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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자아이들은 정말 다르군요

어이구우 조회수 : 5,722
작성일 : 2017-06-14 11:53:25

새로 이사온 집 거실에서 학교로 가는 길이 잘 보여요.

500미터 정도 떨어져있는데도 시골이라 논과 밭 밖에 없고 지그재그 길이라

아이가 저희 아파트 1층에서 나와 학교까지 걸어가는 걸 볼 수 있거든요.


아침에 학교 다녀오겠다고 인사하면 전 커피 한 잔 들고 베란다 앞에 서서

아이가 슬렁슬렁 걸어서 등교하는 모습을 보는게 아침 시간의 소소한 즐거움인데요.....


몇 달 보다보니 제 아이 포함, 남자아이들은 정말... 정말....


일단 학교까지 가는 길은 도로가 잘 되어있어요.

차가 다니지 않는 안쪽으로 길을 새로 내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신발이나 옷 버리지 않고 말끔하게 다닐 수 있는 상태인데요,

일단 남자 아이들은 그 길로 안 가요.

굳이굳이 높이가 1미터 50센티 정도되는 아파트 주변 울타리를 넘어요.

그 울타리를 넘기 전에 먼저 가방을 휙! 반대쪽으로 던지고

그 높고 위험한 울타리를 기어올라서 넘어가요.

자기가 먼저 넘고 다음 친구(나중에 물어보니 모르는 애래요. 그날 처음 봤다고..) 가방 받아주고

그리고 나서 밭을 가로질러 가거나 논두렁으로 가요.

다행히 지금 봄 배추가 끝나고 밭들이 비어있는 상태이긴한데

주변에 물어보니 작물이 자라고 있으면 자라고 있는데로 고랑을 뛰어 넘으며 집에 온대요.

오이나 토마토가 높게 자라면 그 안에서 미로찾기하면서 등하교하고요.

농사지으시는 분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걸 안 하셨더라고요.

아이들도 농사짓는 걸 오가며 보니까 농사가 힘들다는걸 아는 지 작물 자체를 밟거나 하지는 않고

고무줄 넘듯이 생강이나 양파 위로 폴짝폴짝 뛰어넘어요.

그 와중에 농사지으시는 집 멍멍이에게 간식 챙겨주고 놀아주고,

밭일하다 잠시 쉬시는 분들께 질문폭탄, 그러다가 배추 뽑는거 잠시 돕다가,

애호박 가지 올리는 거 도와드린다고 같이 막대같은 것 잡아드리다가.

선물이라며 집에 송충이 가져오고.... ㅠ ㅠ


여자아이들은 곧장 학교로 가고, 집으로 와요.

그런데 남자아이들은 집으로 오는 듯 하다가 다시 우다다다 뛰어서 학교로 가는 듯 하더니

다시 집으로 오다가 실개천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뭔가를 건졌다가

소리를 지르며 집어던지고...


잠깐 걸으면 될 거리인데 거의 한 시간 가까이 걸려서 집에 오네요.


IP : 175.204.xxx.207
3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17.6.14 11:58 AM (39.7.xxx.112) - 삭제된댓글

    ㅋㅋㅋ 동화같다 ㅋㅋ
    본능인거죠 저러다 서열싸움하고그럴껄요

  • 2.
    '17.6.14 11:59 AM (211.114.xxx.182)

    마음이 환해지는 글이네요.
    너무나 사랑스런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해요.
    이런 글 참 좋아요^^

  • 3. 고딩맘
    '17.6.14 12:03 PM (183.96.xxx.241)

    ㅎㅎㅎ 눈앞에 장면장면이 다 그려지네요 저러다 거름썪히는데 빠지면 안되는데 ㅋ

  • 4. ....
    '17.6.14 12:03 PM (211.36.xxx.3)

    울타리 뛰어넘다 넘어져 팔골절된 저희 아들
    깁스 풀자파자 다시 뛰어넘더군요
    유트브로 낙법동영상을 열심히 보더라구요

  • 5. 은근한 마력
    '17.6.14 12:06 PM (106.240.xxx.2)

    글이 참 이쁘네요.
    미혼이지만 이런 글 읽으면 예쁜 아이들 모습에 웃음짓게돼요.
    고만할때 남자아이들 정말 귀여운것같아요.

  • 6. ㅋㅋㅋㅋㅋㅋ
    '17.6.14 12:07 PM (211.109.xxx.76)

    남자애들 귀엽죠. 근데 막상 자기아이가 저러면 귀엽다가도 속터지고 그럴 것 같아요 ㅎㅎㅎ

  • 7. ㅎㅎ
    '17.6.14 12:10 PM (110.140.xxx.96)

    남의 아들이 그러면 귀여운데...

    내 아들이 그러고 있는 꼴을 보자면... 우워어어악~~~

  • 8. ㅋㅋ 낙법동영상
    '17.6.14 12:15 PM (175.204.xxx.207)

    크하하하하하하!!! 낙법동영상!!!!! 211.36님 아드님 정말 재미있네요.
    곧 제 아들도 그럴 것 같다는게 함정이지만요. ㅎㅎㅎㅎ

    오늘 아침에는 길가에 누군가 버려놓은 실내자전거를 어떤 아이가 잠시 타다가 내려서 등교하는데
    뒤따라가던 제 아이가 올라서 좀 타고, 제 아이가 내리니 또 다른 아이가 타더라고요.
    교실에 제 시간에는 들어가는 걸까요? ㅠ ㅠ

    제가 아침마다 어이구우~~~ 어이구우~~~ 쟤 좀 봐~~~ 하면서 탄식을 하니
    남편이 내일부터는 손에 태극기를 들려줘보래요.
    학교까지 펄럭이면서 가라고요. 바람에 휘날리는 태극기 들고가면 우리 아들 얼마나 멋져보이겠냐고...
    남자는 성인이 되어도 수준이 같은가봐요. ㅠ ㅠ

  • 9. ^^
    '17.6.14 12:16 PM (223.62.xxx.235)

    읽으면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져요
    우리집 아들 딸 거기 다 있네요 ㅋ

  • 10. ㅋㅋㅋㅋㅋㅋ
    '17.6.14 12:21 PM (223.33.xxx.190)

    211.36님 유뷰트 낙법동영상에서 빵 터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1. 부럽
    '17.6.14 12:25 PM (14.52.xxx.157)

    귀엽당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유년시절을 시골에서 키우고싶네요..

  • 12. ...
    '17.6.14 12:27 PM (211.36.xxx.3) - 삭제된댓글

    네 우리는 보통 다치면 그곳 가기도 싫어하잖아요
    낙법 보고 침대에서 연습하더니
    여전히 뛰어 넘어요
    장래희망 : 달인의 김병만

  • 13. 좋아요
    '17.6.14 12:29 PM (175.211.xxx.111)

    저희는 딸이 그러고 다녔어서...
    19층에서 내려다 보면 굳이 등나무 벤치 사이를 지그재그로 지나가고,
    화단과 보도블럭 경계로 아슬아슬하게 걸어가고요.
    열 걸음을 똑바로 걸어가질 못하지요. ㅋㅋ
    작년에 깁스 4회, 올해 벌써 3회네요.
    이렇게 철이 안드니 중2여도 사촌기가 안오네요.

  • 14. ....
    '17.6.14 12:30 PM (211.36.xxx.3)

    네 우리는 다치면 그장소 가기도 싫어하잖아요
    낙법보고 침대에서 연습하더니
    여전히 뛰어 넘어요 ㅜㅜ
    학교 장래희망란에 달인 김병만이 되는게 꿈이라고. ㅎㅎ

  • 15. ㅅㅅ
    '17.6.14 12:33 PM (119.64.xxx.164)

    애들 귀엽네요. ㅎㅎ

  • 16. 제친구
    '17.6.14 12:37 PM (211.198.xxx.67) - 삭제된댓글

    중학교 교사인 제 친구가 남자 중학교에 근무할때
    전교생 중 팔이든 다리든 기브스 한 아이가
    꼭 한 명이상은 있다고 하더라고요.
    세면대가 떨어지기도 하고
    딱히 폭력적인 애들은 아닌데
    부서지는 의자는 꼭 하나씩 있고
    아무튼 그랬데요.
    공학에 근무할때에는
    아이들 시험점수를 보여줬는데
    기말이었는데 실수로 중간고사 점수를 보여줬대요.
    남자아이 반 두 반인가 보여주고
    (그때까지 모름.)
    여자아이 반에 가서 보여줬는데
    여자애들이 점수가 좀 이상하다며 이야기 해줘서 알았었나봐요.
    남자아이들은 두 반 다 이상하다고 하는 애 없었음.

  • 17. 따스한
    '17.6.14 12:45 PM (1.239.xxx.11) - 삭제된댓글

    글이네요.
    그냥 시름이 없어지는..

  • 18. ..
    '17.6.14 12:51 PM (182.226.xxx.163)

    중딩1학년아들..점심시간에 축구하다가 점심시간 놓쳐서 점심 못먹었다고..에너지가 많은 남자애들 공부하느라 참 힘들겠죠..층간소음때문에 집에서 뛰지말라했더니 온몸으로 기어다니네요..딸도키우지만..아들하는짓이 단순하고 귀여워요.^^

  • 19. 깜찍이들
    '17.6.14 12:58 PM (223.62.xxx.229)

    헉 낙법동영상 울아들 보여줘야겠네요
    한번은 아파트 담넘다가 발목찢어져
    흉터남았고
    또 한번은 학원갔는데 선생님께서 애가 다쳐서
    바로 귀가조치했다더라구요
    근데 왜 다쳤는지는 말안해줬다고 ㅋ
    집에와서보니 길가에 펜스넝다 중요부분을
    다쳐서 쌤께 말도못하고 기어서 집에왔어요 ㅠ

  • 20. .....
    '17.6.14 1:16 PM (112.149.xxx.183)

    친구가 아이들 참 사랑하는 교사인데 다 이쁘지만 힘들어도 생각보다 남자아이들이 참 귀엽다고 하대요..; 전 아들 키우는대도 잘은 모르겠는데 저런 모습이 귀엽긴 하겠네요..
    근데 여자 아이들은 어려부터 가정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부모나 타인 감정 살피고 처신하는 걸 너무 당연시 여기게 하거나 몸가짐 조심, 조신히 하라거나 이런 제약 속에서 저런 모습들이 나눠지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 21. 아 귀여워요 ㅋㅋ
    '17.6.14 1:16 PM (101.235.xxx.137)

    [제친구]님 중간고사 이야기 넘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투브 낙법 동영상도 넘 웃기고요 ㅋㅋㅋㅋㅋㅋ

    저도 딸하나 아들 하나인데 아들은 뭐 물어봐도 다 모른다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고 (어이구 속터집니다 ㅠㅠ) 딸은 확실히 아들보다 야무져서 좔좔좔 다 말해줘요 ㅎㅎㅎ

  • 22. ...
    '17.6.14 1:17 PM (114.70.xxx.215)

    아... 너무 좋다 이 글..

  • 23. ..
    '17.6.14 1:22 PM (118.221.xxx.32) - 삭제된댓글

    어른들이 그러셨어요
    남자들은 태생이 다르다고
    친정어머니가 딸 5명 기르기 보다
    아들 1명 기르기가 힘들었다고요
    그 아들도 완전 FM 이거든요

  • 24. 얘교
    '17.6.14 1:24 PM (112.160.xxx.72)

    중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데 남자아이들 거친면도
    있지만 오히려 여자애들보다 넉살좋고 귀여워요
    맛있는거 더 달라고 아부도? 잘하고 ㅎㅎ

  • 25. 동감
    '17.6.14 1:25 PM (116.34.xxx.84)

    저 사는 아파트동이 유치원부터 초등, 여중, 남중, 여고, 남고가 한 울타리에 있는 학교 교문 바로 앞이예요.
    수업 끝나는 시간이면 집 앞 길이 온통 학생으로 메워지는데
    팔이나 발에 깁스한 남자애들 두어명은 꼭 봐요 ㅋㅋㅋ
    몇 년간 여자학생 깁스 한건 두어번 봤으려나....
    남자애들은 대체 뭘 하고 놀길래
    지들 팔다리를 저리 부러뜨려먹나.....궁금하면서도 귀여워요 ㅋ

  • 26. ㅋㅋㅋ
    '17.6.14 1:31 PM (14.47.xxx.244)

    정형외과에서도 아들이랑 엄마랑 깁스하러 오면 조심하라 그랬지 하고 폭풍잔소리 하며 들어오고
    어쩌다 여자애가 깁스하러 오면 엄마가 안타까워 어쩔줄 몰라 하며 들어온데요~~
    ㅋㅋㅋㅋ

  • 27. 으흐흐흐
    '17.6.14 1:52 PM (115.21.xxx.179) - 삭제된댓글

    울동네에서 제일 장사 잘 되는 곳이 정형외과입니다. 가면 기본으로 아는애 두세명은 만나요 ㅠ. 요즘은 깁스가 참으로 간단하더만요. . 저희애는 여아인데 초1부터 그렇게 돌멩이를 주워와요. 심지어 수학여행을가서도 주워오네요. 이제는 그기다 그림까지 그리고 버리지도 못하게해요. 전용박스가있어요. 딸의 탈을 쓴 아들일까요? ㅠ

  • 28. 저도
    '17.6.14 2:41 PM (210.94.xxx.91)

    아들 둘인데
    다행히도 아직 깁스는 안했어요.
    4학년 넘으니까 한 해에 1명씩은 하던데...
    고등 졸업까지 무사히 갔으면...^^

  • 29. ㅋㅋ
    '17.6.14 2:42 PM (61.101.xxx.49)

    세상 얌전하기로 유명한 아들녀석도 중딩땐 1년에 한번씩 보험회사로부터 골절장학금 받았어요. ㅠㅠ

  • 30. ㅇㅇ
    '17.6.14 2:42 PM (114.206.xxx.155) - 삭제된댓글

    학원이나 과외수업하면 대체로 남자애들이 이뻐요. 우선...웃겨요^^ 아닌 애들도 있지만 단순하고 웃기고 반응도 좋고...

  • 31. ....
    '17.6.14 3:08 PM (115.137.xxx.27)

    원글 댓글에 나온 그런 고3 아들 지금 깁스하고 있네요ㅠ

  • 32. ..
    '17.6.14 3:09 PM (112.152.xxx.96)

    남자이이..그래요..진짜..ㅋㅋ집에오면 몰골이 ..땀벅벅에

  • 33. ...
    '17.6.14 3:18 PM (14.47.xxx.162)

    계단도 걸어 내려 오지 않죠.
    몇계단씩 뛰어 내리다 기브스하고 학교갈때 말끔해서 갔는데 하교해서
    들어올때는 때꼬장물이 줄줄 흘리며 좋다고 웃고 들어 와요.
    농구하다 발목이나 손목 기브스는 놀랍지도 않아요. 하도 많이 해서요.

  • 34. 건강
    '17.6.14 4:46 PM (222.98.xxx.28)

    아마..높은곳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본능도 포함일거예요

    예전 탁자위 오래된 TV에서 뛰어내리기
    세번째 계단에서 뛰어내리기

  • 35. 삼부자
    '17.6.14 9:56 PM (180.66.xxx.19)

    큰애는 기브스 안해본 부위가 없었고
    작은애는 자전거타다 일부러 내리막에 방지턱위로달려
    날아간적이 한번.

    남편은 퇴근길 동네에 버려진 싱싱이 타고 오다가
    언덕길에서 굴러 손 얼굴 갈리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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