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공약에 연연하지 마라
2017.06.01
제가 문재인 까기만 하니까 왜 까기만 하냐고 애교 섞인 항의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 오늘은 먼저 문재인이 잘 한 거 하나 칭찬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문재인이 잘 하면 칭찬하고 지지해 줄 준비는 항상 되어 있습니다. 문재인이 제가 생각하는 방향과 항상 엇나가기 때문에 문재인을 깔 뿐입니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문재인이 잘 한 거라고 칭찬하려는 것이 있었는데 지금 뉴스를 보니 아니라고 다시 원위치했네요. 그래서 저는 다시 문재인 까기만으로 돌아갑니다. ^^
1.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하겠다고?
오늘 조간 신문에는 문재인 정부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계획을 재고해서 계획대로 건설하겠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모처럼 문재인을 칭찬하려 했는데....
http://news.joins.com/article/21627477
지금 막 뜬 뉴스에서는 국정기획자문위가 조간의 기사는 오보라면서 계획대로 원전 5,6호기 건설을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말을 했습니다.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E31&newsid=02502646615957456&D...
저는 신재생환경에너지로 발전할 수 있는 전력량은 한계가 있으며, 친환경에너지는 공급의 불안정성 때문에 전체 발전량의 비중을 적정 이상으로 하면 안 된다고 누누이 말해 왔습니다 그리고 원전 대신에 LNG 발전으로 대체한다면 전력단가 상승을 우리 기업이나 가정이 감내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구요.
환경단체들은 원전 사고에 대한 불안을 강조하지만 원전이 어떤 연료원보다 친환경적이라는 것은 간과합니다. 원전은 미세먼지 제로,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입니다. 미세 먼지,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에 원전보다 좋은 것이 없습니다. 아무리 LNG가 청정연료라 하더라도 미세먼지, 환경물질, 이산화 탄소 배출은 불가피합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원전 건설, 운영, 폐기에 축적된 경험과 기술이 있어 국제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원전은 어느 분야보다 좋은 조건이고, 원전은 연관된 산업도 많아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우리나라에서 원전을 포기하고 다른 에너지원으로 경제를 끌고 가겠다는 것은 바보짓입니다. 수출로 먹고 살고, 수출의 대부분이 에너지 소비가 많은 중화학 공업 분야로 비싼 LNG와 태양광 같은 친환경에너지로 발전을 하였다가는 기업과 국민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국가경쟁력도 급속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원전의 안전과 관련한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고 안전 기준도 강화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원전 사고 위험도 감소합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난 일본도 원전을 가동하고, 북유럽 국가들도 원전을 돌리고 있고, 미국, 러시아도 원전을 포기하고 있지 않습니다. 산유국인 사우디, UAE도 원전을 짓고, 영국은 지금 원전 건설, 운영사를 입찰로 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전력의 70% 이상을 원전으로 생산합니다. 독일, 이태리, 최근엔 스위스가 원전을 포기한다고 했지만 이들 나라들은 전력이 부족하면 인근 나라에서 전력을 구매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유가가 바닥에 떨어져 있고, 따라서 LNG 가격도 최저이니까 그나마 버틸 수 있을지 모르나 2~3년전 같이 유가가 배럴당 $100불 이상이 되면 그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시렵니까?
LNG도 한정된 화석연료일 뿐으로 가채연수가 60년이 되지 않습니다. 원유와 천연가스가 고갈되면 그 때에는 무엇으로 발전을 할 것인가요?
이런 상황인데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우리는 원전을 포기하겠다구요?
2. 4대강 보를 헐겠다고?
문재인은 대선 공약으로 4대강 보를 철거하겠다고 했고, 취임하자 녹조를 해결한답시고 4대강 보의 문을 열 것을 지시했습니다.
4대강 사업이 반환경적이고 인류의 적이라도 되는 듯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명박이 한반도대운하(경부운하)를 추진할 때 잠을 설쳐가며 추진단 사람들과 인터넷에서 싸웠습니다. 환경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 것은 명확하니 국민의 혈세를 쓰면 안 되며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에는 그 운하 시설물들이 흉물로 변해 처치 곤란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쨌든 이명박은 한반도대운하는 포기하고 4대강 사업으로 변경했지요.
하지만 운하 가능성이 있다며 굴포천 방수로를 2.6조나 들여 경인운하(지금은 아라뱃길)로 건설했습니다. 이 경인운하(아라뱃길)는 건설 된 지 5년이 다 되었지만 물류 기능을 전혀 못해 당초 추진시의 예상 물동량의 4%만 소화하고 있습니다. 완전히 망한 사업입니다. 당시 제가 이 경인운하 역시 전혀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다고 반대 글을 올렸지만 소용이 없더군요.
지금도 생각하면 어이가 없습니다. 어떻게 전문가들과 교수들 수 백 명이 현실은 전혀 도외시한 탁상에서의 숫자놀음으로 경제성이 나온다고 그런 추진안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시 경인운하의 경제성이 있다고 주장했던 사람들, 추진에 참여한 사람들을 모두 불러내 문책해야 합니다.
잠시 이야기가 새었군요. 본론으로 돌아가서,
제가 한반도대운하(경부운하)를 적극 반대했지만, 문재인이 4대강 보를 헐겠다고 하는 것도 절대 반대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미 4대강 사업에 22조를 들여 보를 완성했고, 이 보들은 가뭄과 홍수 피해를 줄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22조는 이미 투입된 매몰비용입니다. 따라서 현재 보들과 주변 시설들로 인해 얻는 실익(가뭄, 홍수 피해, 경관 등)은 투자가 없는 공짜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말을 오해하지 마십시오. 만약 22조를 들여 보를 만들어 가뭄과 홍수 피해를 줄이자고 한다면 이건 투자 대비 실익을 꼼꼼히 살펴 추진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하겠지만, 지금의 논쟁은 이미 건설되어 운영되고 있는 4대강 보들을 철거하고 원상 복구할 것이냐와 그대로 유지하고 가뭄과 홍수 예방에 이용할 것이냐를 두고 상대 비교하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관점에서는 22조는 매몰비용으로 인식하고 둘을 비교해야 합니다.
현행의 보들을 철거하는데도 상당한 비용이 들고 환경문제를 유발합니다. 그런 비용을 들여 철거하고 난 뒤에 과연 지금과 같이 홍수와 가뭄을 예방할 수 있나요? 홍수와 가뭄 예방의 이익을 포기하고 보를 철거하고 난 뒤 얻는 실익이 무엇입니까? 녹조 해결 이외에 다른 큰 실익이 있습니까? 생태계 복원이 있다구요? 이미 4대강 보들로 환경이 변한 상태에서 그에 걸맞는 생태계가 형성되었고, 어떤 경우에는 풍부한 물로 인해 생물자원이 더 풍부해졌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또 보를 철거한다고 녹조 문제가 해결될까요? 저는 힘들다고 봅니다. 녹조는 물 속에 질소와 인 등의 유기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을 경우, 즉, 부영양화가 심할 경우에 발생합니다. 가뭄으로 물의 공급이 적고 물의 흐름이 정체되어 있으며 기온이 25도 이상 햇빛이 강한 조건들이 녹조를 유발하는 환경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질소와 인의 함유가 높지 않으면 발생하지 않습니다. 즉, 보를 철거한다고 해도 4대 강에 질소와 인의 유입이 많으면 녹조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죠. 실제 4대 강 보가 건설되기 전에도 4대 강에서의 녹조 발생은 있었습니다.
보 보다도 더 많은 물을 가두고 정체시키는 댐들에서, 특히 질소와 인 등 오염물질의 유입을 철저히 감시하는 팔당 댐 등의 수원지 경우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보면 보나 댐이 녹조의 절대 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년 전에 한강에 녹조라떼가 나타났을 때 박원순이 거짓말을 하다가 망신 당한 적이 있죠. 녹조의 원인이 신곡수중보라며 다시 잠실수중보와 신곡수중보 철거하라고 환경단체들이 떠들어 댔죠. 그런데 실제 녹조 원인은 신곡수중보가 아니었습니다. 신곡수중보 위(상류)에 위치한 서울시 하수처리장에서 환경 기준치 이상의 질소와 인이 포함된 하수를 내보냄으로써 이 부근이 부영양화되고 이 지역에서 녹조류가 급증하고 상류쪽으로 녹조가 확산된 것이 한강 녹조라떼 사태입니다.
녹조의 원인이 서울시 하수처리장의 똥물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와 박원순은 마치 수중보가 주범인 것처럼 호도해 간 것이었죠. 서울시와 박원순이 책임져야 할 일을 엉뚱하게 말도 못하는 신곡수중보에 덮어씌운 것이며, 이 수중보를 만든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한 꼴이 된 것입니다.
상기에서 살펴보았듯이 4대 강의 보들을 철거한다고 녹조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뭄과 홍수 조절 능력만 파괴하고 농업용수, 공업용수 부족만 야기할 뿐입니다. 그렇다고 보를 철거하면 경관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생태계에 딱히 도움이 된다고 장담할 수도 없습니다. 기껏 돈을 들여 철거해서 얻을 실익보다 잃을 손실이 훨씬 큰 일을 왜 하려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박원순이 서울시장이 되자 잠실수중보와 신곡수중보를 철거하겠다고 나섰지만 박원순과 서울시는 아직까지도 두 보를 철거하지도, 철거하겠다는 계획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박원순도 보를 철거했을 때 얻을 득보다 잃을 실이 훨씬 크다는 것을 이제 안 것이겠죠.
문재인은 공약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국가의 장래를 위해 비현실적이고 타당하지 않은 공약들은 과감히 포기하거나 개선하길 바랍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저는 문재인이 공약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대신 오히려 지지해 줄 용의가 있습니다.
수능 절대 평가, 국정 역사 교과서 폐기, 위안부 합의 파기, 최저임금 2020년까지 1만원, 북핵 폐기 없이 개성공단 재개, 공무원 17만 신규 채용, 청와대 경호실 폐지하고 경찰에 경호 업무 이관, 광화문 정부청사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 말만 좋지 실제로는 서민들 삶을 더 피폐하게 하고 국가경제를 좀 먹고 국가안보에 위해가 되는 공약들은 빨리 폐기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