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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혼자말하고 있는데 대답.

그런가요 조회수 : 1,460
작성일 : 2017-05-31 01:24:19

혹시 저처럼 이런 경험 있으신분 계세요?

 

추석이 얼마남지 않던 가을날,

오전 열시를 갓 넘긴 부엌한켠에서 접시를 정리하고 행주를 빨아 걸쳐놓으면서

예전일을 생각하다가 혼자 말을 했어요.

"사람이 그러면 안되는거지."

 

그랬더니, 제 귓가로 차가우면서도 다정한 목소리의 가느다란 여자 목소리로

"그래, 맞아."

훅!하고 분명히 들렸어요.

움찔 놀라서 등뒤에 누군지 뒤를 돌아보니 제 뒤엔 아무도 없고 부엌창문을 통해 들어온 가을 햇볕이

식탁이 놓인 벽에 잔잔히 흔들리고 있을뿐.

입을 벌리고 그자리에 서있으니까 거실 ,소파에 앉아 있던 6학년 딸이 왜 그러냐고 물어서

혹시 내 뒤에 와서 말하고갔냐니깐 그런적없다고 해서 더 소름끼쳤어요.

그후로도 가끔 생각나요.

차갑고 다정한 목소리.

혼잣말 잘 안하는데 , 그 날 한산모시결처럼 햇빛도 바람도 좋던 그 날부터 제게 답변해주던 그 목소리는

누구였을까, 한편으론 무서우면서도 아무일없이 지나갔네요.

IP : 121.184.xxx.16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글 느낌 좋네요.
    '17.5.31 1:28 AM (110.70.xxx.52)

    짧은 단편 읽은느낌.

  • 2. 오고있는EMS
    '17.5.31 2:16 AM (180.46.xxx.130)

    오~짧지만 강렬하네요

  • 3. 좋음
    '17.5.31 2:22 AM (199.207.xxx.96)

    글 잘 쓰네요 짧은 단편 2222222222

  • 4. 약간
    '17.5.31 2:55 AM (61.76.xxx.17)

    무섭긴 한데 나른한 오후의 볕이 환한 주방같은 따스한 느낌도 드네요.
    수호신이었을까요?

  • 5. 정말
    '17.5.31 4:26 AM (184.181.xxx.133)

    묘사를 잘 하시네요~
    근데 가____끔 저도 나한테만 들리고 그러는대
    이게 진짜로 들린게 아니라
    머리속의 생각이 들린거 아닐까요..

  • 6. 환청
    '17.5.31 8:48 AM (223.62.xxx.209)

    이 아닐까요?

  • 7. 저도
    '17.5.31 9:43 AM (175.120.xxx.181) - 삭제된댓글

    그런적 있어요
    저는 다소 굵고 우아한 중년 정도의 여자 목소리였는데
    안방 바닥에 앉아 뭔가 하다가 생각을 하던 중이었어요
    근데 갑자기 ""너는 자궁암으로 죽는다" 그러네요
    깜짝 놀랐겠죠? 한동안 힘들었는데 이젠 그러려니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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