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그냥 한번쯤 쓰고 싶었던 글.

지난기억 조회수 : 638
작성일 : 2017-06-21 14:46:21
아주 오래된 일이에요.
이젠 희미해질때도 되었는데.
더운 바람이 콧끝을 간지럽히는 계절.

잊고 살았던 심쿵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니 써볼게요.



오래전이에요.
우연히 한 친구를 만났죠.

처음 본 순간.
찰나의 그 순간에 마음을 뺏겨 버렸어요.
한참이 지난 지금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볼에 살짝 홍조가 띄어질만큼 강렬했던 심쿵의 순간이었죠.

이마를 살짝가린 왁스로 잘 정돈된 깔끔한 헤어스타일.
하얀 얼굴에 부담스럽지 않은 쌍꺼풀. 맑고 투명한 눈동자.
부드럽지만 날렵했던 콧날과 앵두같이 새빨간 입술.

피아노가 취미였던 길고 가늘던 손가락.
옆에 있으면 은은하게 느껴지던 시트러스 섬유유연제 향.

다정한 부모님 아래서 사랑 받고 자랐고.
원하는 목표가 뚜렸했고
대학원을 가고 논문쓰고 박사까지 되었죠.
중저음 보이스에 말투엔 느긋함과 섬세했고
눈을 맞추며 부드러운 미소를 잘 짓는 친구였어요.

누구나.
누구나 탐내하던 사람이었죠.
제 기준에선 말도 안되게 완벽했던 그 친구.
그 친구 앞에 서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지던 제 자신..

그는 내가 혼자인게 믿을 수 없다 했지만.
그건 오히려 내가 너에게 묻고 싶었지.
정말로 믿을 수가 없다......


몇번을 만나고 자연스럽게 손을 잡게 되었어요.
영원히 놓고 싶지 않은 부드러운 감촉과 따스함.
그리고 자연스레 입맞춤도 하게 되었어요.
진심으로 행복하고 이 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그렇게 행복했던 순간이었지만
저는 이제 그만해야겠다.
마음의 결정 하던 순간이기도 했어요.

이 친구와 미래까진 가지 못할거다.
사랑에 더 깊게 빠져들면 나만 더욱 힘들어지고
나만 괴롭고. 나혼자 미저리가 될 것 같은 두려움이 느껴졌어요.

이후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도
좋아하는 마음을 꾹꾹 누르며 애써 태연한 척 했고.
내 눈빛과 뛰는 가슴은 진심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몸짓과 행동들은 그를 밀쳐냈죠.


그 친구는 제게 말했어요.
너도 내가 좋긴 한거니.
좋은 것 같다가 또 아닌것도 같다며
희망고문 시키는거야? 물으며 저를 애처롭게 바라보았어요.

아. 정말로 그만해야겠다.
이제 그만 해맑은 저 친구의 늪에서 빠져 나와야겠다.

그날 아찔했던 입맞춤은 가슴에 간직하기로 하고.
다음날 저는 친구에게 이별을 얘기했어요.


모든 부분에 자신감과 자존감이 단단한 친구는
저를 존중하며 그대로 저를 놓아주더군요.


시작도 못 해보고 끝난 사랑.
이후 그렇게 완벽한 이상형은 만나지 못했죠.

오래 지난 일이지만. 아직 생각해요.
그 친구는 나를 많이 좋아하지 않았어...
정말로 좋아했다면 그렇게 쉽게 나를 놓아주진 않았을테니....



그냥 한번쯤 얘기해보고 싶었어요
내가 찌질해서 좋은 사람 놓쳤던 기억..
IP : 114.204.xxx.6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모지?
    '17.6.21 4:20 PM (121.152.xxx.239)

    왜 그런 병신같은 짓을 하셧죠???

    혹시 그가 여자였던거??

    못 먹어도 고 인것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00847 미드 2 ryangi.. 2017/06/21 750
700846 광고음악 인데 혹시 아실까요 3 좋네요 2017/06/21 822
700845 비하인드 뉴스 박성태기자 6 쭈르맘 2017/06/21 2,617
700844 제육볶음이나 오징어볶음에서 물이나오게 하고 싶어요 4 지글보글 2017/06/21 2,008
700843 식기세척기 놓으려는데, 공간이 애매한데...공사부터 해야 하겠죠.. 10 fdhdhf.. 2017/06/21 1,821
700842 김정재 1 덥다 더워 2017/06/21 608
700841 인터넷 쇼핑몰을 할까 하는데 무모한가요?ㅜ 4 ㅜㅏㅣㅣ 2017/06/21 2,193
700840 페브릭소파 써보신분 관리힘드나요? 13 .. 2017/06/21 2,898
700839 옷 잘 만드는데 아시는 분? 2 질문 2017/06/21 1,160
700838 이런 마음으로 방송대 공부 할수 있을까요? 3 이름없음 2017/06/21 1,160
700837 LTE 데이터 안심옵션 쓰시는 분 3 ㅇㅇ 2017/06/21 1,080
700836 [JTBC 뉴스룸] 주요뉴스...................... 1 ㄷㄷㄷ 2017/06/21 702
700835 이태리 브랜드좀 알려주세요.. 11 궁금 2017/06/21 2,456
700834 관공서에서 본 한 여성 공무원 6 홍두아가씨 2017/06/21 7,136
700833 자가치아미제 추천좀해주세요 미백 2017/06/21 342
700832 문대통령, 김현미 신임 국토부 장관에 임명장 수여.pic 7 보기좋다 2017/06/21 1,674
700831 말로는 친일파 위안부하면서 실제는 일본여행 ㅎㅎㅎ 6 친일파 2017/06/21 1,928
700830 희한하게 장사가 안되는 장소는 계속 안되는 군요... 17 ,, 2017/06/21 5,575
700829 성지순례 추천-자유한국당 5행시 공모전... 12 우리모두 응.. 2017/06/21 2,014
700828 다리부기 빼는 정맥순환 개선제..간에 괜찮을까요 3 오늘은선물 2017/06/21 2,012
700827 잘난 아이인건 알겠는데.. 기승전 자식 아이큐 자랑으로 끝내는 .. 10 더워 2017/06/21 3,988
700826 남의 밑에서 돈벌기 어렵다는 글들 많은데 10 .. 2017/06/21 3,738
700825 울타리콩이요..급 2 아기사자 2017/06/21 673
700824 안경환 하나고 이건 빼박이죠 이거 왜 수사 안하나요? 25 2017/06/21 3,128
700823 이사, 남편의 암묵적 반대 3 암반 2017/06/21 1,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