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4기 국내 반입 - 충격적이라고? 국민들이 더 충격 받았다
어제 저녁 뉴스를 보다 화들짝 놀랐습니다.
문재인이 국방부가 사드 발사대 4기를 국내에 반입하고도 청와대(문재인)에 보고도 하지 않았다며, 이에 충격을 받았고 격노했다고 합니다. 이건 국기문란이라며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했다네요.
저는 이 뉴스를 듣자마자 어리둥절했습니다. 범부인 나도 아는 사드 국내 반입 사실을 대통령인 문재인이 모르고 있었다니 이게 무슨 영문인지 잠시 혼란에 빠졌습니다.
처음엔 저는 국방부가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실전 배치하고도 새 정부에 보고도 하지 않은 줄 알았습니다. 만약 국방부가 4기 모두 배치하고도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았다면 그건 국방부의 잘못이며 문재인이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발사대 6기 중에 2기는 배치가 완료되었고 4기는 현재 미군 부대에 보관 중입니다.
우리나라에 사드 1포대가 배치되고 발사대 6기가 국내에 반입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로 조금만 관심이 있는 국민들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인데 정작 대통령은 그걸 몰랐다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시츄에이션이지요?
대선이 있기 전 4/26의 방송과 신문 기사를 보면 발사대 2기가 성주에 배치되고, 4기는 국내에 반입되어 모 미군기지에 보관중임이 나옵니다. 국방부도 이 때에 이에 대해 브리핑을 했구요.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4/26/0200000000AKR2017042601085105...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70427000365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26/2017042603757.html
사실이 이럴진대 문재인은 대통령이면서 이런 사실도 몰랐다니 이게 대통령이 할 소리인가요? 사드 1포대는 발사대 6기가 기본이라는 것은 국민적 상식에 가까운데 2기 배치되었으니 4기가 추가 배치될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래서 4기가 국내 반입되는 것도 당연한 것 아닌가요?
문재인과 문재인 참모들은 사드에 대한 기본 이해도 없고 사드에 대한 정보도 국민들보다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주고도 오히려 국방부를 탓하고 있습니다.
발사대 4기가 국내에 이미 반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문재인이 충격 받을 일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들이 충격 받을 일이죠. 이 정도로 국방에 무관심하고 정보에 어두운 대통령에게 국가의 운명을 맡겨야 되는지 걱정됩니다.
문재인은 특사로 홍석현을 왜 미국에 보냈고, 트럼프나 백안관 안보,외교 담당자들과 무슨 이야기를 했나요? 홍석현이 미국에 가서 주로 한 이야기가 사드 문제 아니었던가요? 문재인과 홍석현은 사드 발사대 6기가 국내에 반입된 것도 모르고 미국에 가서 트럼프나 백악관 담당자들과 이에 대해 논의했습니까? 사드 6기가 국내에 반입된 것도 모르는 사람을 보내 사드 문제 논의하자고 하는 한국 대통령을 트럼프나 백악관은 어떻게 보았을까요? 진짜 그걸 모르고 홍석현이 갔다면 이것이야말로 충격이고 무능력한 정권에 나라를 맡길 수 없으니 탄핵해야 하지 않을까요?
국방부 입장에서는 이미 국방부가 사드 발사대가 반입되었을 때 청와대 국가안보실(당시는 황교안 대행 체제)에 보고했고, 4/26일 국방부 대변인이 언론에 브리핑도 했으며, 전 언론들이 발사대 6기가 국내에 반입되었다는 것을 기사화 한 마당이니 철 지난 일을 다시 새 정부에 보고할 필요성을 못 느꼈을 것입니다. (국방부는 5/26, 국가안보실에 사드 발사대 국내 반입을 보고했다고 하고 국가안보실은 보고받은 바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문재인은 발사대 4기 국내 반입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전 정부의 안보 라인을 조사해서 문책하겠다고 나서는 모양인데 웃기지도 않습니다. 철 지난 일이고 국민들 대부분도 다 아는 사실을 두고 저런 엄청난 일을 벌이겠다니 할 말 없습니다. 박근혜 정권에서 일 하던 김관진이나 한민구 국방장관은 빨리 그만 두고 싶다고 누차 피력했지만 문재인이 후임을 임명하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문재인은 자기가 쓰고 싶은 사람을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하고 안보 라인을 구축하면 될 일이지 저런 호들갑을 왜 떠는지 모르겠습니다.
설사 국방부가 발사대 4기의 국내 반입을 새 정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런 문제를 공개적으로 까발리며 문제 삼는 어리석은 짓을 하는 것을 보면 어이가 없습니다. 사드 문제는 한미간 비공개로 하기로 합의된 것이라는 것을 감안해야 하며, 국방에 관련한 문제를 함부로 공개하는 것이 좋은지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국민들의 알 권리도 좋지만 국가 안보와 관련한 이런 문제를 일일이 공개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요?
미국과 자칫 외교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데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왜 저런 멍청한 짓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듭니다.
* 아래는 이 사건을 보도한 기사의 일부입니다.
이에 이상철 안보1차장이 보고에 참석했던 관계자 1명을 보고가 한참 끝난 뒤 자신의 사무실로 따로 불러 세부적 내용을 하나하나 확인하던 중 사드 4기의 추가 배치 사실을 최초로 인지하게 됐습니다.
이 1차장은 27일 이 같은 사실을 정의용 안보실장에게 보고했고 정 실장은 28일 한민구 국방장관과 오찬을 함께 하며 “사드 4기가 추가 배치 됐다는데요”라고 물었으나 한 장관은 “그런 게 있었습니까?”라고 반문했습니다.
정 실장은 29일 문재인 대통령께 보고를 했고 문 대통령은 30일 한민구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드 발사기 4기 추가 반입 사실을 최종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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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를 보면 이상철 안보1차장이 국방부 관계자에게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드 발사대 4기의 반입을 배치로 오해했거나 국방부 관계자가 반입을 배치로 표현했던 것으로 보이네요.
이상철의 보고를 받은 정의용 안보실장은 4기 배치는 그 동안 언론에 보도된 바도 없어 처음 듣는 이야기이니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이에 대해 확인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한민구는 4기가 배치되지 않았으니 당연히 "그런 게 있습니까"라고 반문하게 된 것이구요.
정의용이 어떻게 문재인에게 보고했는지 모르지만, 문재인이 한민구에게 4기 국내 반입에 대해 묻자, 한민구는 4기 국내 반입은 사실이니 당연히 "그렇다"고 답했지요.
한민구의 답을 들은 문재인은 지가 잘못 알았으면서도 충격 받고 격분한 거죠.
이 사태에서 누가 잘못했나요?
반입과 배치의 차이도 모르는 청와대와 문재인인가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한 한민구와 국방부인가요? 4기가 국내에 반입된 사실은 어지간한 국민들도 다 아는데 사드 반대하고 사드 때문에 미국과 중국에 특사까지 보낸 대통령 문재인이 이 사실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나요? 만약 이게 사실이면 문재인은 스스로 대통령에서 내려 와야 하겠죠.
반입과 배치를 혼동하면서 생긴 일종의 해프닝인데, 이를 마치 국방부가 큰 잘못을 한 것처럼 몰아가 도하 신문 1면을 장식하고, 정규 뉴스 메인으로 나오고, 온종일 종편에서 떠들게 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요? 과연 문재인과 이번 사건을 일으킨 청와대 관계자(이상철, 정의용)는 사건의 전말을 국민들에게 해명하고 사과를 할까요? 사과는 커녕 국방부 책임으로 덮어씌운다에 저는 100원 걸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