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남편이 회 먹고 싶다고 해서 나가서 사오라고 했어요.
전 거실 소파에 앉아서 빨래를 개던 중이라 안 가고,
아이와 남편이 나가서 사오기로 했는데
안방에서 아이의 놀란 목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아빠! 왜 엄마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요?"
저 빨래 개다가 데구르르 구르며 웃었어요.
맞벌이인터라 아마 아이는 아빠 돈과 엄마 돈은 각각이라고 생각했나봐요.
그 후에도 아이가 남편을 쪼르르 따라가며 신발신는 남편에게
"아빠! 그러면 안돼요!"하면서 설득하더라고요.
저는 남편이 회를 사러가며 아이에게 상황을 설명해줄거라고 생각했는데
안 그랬나봐요.
집에 돌아온 아이가 저에게 오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 풀죽은 목소리로
"아빠가 엄마 지갑에서 카드 훔쳐서 회 샀어요."라고 얘기해줘서
결국 저 쓰러져서 웃었어요.
눈물 닦으며 우리집 카드 사용에 대해서 설명 좀 간략히 해줬고요.
아직
'아껴써라, 이면지 써라, 색종이 묶음은 한번에 꺼내지 말고 나눠서 써라" 정도만 말해줬는데
이번 주말에 우리 집 경제 구조에 대해서 이야기 좀 해주고
용돈기입장 쓰는 걸 알려줘야겠어요.