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년차.. 20대 후반 4살 아이 엄마입니다.. ^^:
요즘 생각지도 못한 고민이 생겨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네요..
제목에서처럼...
친정엄마에게.. 남자가 생긴 것 같네요.
아버지.. 계십니다..
엄마가.. 시집오고 나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첫아이 유산하고.. 맏딸인 저도 선천성 천식으로 20살때까지 계속
죽다 살아나길 반복했구요.
막내 동생은 태어나서 한번도 제 발로 걷지도, 앉지도 못하고
12살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지체 1급 장애아였습니다.
30대, 40대.. 그 좋은 날들을 자식들에게 메여 산거죠..
아빠는 엄마께 자상한 말 한마디 해 주지 못하는 무뚝뚝한 경상도남자였습니다.
심지어 자식들에게도 무관심했던...
엄마가 그렇게 힘들게 살았는데...
말이라도 한 마디... 따뜻하게 해 줬다면 좋았을껄.. 아직도 전 아버지가 원망스럽습니다.
심지어 엄마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제가 초등 고학년 때)
바람까지 피우셨었습니다.
엄마 가슴에.. 정말 큰 상처로 남았겠죠.
자신만 바라보는 세 아이 때문에 이혼도 못 하고...
이혼 직전까지 갔다가.. 그렇게 다시 아버지와 사셨습니다.
아빠 주위 분들은 전부 아빠에게 장가 하나는 진짜 잘 간거라고.. 모두 엄마를 칭찬하셨습니다...
그러다...
몇년 전에 아빠가 절친 한분을 저희 집에서 같이 살게 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빠가 하는 일이 있는데 한달만 우리집에 있으면서 그 일을 도와달라고..
그 분도 직업이 있었는데 그 때 마침 시간이 되서 우리 집에 머물면서 아빠 일을 도와드리기로 했습니다.
그 때 집엔 엄마와 당시 만삭이었던 저도 있었구요.
네...
아빠가 자처한 거죠. 어찌보면....
본인이 계속 집에 있는 것도 아니면서 친구를 한 집에서 살게 하다니....
그 분과 같이 있으면서...
아.. 우리 아빠도 저랬으면.., 나도 저런 아빠가 있었으면... 이라는 생각을
저도 할만큼.. 그 분은 자상했고.. 집안일도 잘 거드셨습니다.
말씀도 정말 재미나게 하셨고.. 농담도 잘 하시고...
청소기 돌리고 있으면 밥값 해야 한다며 걸레질 하고...
가끔 엄마에게 서비스라며 커피도 타 주시고...
우리 아버지에겐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많이 갖고 계신 분이셨죠.
그 일이 끝나고도 그 아저씨는 종종 친구가 보고 싶다며 우리 집에 왔었나보더라구요.
그래도.. 그런 쪽은 정말 상상도 못했는데...
워낙 짖궂은 분이셔서.. 엄마 생일 때 꽃다발이랑 케잌, 샴페인을 보냈을 때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았습니다.
제가 지금 둘째 만삭이라.. 또 친정에 내려와 있는데..
엄마가 부쩍 전화를 방에 들어가서 받고.. 말도 없이 나가서 안 들어오고.. 그러더라구요.
아빠도 엄마도 두 분 다 원래 그런 편이라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그 아저씨를 만나고 있었나 봅니다.
어제 동생이랑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동생이 얘기하더군요.
집에 갔을 때 그 아저씨도 왔었는데..
자기 방에 있는 걸 모르고 그 아저씨가 부엌에서 엄마 얼굴을 두손으로 감싸고 있더라고....
머리를 망치로 한대 맞은 것 같네요.
엄마가 아빠 떄문에 힘들었던 걸 알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아빠와 이혼한다고 하면 찬성까진 아니지만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아빠와 이혼 후.. 엄마가 정말 좋은 분을 만나 이제라도 사랑받으면서 새 출발 한다고 하면
그 여깃 반대할 마음.. 없습니다. 정말 좋은 분이면.. 오히려 축복해야죠.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아버지의 죽마고우라뇨..
심지어 그 분도 가정이 있는 분입니다...
저도 결혼한 입장에서.. 이해를 하려 해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잠시 끌리는 마음은 있을 수 있다고 백번 이해하지만....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이대로 모른 척 하고 있는 게 맞는걸까요?
저한텐 너무.. 어려운 문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