다 ^^;;

  • 9. 어머님
    '17.7.15 10:37 PM (183.96.xxx.122)

    위기의 주부들에 나오는 빨간머리 여자 같아요.
    완벽한 주부가 되려고 가족들 숨통 틀어막는.
    내가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만큼 너희도 내 방식으로 최선을 다하라는 압력
    현관 비번 바꾸고 문 열어주지 마세요.

  • 10. ㅇㅇ
    '17.7.15 11:20 PM (223.62.xxx.7) - 삭제된댓글

    그냥 웬만하면 저녁은 집에서 드시면 어떠실지
    간단하게 국이나 찌개는 마트서 요즘 1인가구 위해 인스턴트로 잘나오던데요
    밖에서 먹는음식 안좋긴한데 나이드신분들 사먹는밥 안좋아하는거 당연한거예요

  • 11. 에구
    '17.7.15 11:56 PM (121.131.xxx.240)

    왜 사사건건 참견하실까요?
    회사에서 바쁘고 집에도 늦게 오는데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서 먹고 쉬어야지 오밤중에 밥을
    왜 해 먹으라고 하시는 건지.
    반찬도 안 먹는 거 같으면 안 해 줘야지 왜 본인 생각을
    강요하실까요?
    얼마나 짜증 나실지..

  • 12. ...
    '17.7.16 6:55 AM (39.115.xxx.198) - 삭제된댓글

    맛있고 간편하고 신선한 식품 가득한 시대에 일주일이나 쟁여놔도
    멀쩡할 짜고 매운 밑반찬들... 되려 위암 대장암 걸릴거 같은데...
    김치만 해도 얼마나 짠지...
    저희 양가부모님도 김치담갔다 한통 주고 밑반찬 엄청 큰통에 주고나서는 다음주에 다먹었냐? 물어보세요. 김치는 일년내내 김냉 한통 정도 먹을까 싶은데 도데체 뭐먹고 사냐고...

  • 13. 성격이죠
    '17.7.16 12:42 PM (14.44.xxx.97) - 삭제된댓글

    걍 무시밖엔
    고칠려면 엄마 상처 주는 수 밖엔....
    그건 좀 최악이니까.

  • 14. 죄송하지만 무식해서 그래요
    '17.7.16 2:28 PM (223.32.xxx.78)

    무식한데 신념은 강하심. 배운거 하나 여자는 블라블라 더이상 성찰이나 숙고없이 끝까지 믿음.
    이건 솔직히 본인이 깨닫는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의 반론은 모조리 얄팍한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만 여기니까요.
    울 엄마가 비슷한 성향이신데 그 어려운 걸 많이 극복하셨어요. 책도 많이 읽으시고 저랑 맘 상하는 토론도 많이 하셨구요. 언젠가 내가 왜 그렇게 맹목적으로 살았는지 모르겠다 하셨을때 화해가 됐어요. 그 전에는 도저히 인정을 안하셨음;; 근데 엄마 삶의 여정을 들어보면 그럴만도 해요. 세상이 여자인 엄마한테 아무 기회도 안줬고 본인도 어리석은 선택들을 했고 그런데 그런 분들이 또 끈기가 있어서 노력하며 최선을 다해 사신 것도 인정해줘야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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