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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엄마가 되니, 부모님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네요. 그냥 내 가족을 우선으로 하는게 맞는거죠?

이해하기 힘들어 조회수 : 746
작성일 : 2017-06-09 14:58:55

곧 아기가 태어나고, 전 엄마가 되요.

그동안 부모님 밑에서 지냈을 때는 몰랐었는데, 내 아기가 태어날 때가 되니 우리 엄마아빠의 삶과 자식들에게 했던 태도들을 되돌아 보게 되네요.

전 평범한 가정의 큰 딸이고 아래로 동생이 둘이 있어요. 부모님 모두 헌신적으로 자식들 기르셨고, 지금은 저랑 동생들 모두 대학 공부 하고, 좋은 직장 들어가고, 결혼해서 잘 살고 있어요. 


지금 결혼생활은 아주 만족스러워요. 착하고 가정적인 남편, 저도 안정적인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고, 시댁과 사이도 좋고요.결혼 3년이지만 대출 없이 집도 있고, 그냥 저랑 남편 둘만 잘 살면 되고요. 시댁도 여유로워서 노후 걱정없고, 나중에 유산도 물려받을거고요.


저희 부모님은 어릴때 기억이 많이 싸우셨어요. 다른 부모님도 그렇게 싸우는줄 알았는데... 저는 남편과 지내보니 싸울일이 없어요. 3년동안 싸운 횟수가 손에 꼽고, 그 마저도 그냥 둘이 투닥거리다 하루정도 말 안하고 화해하는 정도...

근데 어릴적 기억은, 엄마 아빠가 큰 소리 내면서 싸우는 모습이 생각이 나고, 서로 언성 높이면서 큰 소리내고 이혼하자 갈라서자 이런말을 들을때면 차라리 이혼했으면 하는 생각을 했어요.(이 말은 주로 아빠 입에서 나왔어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중학생때 엄마가 버스에서 내리시다가 자전거에 치이셨는데 병원에 실려가셨어요. 머리를 부짖혀서 병원에서 검사를 하는데, 그 당시 아빠 엄마가 싸워서 일주일째 냉전중이라, 병원에서 연락을 했는데도 아빠가 병원에 안왔어요. 그래서 할수없이 외삼촌이 엄마 검사 받게 하고 집으로 데려왔던 기억이 있어요. 집에 와서도 엄마는 제 방에 누워서 일주일 간을 제가 병간호 했던거 같아요.

당시는 너무 어려서 그 상황이 어떤지 잘 몰랐고 아빠가 나쁘다고만 생각했는데, 결혼하고 나니.. 정말 아빠가 싫어지더라고요. 이해가 안가요... 아무리 싸웠어도 배우자가 다쳐서 병원에 있으면 이성보단 감정적으로 먼저 걱정되고 달려가야 하는거잖아요...

이 일 말고도 자잘하게 이런 일들이 많았는데... 부부라고 다 저렇게 싸우진 않는다는걸 결혼하고 나서 알았어요. 물론 항상 안좋은건 아니었고 싸우지 않으실땐 또 하하호호 잘 지냈고요. 아빠가 기본적으로 가정밖에 모르고 자식들에게 헌신적이긴 했으나 엄마하곤 안맞았던거죠.

아빠가 imf 때 명예퇴직을 하셨고, 자영업 보단 규모가 큰 사업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사업을 하셨거든요. 꽤 잘 되고 돈을 벌긴 했지만 잘 안될때 고정비가 워낙 크다보니 손해도 보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큰 돈을 모으진 못했어요. 집안 경제가 어려우면 항상 티를 내셨고 싸우셔서 자식들이 다 알게 하고, 저는 장녀고 스스로 눈치를 보다보니 항상 아르바이트로 과외를 했었어요. 스스로 학비를 벌어야 겠단 생각을 했던거 같고요. 뭐 그래도 어학연수도 보내주고 부족함 없이 키워주긴 했지만... 이해가 안가는 점이..  제가 아르바이트 한 돈을 왜 그랬나모르겠는데 부모님한테 다 드리고, 저는 용돈.. 그것도 한달치도 아니고.. 일주일에 얼마씩... 그때그때 필요할때마다 돈을 탔던거 같아요.

제 딸이 아직 아기이지만.. 저같으면 제 자식이 번돈 그냥 쓰라고 할거 같은데... 왜 돈을 다 가져가고 찔끔찔끔 줬는지 이해가 안가요. 취업하고도 몇년은 월급 관리를 하셨고요. 물론 쓰고싶은 만큼 카드 쓰고 금액 상관없이 카드금액을 내주시긴 했어요.

명목은 재테크를위해서였어요. 당시 투자를 하면서 대출을 받은게 있어서 이자 나가는 부분이 커서 제 월급과 동생 월급과 생활비 뭐 이런거에 쓴거 같긴 한데, 따지고 보면 월급에서 제가 용돈 쓰고 나면 큰돈이 남는것도 아니었거든요. 저는 직접 돈 관리 안하니 아껴쓰겠따 이런 생각도 안들어서 되는대로 카드 긁었고요. 결코 교육에 좋은건 아니죠.

결국 재테크도 뭐 딱히 성공한것도 아니예요.  그동안 일하며 받았던 월급 드린거, 결국 결혼할때 많이 받긴 했지만 처음부터 내가 월급 관리한다고 주장할걸 후회도 많이 했어요.

그 후에 아빠는 업종을 변경하셨고, 수입은 그 전보다 적지만 리스크가 적어서 안정적인 업종이었어요. 그런데 아빠는 몇년 후 고집으로 다른 사람에게 넘기셨어요. 유난히 걱정을 사서 하는 타입이라, 건물에서 화재 날까봐.. 뭐 그런 생기지 않은 사고로 넘겼는데... 지나가다보니 아직도 운영을 하고 있더라고요.  이해가 안가요. 50대면 뭐라도 할수 있는 나이였는데... 자식들이 다 대학졸업 후 직장생활하고 돈을 벌어와서 그런지 절박함이 없어서 정리를 한게 아닌가 싶네요.

자식들이 결혼을 하고는 각자 가정을 꾸리게 되니 그때서야 관공서나 시청 일자리 창출로 하는 단기 근로를 하셨고요. 그 전에 자식들이 다 돈벌이를 하니.. 딱히 절박함이 없으셨던가 싶어요.   ㅜㅜ


친정집은 대출 빼면 총 자산을 7억정도 되실거 같고요. 재테크 명목으로 자식들 돈으로 운영하셨지만 그것치곤 크게 재테크 잘한거 같진 않고요.   지금 두분 어떻게 사시는지는 저도 자세히 물어보진 않는데, 두분이 국민 연금 받아서 100 정도 수입이 있고, 엄마한테서 80 정도 수입이 있어서 대략 180정도 고정수입이 있어요. 엄마 수입 80은 내후년 되면 없어질거 같고요. 가지고 있는 대출 정리를 하면 월세 수입 100을 쓰실수 있는데 현재는 대출금과 대출원금 갚는데 쓰고 있고요. 사실 두분 쓰시는데 180으로 쓰긴 부족함이 있을거 같긴 하거든요.

저도 그렇고 동생도 그렇고 힘들게 살진 않아서 부모님 용돈 드리는건 어렵진 않은데.. 전처럼 의존하게 될까봐.. 망설여져요. 아빠는 나중에 주택연금 신청할거다 라고 하시고, 지금은 너희 둘만 잘 살아라... 부담을 주진 않으세요. 

그래도 엄마 수입이 없어지면 100가지고 사셔야 하는데 생활비를 보태드리는게 맞을까요?

그래도 예전의 기억으로 젊은 나이라면 젊은 50대부터 자식들이 갖다주는 월급으로 물론 사치는 안하셨고 헌신적으로 자식들에게 해주시긴 했지만.. 그리고 결혼할때 부족함 없이 다 해주셨지만...


제가 부모가 되고 보니 그냥 다 이해하기가 힘드네요...









  

IP : 221.150.xxx.22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7.6.9 7:31 PM (211.219.xxx.39)

    너무 모진마음을 보여주는거 같네요.
    내가 자식 낳아보니 내 부모 나한테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학대를 한 부모님도 아니고..

    그분들도 지금은 노인이지만 님이 기억하는 시간에는 피끓는 중년이었을겁니다.
    다행히 님은 행복하게 살고 있다지만 여기 하루면 이혼할까요하는 사연 무지 올라옵니다.
    님의 부모님도 미숙한 초보 부모 였을것이고 안맞는 사람들끼리 살아 내느라 용을 쓰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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