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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헬리곱터맘 맞나봐요

이생각 조회수 : 2,219
작성일 : 2017-07-11 18:22:09

큰아이(딸)가 취업되어 오늘 3주짜리 그룹연수를 떠났어요.
주말에 블라우스, 바지, 치마 등등 몇 벌 사주고, 어제는 밤새 옷들 다려주고, 똑딱단추 달아주고, 짐싸는 거 봐줬어요.
오래된 옷도 엄마가 다려놓으니 새옷 같다고 하네요.
사춘기부터 지금까지 내내 저와 티격태격했던 아이라, 마음 안다치게 해주려고 진짜 조심하고 살았어요.

짐싸느라 어제 밤늦게 거의 새벽에 잠들어서 아침에 못일어나는 아이 깨우고,
뭘 또 챙기는지 시간 지체하는 아이를 재촉해서 차에 태워,
제 시간에 늦을까봐 네비, 티맵 다 켜놓고 그야말로 산넘고 물건너 이리 저리 빠른 길로 시내 집결지에 데려다 줬어요.

유턴해서 두 번이나 그 건물을 보고 왔어요. 내가 왜 이러지? 헬리곱터맘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ㅎ
길가에, 건물 앞에 캐리어 하나씩 끌고 삼삼오오 모여있던 젊은이들도 이젠 안보이고,
모두 건물 1층 로비에 모여 있는 모습이 건물 창으로 보이더라구요.
돌아보며 울컥했어요. 내가 이러려고 지금까지 애썼구나 하는 마음. 지금도 눈물나네요.

아, 그리고 어젯밤 옷 다리고, 실밥들 바늘귀에 넣어 옷사이로 넣어주면서 제 엄마생각도 났어요.
울엄마는 이런 거 없었거든요. 제가 뭘 입고, 뭘 먹고 다니는지 관심이 없었던 엄마.
효부라고 주변의 칭송은 많았지만, 자식 교육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대화도 별로 없으셨구요.
저절로 크는 줄 알았다고 나중에 말씀하셨죠.
머리 엄청 좋고 공부는 잘했는데 어렵게 사는 형제들 보면, 
당사자 책임이 더 크겠지만, 진로에 대한 적절한 도움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목과 달리 글이 삼천포로 빠지는 거 같긴 한데요.
하여간 한 가정 이루고 자식 낳고 이 세상 살아가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는 생각이고,
종종거리는 이런 삶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생각도 요즘 많이 들어요.

살아내기가 어려운 요즈음, 그게 이 어른들 잘못이고, 낭만도 철학도 배려도 사라지고 오로지 경쟁만 남은 이 세상에서
젊은이들이, 최소한 내가 낳은 아이들이 이 세상에 잘 융화되어 마음의 행복을 갖고 살아가길 바라는데, 그게 쉽지 않으니...
애들은 다 컸고, 성인이 되었지만 여러 생각에 마음이 복잡하네요.



IP : 221.139.xxx.16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wisdomgirl
    '17.7.11 6:28 PM (175.209.xxx.224)

    세상에 그래도 대단하네요... 그덕분에 딸이 제법 큰 회사에 취업을 잘 한거 같은데
    이제 취업도 했으니 헬리콥터에서 내려오시면 되겠네여 ㅎㅎ

  • 2. 괜찮
    '17.7.11 6:42 PM (121.140.xxx.174) - 삭제된댓글

    젊은 아이들이 공부만 해서, 소소한 거 챙기지 못해요.
    잘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서도요.
    나도 아이들 옷 다려주고, 세탁소에 드나들고 그럽니다.
    결혼했어도...아직도 안 끝났어요.
    모임에 가면.....80% 이상은 다들 소소한 뒷바라지 해 줍니다.
    드러내놓지 않고 살살요.

    초등학교 1-2학년때 가방정리 하라고 하고서,
    빠진 것 없나 챙기는 마음으로요.
    욕해도 할 수 없어요.
    우리끼리 모여서 낄낄 대면서 몰래 뒷바라지 얘기 해요.

  • 3. 싸이클라이더
    '17.7.11 6:52 PM (211.36.xxx.84)

    사고 치고 곤욕을 겪는 시행착오로 약이 됩니다.
    이제 손 떼시고 독립시키세요.
    그것이 자녀를 위한 길입니다.

  • 4. ...
    '17.7.11 6:54 PM (1.233.xxx.126)

    아직 헬리콥터맘은 아니시고 자녀의 큰 일을 정성스레 준비해주시는 어머니세요.
    저도 부모에게 상처를 많이 가지고 자라서 님보다 훨씬 어린 아이들을 키우고 있습니다마는,
    받은 사랑이 없는 상태에서 내 자식에게 사랑을 준다는게 참 어려운 일이구나..속상한 순간이 더 많아요.
    그런 면에서 본인에게 아쉬웠던 점들을 자식에겐 구멍나지 않게 챙겨주는 어머니..훌륭하십니다.

    저는 제 아이가 저에게 편하게 기대고, 요구하는 그런 아이였음 좋겠어요.
    아니 더 정확히는, 제 아이에게 제가 그런 상대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엄마..하면서 말할 때 만큼은 마음이 푹 놓이고 그 무엇도 걱정할 것 없는 그런 상대요.

    남들이 뭐라고 하건..답은 내 자신에게 있는거잖아요.
    글로 보기엔.. 원글님은 그저 좋은 어머님이세요.
    따님이 부럽고, 또.. 원글님을 본받고 싶네요.

  • 5.
    '17.7.11 10:51 PM (118.34.xxx.205)

    좋은엄마세요
    따뜻한마음으로 연수갔을겁니다.
    따님이 부럽네요

  • 6. 원글
    '17.7.12 12:37 PM (221.139.xxx.166)

    댓글 감사드려요.
    저는 아이 일에 크게 관여를 못해요. 우리 아이 둘은 모두 너무 독립적이고 너무 쎄요.
    마음은 헬리콥더맘인데 애들이 허용을 안해주네요.
    그저 저는 이렇게 보조적인 도움만 조용히 해주고 있어요.
    그래도 애들은 짜증이 나면 저에게 풀고, 아이들 마음에 맺힌 것도 좀 있어요. 없는 애들이 어디 있겠어요.
    게다가 저희 부부가 초년에 많이 안맞아서 가정분위기가 그리 좋지도 않았거든요.
    그것에 대한 안좋은 영향이 참 많네요.ㅠㅠ 다 팔자려니 생각해주면 좋겠지만, 아이들이 그걸 알까 싶네요.
    지금은 서로가 많이 노력한 결과, 사이는 좋게 됐어요. 이 이야기도 풀면 하나 가득입니다.
    인생이 참.... 쉽지 않네요.
    모두들 화이팅 하세요~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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