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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선 -------------------------------------
너무너무 쓸쓸해요~~~~~~~~~~~~
밥 주고 돌봐주던 길냥이 녀석들과 헤어져 멀리 멀리 머얼~~~~~리 이사왔어요
폰에는 그녀석들 사진과 동영상이 한가득인데
볼 때마다 데려올걸 그랬나 후회하다가
아니지, 데려왔으면 모두가 힘들었겠지 다시 맘 바꾸고
인터넷으로 다른집 냐옹이들 사진 찾아서 보다가
그냥 이렇게 하루가 가요
안았을 때 부드럽게 축 늘어지던 냐옹이 몸, 뒷통수에서 나던 포근한 먼지구름 냄새
보들보들 뱃살, 복실복실 뱃털, 발바닥 꼬순내
고등어 파우치 하나 뜯어주면 정말 눈이 똥그래가지고 찹찹찹찹 먹고
나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그루밍에 몰두하다가 잠에 빠지던 녀석들.
야들야들 꼬들꼬들했던 귀
형제들과 장난치며 엎치락 뒤치락 하던 새끼냥이들
그 이쁜 눈들.
아... 정말 내가 데려왔어야 했을까요.
지금쯤은 죽었을 지도 몰라요.
너무 덥고 지치고 불 앞에서 뭘 할 수도 없고 하기도 싫은데 밥은 차려야 하고
얼마전에 제 살림을 전부 잃게 된 사건이 있었는데 그게 큰 상처가 되었나봐요
하나 하나 공들이고 아껴가며 모은 조리도구들, 주방용품들, 향신료와 양념들 다 없어졌고
새로 사기도 싫고 진짜 소금 설탕 후추 간장 요것만 가지고 어떻게 해보려 하니 맛도 그냥 그렇고
새로운 요리 해보려 해도 레시피 북이랑 요리책도 다 잃었으니 비율도 하나도 기억 안나고
뭘 좀 해볼까 하면 꼭 한두가지 없는게 있는데 그게 바로 저번에 잃게된 그것들이고
심지어 다 너무 비싸고 좋은 것들이라 내 평생 이제 그런 걸 다시 가져볼 수 있을까 싶은 건데
꼭 필요한거라 막 속에서 울화가 치밀어 오르다가 그냥 다시 절망적이 되고
(아니 사실 사려면 살 수도 있는데, 그게 왜 있쟎아요 다시 사자니 예전 것이 너무 아깝고
그냥 막 화가 나서 안 사게 되는거... 돈도 없구요...)
이와중에 족저근막염까지 와서 서 있기도 힘들고 절뚝거리며 걷기도 싫고
운동부족에 맨날 라면같은거만 대충 먹고 사니 뱃살은 대풍년
아... 정말 어젠 로또까지 하나 샀어요
이거 1등 되어다오... 멀리 멀리 산속으로 들어가 고양이들 키우며 조용히 살게. 빌면서
언니들.
살다보면 정말 힘들다가도 좋은 날이 오나요?
내가 노력 안해도 저절로?
시간이 흐르면 해결되나요?
그럴 리가 없겠죠? 내가 뭔가 노력해야 좋은 날이 오는거죠?
근데 노력할 기운도 없고 하기도 싫어요
그냥 저절로 삶이 여기서 마무리되었으면 해요.
이상, 간만에 온 자의 얼척없는 넋두리였습니다.
게시판 어지럽혀서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