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결혼해서 합가해서 살았는데
그때 시댁에 입주 도우미분이 계셨어요.
그래서 뭐 식사준비라고 제가 딱이 할 거는 없고 수저놓고 거드는 정도.
신혼에 일요일 점심먹는데 매운탕이었어요.
저희 친정이 아버지 입맛 때문에 무지 싱겁고 고춧가루도 아주 적게 넣어서 요리하고 그랬거든요.
저는 초등 고학년때 외식으로 매운탕 한번 먹고 입술이 부어서 고생했던 적도 있어요.
그러니까 외국사람이 우리나라 김치 먹고 깜짝 놀라는 정도로 싱거운 입맛..
시댁에서 매운탕을 한입 먹고는 바로 눈물이 나고 재채기가 나더라구요.
제가 휴지로 눈물을 닦으니까 시아버지께서 왜 그러냐고 그러셔서
제가 매운 거 잘 못 먹어서 그렇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나 바로 도우미 아주머니를 부르시더니만 앞으로는 이것보다 두배정도 더 맵게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식사 끝날 때까지 그냥 표정관리하고 있다가
대개는 설거지 돕기 하는데 그냥 방으로 왔어요.
이번엔 슬퍼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남편이 왜 우냐고.. 몰라서 묻냐고 하니까 뭘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냐고..
뭐 옛날 이야기지만 참... 못 말리는 우리 시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