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팀 남자직원이 인상이 항상 웃는 상이고 이미지가 좋아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편인데
특히 우리 직장의 '특정직급' 여직원들이 좋아서 아주 넘어가요.
어느날 이 남자직원하고 나하고 둘이 밥먹으러 가는데
옆의 부서 '특정직급' 여직원이 나보고 '깔쌈한' 남자하고 밥먹는다고 부럽다며 난리..
(물론 농담이긴 하겠지만 이뭐병스럽게 느껴짐)
우리팀에 이 남자직원과 '특정직급' 여직원한명과 저 이렇게 세명인데
이 여직원 또 이 남자직원한테 어찌나 대놓고 살뜰한데다
미혼인 나하고는 할 수 없는 얘기라는 듯이 나를 힐끗힐끗 보며
남자직원하고 호호깔깔거리며 육아얘기하고 나면 좋아죽고
이 남자직원하고 얘기많이 하는 날엔 기분이 날아가는 듯 하고
남자직원이 응대를 잘 안해주면 기분이 뚱해있음
이'특정직급' 중에서도 이 여직원은 사람 기함하게 만들 정도로 수준이 좀 ...그렇기는 합니다
그런데 특정직급이고 여직원이고 다 떠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똑똑하다느니 하며 칭찬일색인 이 남자직원이 사실 제눈에는
별로 똑똑하지 않고 순전히 이미지발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거에요.
얘기하는거 들으면 고리타분한데
여직원은 이 남자직원 말이 진리하는 듯이 모든 걸 다 이직원한테 물어본답니다
예를 들어, 미국 대선전 트럼프 관련 뉴스에 난 웃기는 얘기를 내가 먼저 꺼냈는데
미국대선 전반에 대한 질문을 이 여직원이 남자직원한테 합니다
그럼 이 남자직원은 자기가 무슨 전문가인양 떠들어 댑니다
둘다 참 어이가 없고
이 여직원이 하도 떠받들어서 그런지 아님 원래 그런 사람이었던건지
이 남자직원은 자기가 무슨 엘리트인양 모든 걸 다 알고 있는양
무슨 화제가 나와도 자기가 전문가인양 합니다.
다른 사람이 더 잘 알수도 있다는 생각을 안하는 듯 합니다.
옛날에 가수 이승환 집에 종이신문을 종류대로 다 받아봐서
그걸 매일보다보니 만물박사였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이 남자직원은 종이신문도 안 받아 본다면서 만물박사 인양 하네요
솔직히 이젠 꼴보기 싫을 정도가 됐어요
웃는 얼굴이나 목소리도 역겨울 정도로요
근데 저만 그래요.
다른 직원들- 이 '특정직급' 여직원의 영향으로 최근에는 직속상사까지 - 은
다 이직원 되게 능력있고 머리좋고 뭐 그렇게 생각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 '전쟁과 평화'를 읽으면서, 남자주인공중의 한명인 베주호프가
자신의 머리나쁜 아내 엘렌이 사교계에선 최고의 지혜와 지성을 겸비한 미인으로 통하고
엘렌의 살롱에는 항상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이 모이는 걸 보고
의아해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꼭 제 심정이 그런 심정...ㅎㅎ
제가 너무 꼬아서 보는 걸까요?
여직원이나 남자직원이나 어차피 평생 볼 사람도 아니고 그러려니 하고 넘겨야 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