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유럽인 남편분과 결혼한분 글을 읽고 댓글을 쓰고 싶었는데.. 바빠서 못쓰고 그냥 지나가 버렸어요.
저도 해외에서 유럽 남편과 살아서.. 결국 남자들 누울자리 보고 발뻣는거.. 한국남자건 서양남자건 비슷하구나.. 깨달아서요... 물론 평균적으로 그래도 살림과 육아에 대한 책임감은 훨씬 낫지만요..
그래서 이 글을 꼭 쓰고 싶었어요.
제가 한참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기 전부터 아이 생긴 후에.. 남편과 가사분담이나 아이 육아..등등에 대한 갈등이 최고조로 치솟을때.. 주위 커플들을 많이 관찰해 보고 결론 내린거는..
여자가 깨끗한 살림살이.. 맛있고 영양가 있는 식단.. 예쁜 인테리어.. 뭐 이런거에 대한 기대치가 높고.. 그걸 포기 못할 수록.. 남편과의 가사 분담은 더더더 안되어 버리고.. 여자가 점점 더 독박을 쓰게 되더라구요.
육아도 마찬가지.. 남편한테 맡기고 보면 남편은 그냥 지 폰보고, 지 할일 하고 있고.. 아이는 그 옆에서 사부작사부작 놀다가.. 아빠 옆으로 안가고 엄마한테 다시 돌아오는 꼴 보고 열통 터져서.. 내가 이 아이를 잘 키워야겠다..하고 온몸으로 놀아주고 책읽어주고.. 하면.. 아빠로서의 역활은 점점 더더더더더 없어지고.. 엄마가 모든걸 다 하는 날이 오더라구요.
제가 하도 열통이 터져서.. 주위 맞벌이 커플들을 하나하나 유심히 관찰했어요.
처음에는 이게 문화차이 때문인가.. 내가 알게모르게 아시안 문화에 쩔어서.. 내 남편을 스포일 시키는걸까.. 해서..
주위 국제결혼한 커플들과 그냥 같은 유럽인 아니면 같은 미주인..들끼리 결혼한 커플들이 차이점이 있나 유심히 살펴봤는데요..
제가 결론내린건.. 물론 문화차이가 없지 않을순 없겠지만.. 결정적인 차이점은 여자의 기대치에 있더라구요.
좀 드러워도 사는게 다 그렇지 뭐..하고. 아이를 방치해도.. 원래 애는 그렇게 크는거야.. 대범하게 구는 여자들이
결국 남자들의 자리를 빼앗지 않고..? .. 남자들과 역활 분담이 되더라구요.
인종과 국적을 뛰어넘어서 그게 진리더군요.
자세한 예를 제 친구들.. 미국 커플 미-캐나다 커플, 프렌치 커플 - 미국 서양 - 미국계 아시안 커플.. 별별 커플 예를 다 들어서 써보고 싶지만 시간관계상 생략하구요.
결론은 남편과 가사와 육아의 역활을 분담하고 싶다면.. 예쁘고 깔끔한 집에서 맛있고 영양많은 식사를 하며 아이를 최고로 좋은 환경에서 키우는거.. 는 깔끔히 포기해야 하는거더라구요.
전 아직도 이 모든게 완전히 깔끔히 포기가 안되어서 지금도 종종 갈등이 있지만..
일단 포기하는 대신에 얻는거가 그게 그렇게 나쁘지 않은것 같아서 많이 내려놓고 많이 타협하고 있습니다.
포기하는 대신에 얻는거는 일단 내 한몸이 전보다 편하다는거..!!!, 그래서 남편에 대한 미움이 덜해지고 남편과의 사이가 좋아지는거.. 남편도 점점 내가 하는일이 힘들다는걸 지 스스로 깨달아지면서 저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는거.. 결국 장기적으로는 아이한테 화목한 가정을 선사하는거..지요.
지금 당장 남편이 아이랑 노는꼴이.. 마음에 안들고 성에 안차고 열통이 터져서.. 내가 알아서 다 해버리고 아이에 대한걸 내가 다 결정하고 몸바쳐 아이와 시간을 보내면.. 지금 당장은 아이를 잘 키우는것 같지만... 궁극적으로는 아이에게 아빠의 자리를 뺐는거라는걸 깨달아서.. 진짜 아이좀 봐.. 그러면 아이를 눈으로 보며 건성으로 시간 보내는것 같아도.. 잔소리가 가슴속 깊은곳에서 머리끝까지 올라와서 폭발할것 같아도.. 큰숨 몇번 쉬고 푹 맡기고 외면해 버리고... 그랬어요..
맞벌이 하시며 고군분투하시는 많은 분들께 이 글을 바칩니다.
(근데 그렇다고 제가 지금 남편과 50-50가 되느냐.. 하면 그건 절대로 안된다는게 함정이네요..
제가 유럽 서양 무슨 커플을 봐도.. 아이가 생기면 남자와 여자는 50-50 가 불가능하더군요..
그저 한 30만 제대로 해줘도 그 남자 참 괜찮은 남자라는거.. 아마 스칸디나비안들은 40정도 하는것 같구요..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10이나 할까.. 싶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