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딸)가 취업되어 오늘 3주짜리 그룹연수를 떠났어요.
주말에 블라우스, 바지, 치마 등등 몇 벌 사주고, 어제는 밤새 옷들 다려주고, 똑딱단추 달아주고, 짐싸는 거 봐줬어요.
오래된 옷도 엄마가 다려놓으니 새옷 같다고 하네요.
사춘기부터 지금까지 내내 저와 티격태격했던 아이라, 마음 안다치게 해주려고 진짜 조심하고 살았어요.
짐싸느라 어제 밤늦게 거의 새벽에 잠들어서 아침에 못일어나는 아이 깨우고,
뭘 또 챙기는지 시간 지체하는 아이를 재촉해서 차에 태워,
제 시간에 늦을까봐 네비, 티맵 다 켜놓고 그야말로 산넘고 물건너 이리 저리 빠른 길로 시내 집결지에 데려다 줬어요.
유턴해서 두 번이나 그 건물을 보고 왔어요. 내가 왜 이러지? 헬리곱터맘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ㅎ
길가에, 건물 앞에 캐리어 하나씩 끌고 삼삼오오 모여있던 젊은이들도 이젠 안보이고,
모두 건물 1층 로비에 모여 있는 모습이 건물 창으로 보이더라구요.
돌아보며 울컥했어요. 내가 이러려고 지금까지 애썼구나 하는 마음. 지금도 눈물나네요.
아, 그리고 어젯밤 옷 다리고, 실밥들 바늘귀에 넣어 옷사이로 넣어주면서 제 엄마생각도 났어요.
울엄마는 이런 거 없었거든요. 제가 뭘 입고, 뭘 먹고 다니는지 관심이 없었던 엄마.
효부라고 주변의 칭송은 많았지만, 자식 교육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대화도 별로 없으셨구요.
저절로 크는 줄 알았다고 나중에 말씀하셨죠.
머리 엄청 좋고 공부는 잘했는데 어렵게 사는 형제들 보면,
당사자 책임이 더 크겠지만, 진로에 대한 적절한 도움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목과 달리 글이 삼천포로 빠지는 거 같긴 한데요.
하여간 한 가정 이루고 자식 낳고 이 세상 살아가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는 생각이고,
종종거리는 이런 삶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생각도 요즘 많이 들어요.
살아내기가 어려운 요즈음, 그게 이 어른들 잘못이고, 낭만도 철학도 배려도 사라지고 오로지 경쟁만 남은 이 세상에서
젊은이들이, 최소한 내가 낳은 아이들이 이 세상에 잘 융화되어 마음의 행복을 갖고 살아가길 바라는데, 그게 쉽지 않으니...
애들은 다 컸고, 성인이 되었지만 여러 생각에 마음이 복잡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