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십 년 넘게....태어났을 때부터 키우던 푸들을 결혼하면서 친정에 두고 (사실 두고가 아니고 원래 거기가 그 강쥐 집이었던 거죠) 갔어요.
만 나이가 열 살이 넘은 강쥐. 그간 온갖 사랑을 다 받게 하고 귀티나게 키웠던 강쥐였는데,
친정 엄마가 늙어서 죽을 때만 기다려야 하는 강쥐라며 아파서 죽어가는 건 도저히 못 보겠다고 어디 보낸다고 합디다.
친구랑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서 그 강쥐 어릴 때부터 저도 봤던 터라 너무 기막혔지만 보낼 데가 없음 버릴 거 같아서
백방으로 입양처를 찾아봤습니다.
마음씨 고운 선배 언니 부부(엄밀히 말하면 언니 남편)이 기구한 그 강아지를 보듬어주겠다고 하여 그 집으로 보냈습니다.
선배 남편과 선배 아들이 너무 너무 예뻐하며 사랑해 주어 그 집에서 여생을 다 마칠 걸 믿어 의심치 않고
다행이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상한 사람들을 많이 아는 건지 이런 경우가 또 생기네요.
아는 동생이 결혼을 했고 키우던 슈나우저를 친정에 두고 갔습니다.
밑에 여동생이 또 있었고 그 여동생이 돌보기로 한 거였는데, 여동생이 결혼을 한답니다.
친정 엄마가 다 결혼해 떠나면 그 슈나우저를 당신이 못 보살핀다고 동사무소에 갖다 준답니다.
그럼 안락사 당한다고 말해주면 정신이 번쩍 들어 안 된다고 할 줄 알았는데,
안다고 합니다.
안락사 당하는 줄 알면서 거기 보내느니 본인들이 입양처를 찾든지 해야 한다고 하니,
이 나이 먹은 개를 누가 데려가겠냐고 하네요.
어머니 동생네 개도 열 살 넘어서 데려간다는 사람이 없어서 돈 30만원 쥐어주고 데려가라고 하고 보냈다고.
... 이 기구한 아이의 입양처를 또 제가 수소문해 보아야 하는 상황인 거죠.
보낼 데야 찾으면 찾아질 수 있겠지만,
그 아이는 태어나 아홉살 될 때까지 그 집 식구들과 가족인 줄 알고 살았을 텐데,
얼마나 황망하고 슬플지 ...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저리네요.
사람들 어쩜 이렇게 모질고 독한가요?
차라리 동물 가족을 받아들이질 말고 지들끼리 잘 살 것이지,
왜 정붙여놓고 이런 고문을 한답니까.
너무 속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