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시어머님 모시고 살고 있어요.
방 두칸짜리 임대아파트 살면서 시동생 8년간 데리고 살고 철없는 행동, 말 다 참으며
살았어요. 형제사이 나빠지면 다 내탓으로 돌아올거 뻔해서 무조건 참았지만
4년전 독립하라고 내보냈어요..저희도 남매를 키우는데 도저히 어찌할수가 없어서
남편보다 월급도 많고 (생활비라고 10만원 2년도 채 안받아봤네요..그래도 얼마나
생색냈는지..) 나이도 있으니까 독립하라고 좋게 말했더니 나가더라구요.
올해 초에 혼전임신으로 결혼했구요. (결혼상대가 한번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사인데
헤어졌을때 동서가 결혼했다가 금새 깨지고 시동생한테 애원해서 결구 임신해서
결혼했어요) 시동생이 같이 살면서 저희가 경제적으로 파산, 면책(남편이 장사하다
빚더미) 으로 너무 힘들었고 작은애 조산해서 1200그램으로 낳았어요. 다른건
다 감수하더라도 시동생이 작은애 왜 낳았냐고 제 가슴에 못박은 말은 아직도
상처로 남아있거든요. 시어머님한테 바로 말해서 물론 혼이 나긴 했지만 그렇다고
제 상처가 없어지는건 아니지요..그외에 무수히 상처입힌 말들...한마디로 너무
철이 없던 거지요..
지금은 시동생도 저 애먹인거 다 알고 깍듯하게 행동해요. 그런데 동서가 문제더라구요.
동서가 말실수를 많이 하더라구요. 그래서 말을 좀 가려서 해주면 안되겠냐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더니 안하무인으로 소리지르고 울고불고 난리가 났지요. 한 번 갔다온게 같은 여자로서
안되보여서 배려해주고 따뜻하게 대해줬어요. 그거 다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말한 사람이
저한테 형님을 전혀 이해못한다고 하고 소리 버럭 지르고선 일단 죄송은 하다고..
그래서 상대한테 할말 안할말 다해놓고 죄송하다 한 마디 하면 동서는 그게 없어지냐 했더니
아무말도 못하대요. 전 차분하게 조근조근 얘기하는 스타일인데 대화 자체가 안되고
자기 합리화로 똘똘 뭉쳤어요.
그리고 일주일뒤에 시동생이 혼자 저희집에 왔어요. 시어머님, 남편 다 있었구요
시동생은 형수님이 어떤 분인지 제가 다 아는데..자기가 할 말이 없다구요.
제가 바로 그랬어요. 혹시 동서가 자기 감정 조절 못하고 내키는대로 말해놓고
나중에 그거 수습하려고 자기합리화하는 사람 아니냐고 했더니 바로 맞다고
하네요..자기도 대화하면서 많이 힘들다고..안그래도 평소에 예의가 없어서
이것저것 많이 가르친다고..자기도 답이 없다고..
시어머님이 시동생한테 형님한테 잘못했다고 사과전화하라고 몇 번 시켰대요..전혀 연락없죠..
근데 그 며칠뒤 아버님 제사였어요. 애기 데리고 왔는데 속에서 치밀어오른것을 겨우 눌렀어요.
평소에 간드러지는 사람인데, 시어머님한테 애교 부리고 저한텐 그렇게 못하더라구요.
제가 전혀 안받아주고 목소리 깔았거든요..시댁 친척분들이 다 가까이 사시기 때문에 아버님
제사때 오시거든요. 그러니까 저도 표현할 수 없으니까 동서한텐 최대한 할 말만 했어요.
나중엔 제 눈치 살살 보더라구요. 기대는 안했지만 혹시라도 사과의 뜻을 넌즈시라도 비추면
받아줄 생각 조금은 했는데 전혀 없어요. 그냥 조심스럽게 눈치 보면서 말하는 거 외에는
제가 24살에 시집와서 시댁에 잘하고 사니까 우습게 봤나봐요.
시어머니가 자길 탐탁치 (헤어졌다가 다시 돌싱인 며느리 보는게 쉬운건 아니잖아요) 않게 생각하는걸
아니까 저한테 뇌물을 쓰지를 않나..시어머님 앞에선 전 어머님이 너무너무 좋아요 그래놓고
저랑 둘이 있을땐 어머님 오시기전에 얼른 가봐야겠어요..완전 모순이잖아요.
저라고 시어머님하고 갈등이 없었던거 아니예요. 하지만 서로 한발짝씩 물러서서 이해하고 정도 들다보니
지금은 정말 사이 좋아요. 집안에선 부러워하는 고부사이고, 저희 어머닌 주변에서 저같은 며느리 얻었다고
저한테 직접 시어머님 친구분들 고맙다고 전화까지 와요.
혹시나 동서한테 부담줄까봐 일체 뭘 요구한적도 전화도 안했어요 (전화조차도 부담스러워해요)
내 몫이라 생각하고 여태 해온대로 하고 살았는데 동서의 안하무인 행동을 보고 맘을 접었어요.
시동생한테 아무것도 안해도 된다고..기본 생신, 제사만 챙기라구요..시동생은 어떻게 그러냐고
할건 해야지 않냐길래, 시어머님께서 기본만 하고 살으라고 하시네요. 어차피 어떤 며느리 들어왔어도
제가 너무 잘하고 살아서 눈에 차지 않을거라고 하시긴 했어요.
요즘 애들 정말 버릇없다. 싸가지 없다..하시더니 너만큼 철든 애가 없는가부다..하시네요. 한 번도
그런 말씀 안하셨거든요.. 요즘 저한테 더 잘해주시려고 하시네요. 몸도 약한데 맏이로 와서 고생한다고
이것저것 챙겨주시면서 제발 건강하라구요. 타고난 약골인데 뭐든 열심히 하거든요.
동서랑 사이좋게 지내면 시동생에 대한 마음 사그러들줄 알았는데 이건 뭐..정말 맘접게 만드네요.
곧 추석이고 그 이주뒤에 할아버님 제사예요. 또 어떤 얼굴로 봐야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