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렸을때 부터 부모님께 봐온거라곤..항상 싸우는 모습이었어요.
아빠는 폭력남편 이었고..엄마는 자주 집을 나가셨어요.
그리곤..저도 스무살 되던 해에 아빠를 피해 바로 집을 나왔어요..
여기저기 떠돌며 참..어린 나이에 별의별 경험 다 하며 살았어요.
동생이 하나 있는데 동생도 제가 집을 나가고 2년 정도 있다가 집을 나와 엄마와 살았어요.
전 몇년 더 있다가 20대 후반에 엄마집을 들어갔어요. 그렇게 아빠와는 연락을 끊은채 셋이 살았죠.
그러다 세월도 많이 흐르고 엄마와 아빠가 다시 연락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가끔씩 만나고..
그렇게 해서 저와 동생도 아빠를 자연스레 만나게 되었죠. 아직 마음속 앙금이랄까 그런게 남았지만..
그래도 세월에 많이 늙은 모습을 보니 안쓰럽더라구요.
하지만 두 분은 만나면 또 싸웠어요. 이젠 엄마가 문제인거 같더라구요.
엄마가 알코올중독 증상이 있어요. 자주 마시고..또 한번 마시면 멈출 줄 모르고..주사도 심하고..
그러던 중 엄마에게 크게 상처와 실망감을 받고 현재의 남편과 먼저 살림을 차리게 되었어요.
그리고 엄마와 연락을 끊고 친가 친척분들만 모시고 결혼식을 했어요. 얘기하면 너무 길어질거 같아 안쓰지만..
그래도 어떻게 엄마인데..라고 하시는 분들...안 겪어보시면 모르실거예요...정말 질릴대로 질려버렸죠..
그리곤 인생 처음으로 평온한 삶을 보냈어요.
시댁분들도 좋으시고..남편도 그렇고..
아빠는 가끔 연락이 저에게 잦지 않다고 투덜거리셨어요.
솔직히 자주 찾아 뵙지는 못했어요. 왜냐하면..아직 아빠에 대한 원망이랄까..그게 다 가시지도 않았구요..
또 하나..
제가 정말 10원 한장 없이 남편에게 의지해서 했던 결혼이라 남편에게 아빠 보러 가자는 얘기를 자주 못꺼내겠더라구요
그러다 얼마 전에..
아빠에게 부재중 전화가 와있길래 전화를 했더니 완전 혀가 꼬여서는 또 만취 상태더라구요.
뭐라뭐라 하시는데 왜 전화 안받았냐 따지는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이유를 설명해도 술에 취한 상태라 얘기가 안될거 같아서 낼 전화하겠다고 하고 끊었는데..
밤새 문자로 섭섭함을 토로 하시더군요. 뭐 그래 너네 잘살아라 아빠 혼자 사는데 연락도 자주 없고 내 전화를 거부했어
이런...문자들....................
다음날에도 또 문자로 계속 그러는데..갑자기 가슴속에 무언가 욱하더라구요.
솔직히..이런 제 마음이 못됐지만..아빠에게 말했어요.
아빠 때문에 스무살 되자마자 집 나와서 갖은 고생하면서 나혼자 아무 도움도 없이
여기까지 왔는데 기특해 해야하는거 아니냐고..
아빠는 저든 남편이든 자주 연락하고 자주 보길 바라는거 같은데..(한달에 한번정도 봤습니다.)
제 입장에선..아직 예전에 아빠에게 겪었던 상처들이 다 치유가 안되어서 마음이 혼란스러워요.
아빠에게 어른이라도 사과 할건 해야하지 않겠냐면서 난 아직도 상처가 너무 크다 다 말했더니..
예전 얘기 꺼내는 제가 잘못되었다고 합니다. 그러기 전에 왜 당신이 화가 났는지를 먼저 생각하랍니다..(전화안된거.)
막말로 저 어렸을때 성추행 하고..
(이거 물어보니 엄마인줄 착각해서 그랬답니다. 똑똑히 기억하는데 어린 동생 돌보다 제 바로 옆에서 재웠는데 그 더러운 손길에 깨어보니 동생은 저~만치 떼어놨더군요..)
말의 절반이 욕이었고..저를 부를때도 제 이름 보단 "야 이년아" 였습니다.
폭력까지 쓰는 아빠 피해서 집나오고.....십원 한장 안보태주고 결혼 했는데...
제 입장에선 제대로 된 사과 한번 못받고 아직도 자기만 위해주길 바라고 하늘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아빠를 보면 진짜...휴...........
그렇게 싸우고 며칠째 연락 안하고 있습니다.
전 정말 아빠랑도 연락 끊고 싶어요. 왜 그렇게 날 힘들게 하는지..
전 그저..아빠에게 진심으로 사과 받고 싶은 마음 뿐이지만..아빠는 제가 딸이란게 저런다면서 대화도 안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제가 정말...못된 딸인가요.........
이번 추석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시댁에서 이틀 자기로 했는데..이런 사정 모르는 남편은 나머지 이틀 아버님 댁으로 가자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