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일사분란하다. 오랜 침묵이 이어지더니 트위터부터 들끓기 시작했다.
2,3일 소리를 높이더니 어느 날 갑자기 트위터에서 사라진다. 이어 서울시 교육청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다시 소란을 피우기 시작한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을 감싸는 목소리들 이야기이다. 마치 군사작전을 보는 듯하다.
우리 사회는 참 불가사의하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번번이 일어난다. 상식의 마비가 일어날 지경이다. ‘양심적 교육자’라는 분이 거액을 건네고 ‘선의’라고 주장하고, 코흘리개가 봐도 뻔한 속사정을 ‘표적수사’ 등의 현란한 용어로 가리고 감싸준다.
물론 곽노현을 두둔하는 이들도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이리 재고 저리 재다가 이대로 두면 좌파진영 전체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느낀 것 같다. 그래서 ‘사퇴 불가’와 ‘대법원까지 버티기’라는 결론을 내린 모양이다. 그리곤 ‘돌격, 앞으로!’이다.
구호도 등장했다. “의도적으로 진보진영을 도덕적으로 흠집내기를 한다”고 소리치고 “야권 단일화의 정당성을 매도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니냐”고 팔을 걷어 부치고 고함을 지른다. 참 고전적이지만 유죄확정 판결 이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는 '무죄추정원칙'을 거론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외침을 듣는 사람들은 마음이 씁쓸하다. 왜 솔직히 말하지 못하는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를 내어 승리하고, 그 여세를 몰아 내년 4월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곽 교육감이 버텨주어야 한다고. 또 곽 교육감이 이대로 물러서면 이후 민주당과의 지분 나누기에서 좌파진영이 불리해진다고.
하지만 이건 아니다. 좌파 진영이 선거 비리 사건 수사를 좌우 투쟁 구도로 끌고 가려고 몸부림을 쳐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일반 시민들은 ‘곽노현 문제’는 정치가 아닌 윤리의 문제, 도덕의 문제로 보기 때문이다.
좌파 진영이 생존을 위해 무리수를 둘수록 그만큼 민심은 등을 돌리게 된다. 어거지를 쓸 수록 추한 꼴만 내비치게 된다. 그래서 보수진영 일부는 ‘부디 곽노현 교육감이 오래 버텨 달라’고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
우수한 두뇌와 강한 결집력을 자랑하는 분들이 이번엔 판단착오를 한 것 같다. 많고 많은 선택 중에 하필 ‘자살골’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